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 허슬 (功夫: Kung Fu Hustle, 2004)

이재원2006.08.29
조회176

감독        주 성치

개봉일     2005년 01월 13일

장르        코미디 액션

주연        주 성치(싱),황 성의(퐁),

              양 소룡(야수, 화운사신)

무술감독  원화평

 

평가      

 


 
   우선은 주성치식의 코미디를 또는 중국의 과장된 무술을 좋아하는 않는다면 당연히 좋아하지 않을 영화라고 말해두고 싶다. 나의 경우에는 재미있게 본 영화지만 말이다. ^^
 
   또 주성치 영화를 보려면 각종 중국영화와 헐리웃의 유명영화 속에 나온 장면과 대사들을 알아야 더욱 재미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어로 된 대본의 번역과정에서 와전되기 일쑤지만 아무튼 그런 대사들을 알아야 영화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대충 배경은 1940년대 중국 상하이라고 한다. 시작 부분은 마치 '연인'에서 영화의 배경시대를 설명하듯이 시대설명이 나온다. ^^ 
 
   전반적인 대립구도는 엄청난 세력을 갖고 있던 '도끼파'와 강호를 떠나 '돼지촌'에 모여사는 '무림고수'들간의 대결이다. 거기에 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배역이 약간 작은 듯한 '도끼파'가 되고 싶어하는 '싱(주성치)' 가 살짝 중간에 끼어 있다. 

   '쿵푸허슬'은 개인적으로 '쿵푸'를 좋아한다는 주성치의 취향이 그대로 나타난 영화이다.  캐스팅도 실제 무술을 하는 배우들을 기용했기 때문에 다소 과장됐지만 더욱 멋진 액션이 살아난다. 이번엔 캐스팅한 인물들을 잘 알고 보는 것도 영화보기에 도움이 될 듯 싶다.
 
  우선 1970~80년대 홍콩영화 전성기를 주름잡았다는 삼룡(三龍 : 이소룡, 성룡, 양소룡) 중의 한 사람인 '양소룡'이 악역인 화운사신(火雲邪神)역을 했고, 최고의 홍콩 스턴트우먼이라는 '원추'가 돼지촌의 악덕 여주인역을, 잘 알고 있는 액션배우 '원화'가 고수임에도 열심히 얻어맞고 사는 남편역을 했다. 특히 배역을 위해 살을 찌웠따는 '원추'는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도 출연했던 배우라고 한다.
 
   그 외에도 초중반에 멋진 격투신을 보여주는 세 사람이 있다 비록 모두 죽고 말지만 말이다. 이 중 한 사람을 기억하는 지.. ^^ 얼마전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대단한 도전'에서 소림무술을 선보였던 '석행우'스님이 출연하는데 이미 얼굴이 익어서인지 더 친숙하다. 출연진 이름 중에 Xing Yu(행우)가 바로 '석행우'다.
 
   도끼파 보스로 나오는 '진국곤'은 '이소룡'을 닮아서 캐스팅했다는데 글쎄 비슷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신문기사에 잠깐 나온 사진이 약간 비슷하긴 했는데...
 
   '쿵푸 허슬'을 보다보면 주인공이 '주성치'가 아니라 '돼지촌'의 주인부부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비중이 더 많고 제작과 감독을 함께 해서인지 '주성치'가 차지하는 분량이 많지 않다. 물론 마지막 마무리는 '주성치'의 몫이었지만 전반적인 줄거리를 '주성치'가 끌어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주성치'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더라도 이 영화는 다른 등장인물들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어떤 영화를 패러디했는지를 미리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다. 
   
    '주성치'의 영화를 보다보면 늘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번역상의 한계와 정보부족이다. 이번에 이 영화를 볼 때 영어자막과 중국어자막이 함께 있는 것으로 보았는데 안타깝게도 극장판에서는 중국어보다는 영어대본을 위주로 한 지라 번역상의 와전이 많은 듯 싶다.
 
    대표적으로 몇 개를 보면 악역인 최고수로 나오는 '화운사신(火雲邪神)'이 극장판에는 느닷없이 '야수'가 되었고, 중국어로 단지 '빵집', '양복장이' 정도의 명칭이 우리말도 아닌 영어로 '도넛'과 '테일러'로 변신했다. 차라리 우리말로 번역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말이다.
 
   정말 기가 막혔던 부분은 '화운사신'과 돼지촌 주인들의 대면장면이다.
 
'화운사신(火雲邪神)'이 "너희들이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플이냐?" 하고 물으니까
돼지촌의 남녀주인이 "트로이의 파리스와 헬렌이다"라고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야 말로 중국영화를 미국식으로 번역하는 번역의 잘못된 관행의 오점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 부분의 원래 내용은
 
"너희가 사람들이 말하는 '신조협려'냐?"
"난 양과", "난 소용녀다" 이다.
 
   이 부분에서 난 웃고 같이 보던 친구는 웃지 않았다. 왜냐면 난 중국어자막을 함께 보고 있었지만 내 친구는 영어를 번역한 한글자막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양과'와 '소용녀'라는 인물은 중국무협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인물들이다. 그런데 중국영화에서 느닷없이 '파리스'와 '헬렌'이 등장하는 것은 너무 생뚱맞지 않은가?
  
   이런 부분들 때문에 난 중국영화를 영어대본을 보면서 번역하는 것에 대해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이다. 영어대본의 번역본은 영화를 유치하게 만들고 재미를 반감시켜버리고 만다.  제발 좀 중국영화는 중국어대본으로 번역해주면 안될까.. 중국어대본을 구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말이다. 중국사이트를 뒤지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것인데도 대체 무슨 이유로 그렇게 영어대본을 고집하는지 모를 일이다.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어쩔 수 없지만 중국어를 할 줄 알거나 해석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부디 '주성치'영화 만큼은 중국어 자막으로 또는 중국어대본을 번역한 것을 보기 바란다.
 
P.S. 여기 나오는 '여래신장'을 보니 갑자기 오래된 영화인 '무림지존(유덕화 주연)'이 생각났다. 이 영화에도 '원화'가 악역으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