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이해프로그램

최명수200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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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건 바로 나였어요.

미국 샌디에고 교외의 큰 저택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 저예요. 저 지금 돌아왔어요."
전화 저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아들의 목소리였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들이 제발 살아서 돌아오기만을 빌어온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울먹거렸다.
"어머니, 울지 마세요. 전 괜찮아요. 그런데 엄마, 친구 하나를 데리고 왔어요. 그 친구는 몹시 다쳤어요. 하지만 딱하게도 그 친구는 갈 집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와 함께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 동안 소식이 없었던 아들이 무사히 돌아왔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아무렴, 그래라. 당분간은 우리와 같이 살자꾸나. 지금 어디 있니. 빨리 오거라."  하지만 아들은 어머니의 당분간이라는 말을 듣고 그 친구와 떨어질 수 없다며 늘 함께 살겠다고 했다. 아들의 억지에 못이긴 어머니는 할 수 없이 1년쯤 같이 살자고 말했다. 그러자 아들은 절망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저는 그 친구와 영원히 함께 살고 싶어요. 그 친구는 몹시 불쌍한 친구예요. 외눈에, 외팔에, 다리도 하나밖에 없어요."
몇 년 만의 통화였지만 성급한 어머니는 그 말을 듣자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말했다.
"얘야, 너는 너무 감상적이구나. 넌 지금 전쟁터에서 돌아왔어. 그 친구는 결국 너의 짐이 될 거야."
"짐이 된다고요?" 아들은 어머니가 채 말을 잇기 전에 전화를 끊어 버렸다.
애타는 마음으로 어머니는 아들의 소식을 기다렸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도 아들의 연락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해군 본부에서 전보 한 장이 날아왔다. 아들이 샌디에고 12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내용이었다.
집으로 아들의 시체가 돌아오던 날, 어머니는 그만 깜짝 놀라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그 아들은 외눈에, 외팔에, 외다리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