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과음을 한 별은 새벽부터 날 깨운다.. 콩나물

양정아2006.08.29
조회18
어젯밤 과음을 한 별은 새벽부터 날 깨운다.. 콩나물


 

어젯밤 과음을 한 별은 새벽부터 날 깨운다..

콩나물국 끓여달라고....ㅡㅡ;;저는 잘꺼면서...

그치만 착한(?)나는 일어나서 국을 끓인다.

별이 먹고싶어하는 시원한 콩나물국을...

 

정신도 차리지 못한나는(사실 술은 내가 더 많이 마셨더랬다..)

아주 시원하게 콩나물국을 끓였다.

아버님은 어젯밤 들어오셨다가 새벽에 나가셨나보다.

냉장고를 여니 아버님이 과일을 사오셨더랬다.

 

어제 내가 과일 사려고 하니 별이가 마니 사지말랬었다.

집에는 과일 먹는사람 없다고...

나때문에 사오신듯 싶다..^^그렇게 믿어야지..ㅋㅋ

 

여튼 국을 다끓이고 다시 별이 잡든 방으로 들어가서는

그의 팔을베고 다시 잠이 들었다..

나도 자고 살아야 할것 아니여....ㅡㅡ

 

10시가 넘어서야 별이랑 나랑 깬다.

머리아프다고 밥을 달랜다...

전날 마니 울었던터라 쌍커플이 엄청나게 커져버렸다..

눈도 잘 안떠진다..머리도 엉망이고...

 

방문을 여는순간 잠이 깼다.

아버님이 거실에서 티비를 보시는것 아닌가...

오~~젠장...띠어서 욕실로가서 세수를하고 머리를 가다듬었다.

뻐끔버끔 잘 떠지지도 않는 눈을 비비며 밥을 차렸다.

 

별이 동생은 아침일찍 내가 끓인 콩나물국에 밥을 먹은듯했다.

짜식....맛있었다고 한마디만 하지...ㅋㅋ

아버님과 별과 난 한상에 늦은 아침을 먹었다..

밥이 코로 들어가나 입으로 들어가나...ㅡㅡ;;;

 

안먹던 아침을 먹어서 그런가 아니면 별이랑 있는동안

토하지를 않아서 그런가 속이 좋지 않았다...

자꾸 내가 소화가 안왼다고 하자 별은 내 배를 문질러준다.

조금 소화가 되는듯했다..기여븐것...^^

 

별은 무뚝뚝하다.아니 나한텐 장난을 잘친다.

그래서 난 가끔 뾰로퉁 해진다.

근데 가끔씩 덜컥 내 머리를 끌어 안는다든지

몰래 뒤에서 앉아준다..나름 별의 애정 표현이리라.

 

상을치우고 그가 하는 컴터를 구경하다가

다시 시장을 갔다...이번엔 장조림을 만들어 달랜다..ㅋ

고기를 사고 메추리알도 사고 고추도 사고 마늘도 사고...

유부초밥이 먹고싶데서 유부재료도 사고 냉면도 사고...

힘든 부엌일이 되겄다 싶다.

 

집에 와서보니 간장이 엄따...

근디 나보고 다녀오랜다...저넘이....ㅡㅡ;;

내가 인상한번 확 갈겼더니 깨깽하고 갔다온다.

디비디 한편도 빌려오공...

 

메추리알을 삶았다.

고기가 익는동안 별과 같이 깠다.왠일로 도와주네..

메추리 알을까면서 내 얘기를했다.

내 지난 얘기들...난 속으로 울면서 겉으로는 담담히 얘기했다.

다 듣고난 별은...뭔가 위로를 하려고 한다.

난 그런거 싫은데...그냥 난 나일뿐이고 그냥 그렇게 보면되는데..

 

메추리알과 마늘과 고기가 간장에 조려질때쯤

별과함께 냉면과 유부초밥을 만들어서 먹었다.

내가 만들어준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별..

다 먹고 치우고...장조림이 식을동안 디비디를 보기로 했다.

 

조디포스터 주연의 플라이트 플랜...

근데 아까부터 별이 재채기에 콧물을 흘리더니

덥다고 했다가 춥다고했다가...몸의 이상신호를 얘기한다.

그러더니 디비디를 켜자 몇분되지 않아 잠이 들어버린다.

 

나도 옆에서 살짝 잠이 들었다.

10분여정도 자다 깼다.별이 웅크리고 잠들어있다.

난 이불을 가져나와 별에게 덮어주었다.

갑자기 별이 자다가 내손을 잡는다.

손이 너무 따뜻했다.그러고는 놔주지도 않고 잘도잔다.

 

장조림이 식었으면 찢어놓아야 하는데...

별이 내손을 꽉 붙들고 놔주질 않는다.

내손을 잡고 끌어 앉고는....갑자기 코끝이 시렸다.

겨우 손을 살짝 떼고는 장조림을 찢어냈다.

어젯밤 과음을 한 별은 새벽부터 날 깨운다.. 콩나물


 

갑자기 별의 전화기가 울렸다.ㅜㅜ

나도 잠 못깨웠는데 그 전화가 야속했다...

어제 그 친구....난 속으로 화가났지만 참았다.

별이 자꾸 콧물이 흐른다고 힘들어한다.

약을 사먹여야겠다.

 

저녁이 되자 아버님이 들어오셨다.

내가 만든 음식들을보자 뭘 그리 많이 만드냐신다.

그래도 살짝 웃으시면서

음식 많이 해봤나보다고 칭찬해주신다..^^

당연하지 음식인생 몇년인디...ㅋㅋㅋ

 

아침만해도 자기가 다리겠다던 셔츠...

나보고 다려달랜다..나도 이제 집에가야할 시간인디..

그래도 흔쾌이 난 다려주겠다 했다.

낼 아침이면 내가 빨고 내가 다린 셔츠를입고 회사를 갈것이다.

문득문득 내 생각이 나겠지...

 

그가꺼낸 다리미...예전에 집에 있던것과 같다.

ㅋㅋㅋㅋ다들 이런 다리미를 썼나보다..ㅋㅋ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보았을 다리미...

갑자기 너무 정감갔다.꼭 우리집같고...

어젯밤 과음을 한 별은 새벽부터 날 깨운다.. 콩나물


 

7장의 셔츠를 다 다리는동안 등과 이마에 촉촉히 땀이 흘렀다.

별이 춤다고해서 선풍기를 틀지 않았던 탓이다.

그래도 군말없이 정성들여 다림질을했다.

내일아침 출근할 별의 모습을 생각하며...

 

별의 전화벨이 또 울린다.또 그 친구닷.

근데 난 뭐라고 할수가 엄따...ㅋㅋ나도 친구들이 남자가

대다수라 전화가 계속왔었기 때문이다.

단지 내가 뾰루퉁해진건...내 전화엔 늘 그가 큰소리로

끊으라고 타박했다.근데 그친구 전화엔 늘 조용히 하란말부터했다.

 

나쁜.....그래도 그친구 애인있다고해서 참았다...ㅡㅡ

나 성격 너므 조아진거 아니야??ㅋㅋ

그의 방을 청소해주고 2박 3일동안의 짐을 정리하고

집을나설준비를했다.

 

욕실에 나란히 서있는 별과 나의 칫솔...

이틀동안 집주인보다 더 나와 친해진 부엌...

별과 나의 냄새가 공존하는 별의방...

아버님과 동생은 자고있어서 인사도 못하고 현관을 나서려는데

어젯밤 과음을 한 별은 새벽부터 날 깨운다.. 콩나물


 

내손에 별이 책한권을 준다..

파페포포메모리즈....

먼 제목이 희안하데...

자기의 손길이 묻어있는 무언가를 주고싶었단다.

 

갑자기 코끝이 시렸다..새로산 선물보다 더 좋았다.

별의 배려가 날 행복하게했다.

날 저렇게 가끔씩 작은 감동을주는 별이 좋아진다.

조금씩 조금씩 자꾸 내 가슴에 첨벙거리며 젖어들고있다.

 

그의 집에서 신정네거리까지 한참을 걷는다.

그이 따뜻한 손을 잡고서....이 길이 한참 길었으면싶다.

자꾸만 아쉬워하는 별...난 방 또 올께..라고 말한다.

그럼 금방 또 올꺼야...

장거리연애...이럴때 참 힘들다.ㅡㅡ;;

 

별이 내가 사고싶어하던 썬크림과 화장품을 사준다.

이놈 다쓰려면 한참 걸리는데...그동안 생각 마니나서 어쩌나..

난 별에게 약을 사줬다..^^그리고 나도 뭔가 주고싶어서

내가 늘 지니고 다니던 손수건을 줬다.

버버리 손수건...그의 땀을 닦아줄것이다.

 

시간은 금방 흘러 지하철 역에 도착했다.

지하철타러 들어가는 입구까지 데려다준다.

그에게 멋지게 돌아서서 손을 흔들어 주고는

새끈거리는 코끝을 문지르며 지하철을 타러 갔다.

 

전화벨이 울린다.

난 지금 별이생각에 아무전화도 받고싶지 않았다.

전화기를 쳐다보니 별이였다.

그사이에 전화를 한다.

 

난 새끈거리는 코끝을 문지르며 크게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3초 지나니까 내가 또 보고싶어졌지??"큰소리로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응..."이라고 대답한다..

늘 "쥐랄....ㅋ"하던 별이 "응"이라고 대답한다.

 

'너 왜자꾸 내 코를 새끈거리게 만드는거야...ㅡㅜ;'...

한참을 통화했다.돌아가는 길에 내가 옆에 없는게 이상하단다.

집에가면 온통 내 냄새에 잠이 안올거라고 난 열심히 웃어준다.

'나도 그럴것같아.....'속으로 되뇌이면서....

 

별의 전화를 끊고 집으로 가는 지하철속에서 그가준 책을 읽었다.

꼭 사랑에 맘 닫아버린 나에게 보란책같았다.

일부러 나에게 준 책 같았다.

사랑에 상처받기 싫다고 연애는하되 사랑은 안한다던 나에게

별이 해주는 얘기 같았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싫든 좋든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그러면서 사랑하되 진짜 사랑하지 않는법도 배우게 되었다.

 

내가 아프지 않기 위해 시작한 그 방법은

점점 마음이 상하지만 겉으로 웃을줄 알게되고

기분 나쁘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 자신에 대해 많은 후회를 하게되고

"나는 뭔가"하는 회의가 들게 되지만

그 회의와 후회가 많은 시간이 지난뒤에는

조금은 기분 나쁘지만 웃어줄 수 있고

마음 상하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진실이라는 것으로 남의 마음을 해치는것보다

어쩌면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젯밤 과음을 한 별은 새벽부터 날 깨운다.. 콩나물


 

이 부분을 자꾸만 읽었다..

사랑하지만 진짜 사랑하지 않는 법을 배운다....

나도 그러니까...

아니다.난 어쩌면 진짜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척하는법을

배운것일지도.....

 

집으로 돌아오는 치하철에서 한시간동안 한권을 다 읽었다.

가슴이 따뜻해진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별에게 전화했다.

그의 목소리가 전화기로 전해진다.

집으로 올라가는 골목에서 여러가지 얘기를 했지만

맘속으론 한마디만 되뇌였다.

"고마워 별아......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