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연인

양철민2006.08.25
조회93
불멸의 연인

게오르그 솔티 경이 지휘한 베토벤 심포니가 쫙 깔린다.

 

합창 교향곡 1악장. 크리스챤 베일이 주연한 이퀼리 브리엄이란

 

영화에서 음악의 위대함을 알리기 위해 사용되었던 그 곡이

 

영화 초반에 나온다. 암담한 하늘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는듯한

 

곡의 위대함은 베토벤의 괴팍한 생애에 묘한 면죄부를 부여하며

 

영화를 시작하게 한다.

 

베토벤 피협 5번 황제 2악장의 적절한 사용은 모짜르트나

 

쇼팽에 비해 서정성 만큼은 약간 부족한듯한 느낌을 주는

 

베토벤에게, 서정성 이상의 그 무엇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또한 이 아름다운 선율은 외로된 사업에 언제나 골몰할 것 같은

 

이 위대한 외곬수 에게도 황금같은 시절이 있었음을 잘 보여준다.

 

햇살 가득한 날에 울리는 황제 2악장의 감미로움은

 

천상에서 울러퍼진다는 모차르트의 영롱함보다 더욱 세속적이면서도

 

아스라한 아름다움을 준다. 머라이 페라이어가 연주한 덕분인지

 

그 영롱함과 서정성이 배가 된거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방에 가서 미켈란젤리와 줄리니의 협연으로

 

황제를 들어 봤는데.. 미켈란젤리 아저씨의 성격마냥 조금은 거칠고

 

딱딱하게 느껴졌다.

 

자취방이 아니라 본가에 있으면 루돌프 제르킨과 에밀 길레스,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연주와 비교해서 들을 수 있을건데 아쉽다. 허허.

 

이 영화에 삽입된 피아노 곡은 다 페라이어의 연주 같은데

 

그가 연주하면 제아무리 무거운 곡도 어느정도 맑고 투명한 느낌을 자아내는 것 같다.

 

폴리니나 브렌델이 연주한 음악이 사용되었으면 아마 영화의 분위기 또한

 

많이 달라졌으리라..

 

각설하고.

 

베토벤이 어느 백작 집에서 연주하는 비창 2악장의

 

서정성이 불완전해 보이는 그의 애정행각을 포근히 감싸고 그 후에 나오는 월광 소나타가

 

그의 천재성과 더불어 세상과 동화할 수 없는 내면의 고독을 잘 나타낸다.

 

비창과 더불어 월광이 묘하게 이어지는 그 선율의 흐름은

 

또다른 소나타의 탄생으로 인식할 정도로 또다른 감흥을 준다. 

 

가끔은 그의 소나타 몇곡을 뒤섞어서 새로운 배치를 한다면 또다른 느낌의 소나타를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아울러 포화속에 울러 퍼지는 운명 교향곡의 1악장은

 

아무렇지 않게 진행되는 군인들의 윤간과 그 사이를 넘나드는

 

포탄과 어울려 묘한 감상을 준다. 시절은 지나도 음악은 남는다는 말을 하려는 감독의 의도인지

 

아니면 스텐리 큐브릭 감독의 닥터스트레인지 러브의 마지막 핵전쟁으로 지구가 멸망하는

 

씬에서 오히려 아름다운 음악으로 상황에 대한 반어적이면서도 더 야릇한 느낌을 갖게 하려는건지..

 

모르겠다..ㅋ

 

나폴레옹에게 헌정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eroica' 즉 영웅

 

교향곡은 등장한 것 같은데 어느 씬에 등장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자신이 병법을 대위법만큼만 잘 구사했더라도 저 프랑스군을 쉬이 무찔렀을거란

 

베토벤의 말이 오버랩 되면서 그 곡을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머리속에서 스샷을 못해버렸다.. 허허..

 

그 모든 아픔과 인생의 굴곡, 굴절된 정신은 합창 교향곡의

 

위대함으로 마무리 짓는다.

 

지상 최고의 교향곡으로 불리우는 합창 교향곡은

 

정신이 아뜩해지는 힘이 있는거 같다.

 

음악을 그다지 잘 모르는 나로서는 한번 느껴봤다.. 한번.. ㅋ

 

긴 교향곡을 듣기엔 인내력이 부족한 나의 부족함도 어느정도 작용을 한 것이리라..

 

이 영화를 보면서굴절된 정신이란 사람을 사귀는덴 적합하지 않지만

 

자신만의 세계에 침잠하는데에는 무엇보다 좋은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프리드리히 니체가 얘기하였듯이 천재에게는 대부분 영혼의 상처나

 

정신병이 있고 그것이 그 사람의 모든 재능을 다 끄집어 내게하나 보다.

 

물론 그 역은 성립하지 않지만 위대하고파서 위대해 진것이 아니라

 

위대할 수 밖에 없어서 위대해진 우리 베토벤 아저씨를 보면서 그냥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베토벤이 불멸의 연인과의 재회에 실패한후 열렬한 격정에

 

이르렀을때 피아노 소나타 17번 템페스트를 넣었으면 좋을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폭풍이란 부제에 걸맞는 그 몰아치는 연주가 베토벤의

 

일그러진 마음을 잘 표현함과 더불어 폭풍이 불던 그 영화의 배경에서

 

그 어떤 음향 효과보다 더 놀라운 폭풍소리를 선사하지 않았을까..

 

연주는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테르것으로 하는게 좋을 것 같다..

 

유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