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리버" - 스폰지 하우스

전승우200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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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 리버]는 제목에서 드러난 감독의 의도처럼 '큰 강'을 보여준다. 바로 미국이라는...

일반적으로 강은 서로 다른 강줄기들이 어느 순간 하나의 거대한 강으로 합쳐진다. 그리고 이 영화 속에서 그 거대한 강을 상징하는 것은 바로 미국이다. 그리고 이 영화 속에서 비춰진 미국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거대한 강이라는 것과 동시에 미국은 사막에서 길을 잃은 세 주인공의 여행이 보여주듯 '9. 11 테러사건' 이후 자신이 있어야할 위치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회귀의 공간이기도 하다.

전세계가 경악했던 '9. 11 테러사건'이후 미국은 참 많은 변화를 보였다. 사람들은 서로를 믿지 못했고, 더욱 더 폐쇄적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은 다양한 영화들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 [빅 리버]는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다. 단지 색다른 것이 있다면 이 영화가 일본 영화란 것이다. 일본이 바라본 변화된 미국의 모습이 이 영화 속에서 보여지고 있으니 말이다. 다른 영화들의 경우는 미국 스스로가 바라본 변화된 모습을 선보였다면 이 영화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미국을 바라보고 있다. 경쟁자라면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눈을 통해서 말이다. 이 영화는 국적이 다른 세 남녀가 만나 그랜드 캐년의 풍경 안에서 저마다 스스로의 자기 자신을 목격하는 일종의 '로드 무비' 형태를 띄고 있다. 미국의 사막을 여행하던 일본인 '텟페이' (오다기리 조)는 우연히 아내를 찾아 미국에 온 파키스탄인 '알리' (카비 라즈)와 만나고, 이어서 트레인 빌리지에 살고 있던 미국인 '사라' (클로에 스나이더)와 동행하게 된다. 서로 다른 개성의 세 사람은 충돌하고 대화를 나누며 그랜드 캐년으로 향한다. '알리'는 아내를 만나 함께 파키스탄으로 돌아가려하지만 아내의 마음을 돌리기 어렵다. '텟페이'와 '사라'는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사라'가 다가갈 때 '텟페이'는 물러선다.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며 초초해지는 '알리', '텟페이'와 '사라'의 불협화음 그리고 두 유색인종을 의심스럽게 쳐다보는 미국인들과 애국자법이라는 이명을 가진 테러대책법과의 불쾌한 조우... 이런 방식으로 이 영화 [빅 리버]는 미국의 어디서든 개인의 여행이 정치와 만나고 인종간의 벽을 확인하며 서로의 이해심을 저울질 당하는 시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전의 영화들과는 또 다른 모습을 이 영화에서는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개방적이고 민주적이었던 예전의 미국의 모습과는 또 다른 현재의 모습을 말이다. 그리고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3명의 이방인들을 통해 미국을 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는 열쇠를 이 영화는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적 완성도는 높지만 그다지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지는 않는다. 황량한 사막의 모습이 영화의 주 배경이듯,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내면의 황량함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마지막 반전을 선보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허무함을 없애지는 못한다. 최근 '오다기리 조'가 국내에서 나름대로 인기를 얻고 있기는 하지만, 그가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영화를 선택한다는 것은 아쉬움을 남길 수 밖에 없을 듯 싶다. 그만큼 이 영화가 선보이고 있는 허무감은 크다. 하지만, 기존의 영화들이 주는 자극적인 것에 지쳐 색다른 영화를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주는 잔잔하면서도 묘한 허무감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듯 싶다.


- 아주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고 약간은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유쾌함속에 침울함이 있듯, 황량함속에서 산뜻함을 느낀 날이다.

동반해준 XX에게 감사함을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