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내가 실언을 했어.

정은임200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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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내가 실언을 했어.

 

어린시절 나는 아르바이트로 잠시 지체부자유 학생들이 있는 학교에서

'보조언니'로 잠시 있었다.

그랬던 그 시절이 십여년이 흘렀는데도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다.

그곳의 학생들은 모두 자신의 신체를 원하는데로 마음대로

스스로 움직일수 없는 학생들로 가득했고,

심지어 정신지체까지 앓고 있는 학생들도 많았다.

초등학교 1학년에서 20대가 훨씬 넘어보이는 고등부 학생들까지

남자 여자 할것없이 똑같이 평범한 학생들처럼 책상위에 앉아 책을펴고

읽고 발표를하며 무딘 혀로 한마디 한마디를 또박 또박하게 말하기 위해

이마의 식은 땀까지 흘리며 열심히...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학생들이 동생, 언니, 오빠들이었는데도

그런 구분없이 잘 지넸던것 같다. 그들은 참으로 순수했고

착하다. 세상의 때를 묻히지 않은 순수함 그 자체다.

아니 순수하고 착하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정도로 맑다.

불편한 친구를 업어주고 휠체어에 테워주며 시간되면 화장실도 데려가주고

대신 옷을 벗겨 볼일도 보게 해주는 그런 천사같은 사람들.

 

한번씩 코를 꽉 잡아주지 않으면 침을 삼키지 못해서

입속의 넘치는 침으로 기침하면서 침을 한바가지 쏟아버리는 [미순],

가끔가다가 옷에 큰일(?)을 보고 하루종일 그대로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영우],

밥먹을때 배가 부른지도 모르고 주면 주는데로 계속해서 먹어데서 결국 병원에 실려가던[운찬],

정말 잘생기고 부티나게 생겼지만 몸의 마디 이곳저곳 비틀려있는 [동찬],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걸로 알고 있는 복학생인데도

나에게 '누나..누나'라고 부르던 옆반 고등부 오빠. 날 제일 많이 도와주던 오빠.

아무튼 2년동안 3학급을 맡았던거 같은데...

 

그곳 학생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학부모님들까지 모두 정이 참 많이 들었던거 같다.

 

그리고 잘못했던 기억 하나.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말에 대해 당황할때가 있다.

그리고 너무 미안해서 나 스스로 죄책감에 시달릴때도 있다.

 

어느날 학생들과 다 같이 청소를 하다가 청소도구를 휘두르며

이리뛰고 저리뛰고 정신없이 뛰 놀다가 한 친구가 뭐라고 말장난을 걸었고

나는 성격대로 되받아치며 농담을 주고 받는데

내가 해서는 안될 말을 해버린것.

정말 아무런 뜻도없이 생각도없이 평범한 우리들끼리야 정말 아무런

의미없이 하는 말이었는데 그 애에게 생각없이 한말이 아직까지도

죄의식을 가지게 하고 있다.

 

"병신같이...."

 

라는 말을 나도 모르게 흘려버린 일이 부끄럽지만 있었다.

내 입에서 나온말. 아무런 뜻을 담은 말이 아니었지만,

그들에게는 상처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말.

그게 아직도 내 자신을 미워하게 만드는 일 중에 하나다.

 

 

지금도 길에서 가끔 그 당시 내가 보조했던,

친구가 보조했던 학교 학생을 한번씩 본다.

 

세월이 십년이 지난 어느날 시내 한복판에서 리어카에 귤을 가득 싫어

목청을 높혀 귤을 팔고 있는 장애인을 봤다.

그 장애인은 역시 내가 보조했던 학교 학생이었고 낯익은 얼굴이다.

말을 알아들을수 없을 정도로 울리기만 했고,

리어카에 있는 귤은 형편없이 맛없어 보이는 푸르거나

연 노랑 빛을 띄고 있었다.

사람들은 멀찌감치 떨어져 자기 갈곳을 행해 바삐 움직이거나

약속한 친구를 기다리거나, 몇몇 뭉쳐 담배를 피고 있어나..

아무도 듣거나 신경쓰는 사람없었다.

날씨는 추웠고, 세상사람들에게 자신의 귤을 팔기위해 고함을 지르는

그 장애인의 뜨거운 입김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시선을 보네는 사람도

있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평범한 직장인이 되지 못한것인지,

학교졸업함과 동시에 복지헤택 또한 없어진 것인지..

그 잘난 국회의원들이나 고위관부들이 말하는 장애인 복지는 어떻게 된것인지.

 

세월이 십년이 지난 탓인지,

그 장애인은 날 알아보지 못했다.

그 앞에 다가선다.

 

" 귤 얼마에요? "

 

" 한 소쿠리 이..이.. 이천원 입니다.. "

 

" ^^ 주세요... 엄마가 귤을 좋아해요. 아마 두 소쿠리는 되야 할거에요. "

 

" 예.. 고맙습니다."

 

그리고 검정 비닐 봉투를 불편하게 집는다.

몇번이고 손이 빚나가고 소쿠리에 귤을 들고있는 모습도

굉장히 불편해 보였다.

얼른 그가 집으려는 비닐 봉투를 손가락에 침을 묻혀서 툭툭 털어 벌렸다.

그리고 귤 두 소쿠리를 쏟아 부었다.

계산을 하고 돌아서면서 다시 큰소리로 외치는 그 귤을 파는 장애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돌아보면 안될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왠지 마음이 좀 찡해지더라.

 

장애인을 장애인으로 보고있는 미숙한 내 시각때문일까.

그래서 내가 아직도 그 일을 생각하면 미안한걸까?

 

 

 

 

#. 당신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려고 할때

힘들어하고 불편해하는 장애인을 돕고 계십니까?

 

적당한 정의를 실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