<있을 때 잘해!>의 뻔하지 않은 인기

김소연200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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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때 잘해!>의 뻔하지 않은 인기


아침 드라마 가 잘하고 있다. 지난주 9일(수) 방송분에서 시청률 12.9%(TNS미디어코리아, 전국)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 및 방송 3사 아침 드라마 중에서도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예고했다. 그리고 21일 14.4%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한번 경신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는 여느 드라마가 그렇듯, 남편의 불륜, 이혼, 시댁의 횡포, 어리숙한 아내의 성공기 등 뻔한 요소들을 담고 있다. 우리네 일상의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다르지 않듯 드라마에서 다루는 내용도 별반 특별할 게 없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관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풀어 제공하느냐의 차이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도 대접에 담기면 ‘코오피’가 되듯이.

 

 

씨 뿌리고 거두기

좋은 대본과 시나리오는 씨 뿌리기와 거두기가 잘 돼 있다. 그런 점에서 는 똑똑하다. 촘촘히 씨를 잘 뿌리고 있고, 하나씩 거두는 중이다. 성급한 순애(하희라 분)의 이혼과 그 후 그녀가 겪는 어이없고 불합리한 상황들은 시누이 정화(이민정)가 겪는 사건을 통해 반추되며 상식이란 것이 무엇인지 보여줄 듯하다. “나도 이혼하기 전까진 여자가 챙겨야 될 권리, 법적인 거, 부당한 거 그런 거 몰랐다구,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근데 피해 안보고 살려면 알아야 해요”라는 순애가 정화에게 하는 말이나, 동규와 재혼한 영조(지수원)가 동규의 이혼 및 양육권 문제 등에서 치밀하게 손을 쓰는 모습, 영조가 바람난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아픔이 있다는 설정도 드라마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짐작케 한다. 이대로만 가면 뿌린 대로 잘 거둘 수 있으리라.

 

<있을 때 잘해!>의 뻔하지 않은 인기


성급한 이혼, 치사한 현실

의 인기는 이혼 후 순애가 겪는 치사한 현실을 조목조목 그려낸 데서 비롯된다. 그간 드라마는 위자료, 양육권 챙기기 등 이혼에 수반되는 현실적인 절차에 대한 언급 대신 부부나 가족 등 상처받는 인물들의 감정 표현에 치중하면서 이혼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키웠던 것이 사실. 십 년 넘게 산 정을 생각해서 위자료 정도야 잘 챙겨주겠지 싶은 건 어디까지나 여자의 착각, 는 드라마가 놓친 현실의 치사한 점을 잘 긁어준다. 시청자 게시판에서 “여자도 법에 대해 잘 알아둬야 한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포인트인 것 같아요”(이경은 [DALMULI2004])류의 의견을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실적인 캐릭터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는 단연 은수(김정난)다. “요즘 저렇게 답답하게 사는 여자가 있나요?”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순애보다는 당장 듣기에는 차가워 보여도 손해 보지 않는 선에서 도리를 다하는 은수가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있을 때 잘해!>의 뻔하지 않은 인기


 

이혼으로 짐 싸들고 온 시누이를 쌍수 들어 환영하진 않아도 챙길 것 못 챙긴 순애가 이혼 후의 삶에서 멋지게 승리하도록 쓴 소리 불사하며 코치한다. “죽어버릴까” 자포자기하는 순애에게 은수는 “더 멋지게, 배 아플 만큼 더 잘 사는 게 이기는 거다”라고 말하는 장면도 그 예다. 시아버지를 양로원에 모시고 이혼한 시누이를 가사 도우미로 일하게 하는 은수는, 겉으로 보기엔 ‘본 데 없는 며느리’지만, 시아버지에 대한 사랑도 깊고, 오갈 데 없는 순애에게 일을 통해 필요한 존재임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다. 모질다 말하는 남편이 원망스러워 속상한 맘에 눈물 흘리기도 하지만 모두에게 적절한 상황을 만들기엔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은수의 현명함이 좋다. 인간적이고 포용력도 크지 않은가. 솔직히 이혼하고 빈털터리로 들어온 시누이 반길 올케 있기나 할까” “시청자들의 맘을 후련하게 만들어주는 올케!!!”며 실리적이고 그러면서도 인간적인 면을 빠트리지 않는 은수를 응원한다.


아침 드라마의 인기, 지각자 속출

아침 드라마의 편성이 바뀌면서 직장인 시청자도 늘어났다. 특히 드라마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시청자 게시판에는 “요즘엔 를 보고 출근해요. 그래서 항상 아슬아슬하게…”(이상규 [HJIN1130] ) “전 맨날 출근하기 전에 보고 있어요……아침 드라마 보느라고 출근 시간 늦어서 큰일이에요”(한송희 [EVENTPD81] ) 등 때문에 지각한다는 의견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이전 아침 드라마는 온전히 집에 남아 있는 주부가 그 중심이었다면 편성대 변경으로 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시청할 수 있게 된 것, 회사 입장에서는 직장인 시청자의 하소연이 더없이 반갑다.


는 그간 뿌려놓은 씨를 꼼꼼하게 거둘 일만 남았다. 순애는 딸의 치료 때문에 만나게 된 소아 정신과 전문의 진우(변우민)와 보호자와 주치의의 관계에서 인생 조력자의 관계로 발전하고, 동생 승현(박형준)과 올케 은수의 도움으로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전개한다. 한편 조강지처를 헌신짝처럼 버린 동규는 자신이 선택한 ‘사랑’에 크게 배신당하고, 동생 정화가 결혼 문제로 고생하는 걸 보면서 뒤늦게 후회하는 등, 아침 드라마의 주 시청층인 주부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줄 이야기가 남아 있다. 의 열혈 팬의 소망처럼 시청률 20-30%까지 올라가는 인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