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봐도 아무런 생각없이 자기 갈길만 가고있는듯한 표정인 이남자. 필요한만큼의 힘으로 남들 과 다름없이 병원문을 밀고 들어간다. 어느 사람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이 그냥 지나치고, 어느 간호사는 어떻게 왔느냐는 표정으로 힐끔 쳐다본다. 올해나이 29, 평범한 직장, 크다기보다는 조금 작은편에 속하는 아무 특징없어보이는 이남자. 자 기가 어는 곳으로 가야하는지 아는듯, 처음이 아닌듯이 순서를 기다리고, 곧 자신의 이름이 불린 다. " 정민철님" 간호사의 안내를 받고, 방으로 들어간다. "어서 오십시오" 얼굴이 기억이 난다는 표정으로 의사가 남자를 맞이 한다. "안녕하십니까?" 남자는 거치레적인 인사를 건네고, 익숙하다는듯 의사앞에 놓인 의자에 앉는다. "몸에 무슨 변화같은건 느끼 셨습니까?" 아직은 의식할만한 변화같은건 느끼지 못할것이라는건 알지만, 혹시나하는 맘으로, 또 의례적으 로 의사는 말을 건넨다. "아직 그런건 없습니다." 남자는 잠깐 생각하고는 대답한다. "혼란스럽지는 않으십니까?" 지나치게 담담해보이는 이남자에게 의사는 약간은 의아한듯 묻는다. ".......그렇지는 않은것같습니다." 역시 지나치게 담담하다는걸 의사는 알아챈다. 혼란스러운 사람이라면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나 왔을 것이라고 의사는 생각했다. 의사가 다시 물었다. "주위분들에게는 알리 셨습니까?" 남자는 잠시 의사를 쳐다본다. 이걸 주위사람에게 알려야 하는것인가? 내 주위에 누가있을까? 누구에게 말을 해야 하는 걸까? 그랬다. 이남자 자신은 몰랐지만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단지 깨닫지 못하고 있을뿐이었다. "아직....." 정적이 흐른다. 의사는 의례 주위사람에게 알리는것이 좋지 않겠냐고 말해야 했지만 이남자는 이런 상황에 처하기에는 너무 젊었고, 여느 사람들과 다른 반응이라 그런말을 하는것은 옳지않 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의사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제가 보기에는 지금 처하신 상황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보시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의사로서 이런말을 하는것이 부끄럽지만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조금이라도 덜 후회스럽게 보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의사는 이런말을 하는 자신이 혼란스럽다고 느낀다. 자신이 왜 이런말을 그 남자에게 하고 있는 지 의아스러웠다. 잠시 자신이 의사인것을 잊어버렸다고 아차하고 느낀다. 남자는 조용히 일어서서 의사에게 인사를 하고 나간다. 의사는 남자를 문뒤로 사라질때까지 쳐 다본다. 병원문을 밀고 나온 민철은 눈을 찌푸리더니 손바닥을 이마에 갖다대고 하늘을 쳐다본다. 구름 한 두점만이 하늘에 떠있는 좋은날씨다. 철민은 다시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자신이 갈곳을 알고 있는듯 걸어간다. 하지만 어느 곳으로 가야하는지 철민은 모른다. 아니 생각하지도 않는다. 아무 생각도.... 그냥 발이 딛는대로 철민은 옮겨지고 있을 뿐이었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평범한 일상의 마무리였다. 여느때 같으면 아무 생각없이 그냥 눈을 감았다 뜨면 다음날 아침이었지만 오늘은 쉽게 잠이 들지 않는다. 한가지 생각많이 머리속에 가 득했다. '4개월, 4개월, 4개월, 4개월,...............'
이것이 사랑이라면... -(1)
누가봐도 아무런 생각없이 자기 갈길만 가고있는듯한 표정인 이남자. 필요한만큼의 힘으로 남들
과 다름없이 병원문을 밀고 들어간다. 어느 사람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이 그냥 지나치고, 어느
간호사는 어떻게 왔느냐는 표정으로 힐끔 쳐다본다.
올해나이 29, 평범한 직장, 크다기보다는 조금 작은편에 속하는 아무 특징없어보이는 이남자. 자
기가 어는 곳으로 가야하는지 아는듯, 처음이 아닌듯이 순서를 기다리고, 곧 자신의 이름이 불린
다.
" 정민철님"
간호사의 안내를 받고, 방으로 들어간다.
"어서 오십시오"
얼굴이 기억이 난다는 표정으로 의사가 남자를 맞이 한다.
"안녕하십니까?"
남자는 거치레적인 인사를 건네고, 익숙하다는듯 의사앞에 놓인 의자에 앉는다.
"몸에 무슨 변화같은건 느끼 셨습니까?"
아직은 의식할만한 변화같은건 느끼지 못할것이라는건 알지만, 혹시나하는 맘으로, 또 의례적으
로 의사는 말을 건넨다.
"아직 그런건 없습니다."
남자는 잠깐 생각하고는 대답한다.
"혼란스럽지는 않으십니까?"
지나치게 담담해보이는 이남자에게 의사는 약간은 의아한듯 묻는다.
".......그렇지는 않은것같습니다."
역시 지나치게 담담하다는걸 의사는 알아챈다. 혼란스러운 사람이라면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나
왔을 것이라고 의사는 생각했다. 의사가 다시 물었다.
"주위분들에게는 알리 셨습니까?"
남자는 잠시 의사를 쳐다본다. 이걸 주위사람에게 알려야 하는것인가? 내 주위에 누가있을까?
누구에게 말을 해야 하는 걸까? 그랬다. 이남자 자신은 몰랐지만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단지
깨닫지 못하고 있을뿐이었다.
"아직....."
정적이 흐른다. 의사는 의례 주위사람에게 알리는것이 좋지 않겠냐고 말해야 했지만 이남자는
이런 상황에 처하기에는 너무 젊었고, 여느 사람들과 다른 반응이라 그런말을 하는것은 옳지않
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의사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제가 보기에는 지금 처하신 상황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보시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의사로서
이런말을 하는것이 부끄럽지만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조금이라도 덜 후회스럽게 보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의사는 이런말을 하는 자신이 혼란스럽다고 느낀다. 자신이 왜 이런말을 그 남자에게 하고 있는
지 의아스러웠다. 잠시 자신이 의사인것을 잊어버렸다고 아차하고 느낀다.
남자는 조용히 일어서서 의사에게 인사를 하고 나간다. 의사는 남자를 문뒤로 사라질때까지 쳐
다본다.
병원문을 밀고 나온 민철은 눈을 찌푸리더니 손바닥을 이마에 갖다대고 하늘을 쳐다본다. 구름
한 두점만이 하늘에 떠있는 좋은날씨다. 철민은 다시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자신이 갈곳을 알고
있는듯 걸어간다. 하지만 어느 곳으로 가야하는지 철민은 모른다. 아니 생각하지도 않는다. 아무
생각도.... 그냥 발이 딛는대로 철민은 옮겨지고 있을 뿐이었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평범한 일상의 마무리였다. 여느때 같으면 아무 생각없이 그냥 눈을
감았다 뜨면 다음날 아침이었지만 오늘은 쉽게 잠이 들지 않는다. 한가지 생각많이 머리속에 가
득했다.
'4개월, 4개월, 4개월, 4개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