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존중하고 웃어주기

이현진200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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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존중하고 웃어주기

자기를 존중하고 웃어주기

-윤재윤 판사-

 

 

20대 청년 세  사람이 독극물을 먹고 자살한 사건을 처리한 적이 있다. 기록에 유서 한 장이 끼어 있었는데 , 반듯한 글씨로 어머니께 남긴 것이었다. 용서를 빌면서 '자신은 무능하고, 아무도 자리를 인정해주지 않아서 더 이상 세상을 살아갈 자신이 없다. 사는 것이 너무 힘들다' 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정갈한 편지를 쓴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살이 너무 가슴 아팠다.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게 자기 능력을 인정받는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나도 이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름대로 자신을 대하는 방법 몇 가지를 터득하게 되었다.

 

첫째, 자기 스스로가 자신을 존중하는 만큼, 다른 사람도 나를 존중해준다.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는 누구나 갖고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런데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도 그만큼 효과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부자연스러워져서 나쁜 인식만 주기도 한다

 

오래전 지방의 한 법원에서 경험한 일이다. 잡다한 일을 처리하는 나이 많은 직원 한 분이 있었다. 직급도 제일 낮고 가난한 데다 중병에 걸려서 여러 직원들의 도움 없이는 일을 계속할 수 없는 처지였다. 웬만한 사람 같으면 위축될 만도 한데 그분은 오히려 모든 직원들에게서 존경받았다. 그분을 유심히 관찰해보니 뛰어난 능력이 있거나 특별히 일을 잘해서 존중받는 것이 아니었다.  그분은 묵묵히 일만 할 뿐이었고, 그분이 지닌 넉넉한 자기 존중감이 직원들의 존경을 받는 근원이었다.

 

자기 존중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부족함도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이는 전염성이 강해서 다른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자기 존중감이 충만하면 행동이 자유롭고 솔직해져서 다른 사람에게도 자연스레 인정받게 된다. 가장 '자기다운 사람' 이 능력이나 지위에 관계 없이 인간적인 매력을 풍긴다. 이것이야말로 다른 사람의 인정을 얻는 결정적 요소인 셈이다.

 

둘째, 가끔씩 자기 자신에게 웃어주어라.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른다. 사는 것 자체가 실수와 모자람의 과정이기도 하다. "나는 안 돼","못난 놈" 이라고 자책하거나, "왜 그랬을까?" 라며 우울해하지 않았던 사람은 없으리라.

인간의 죽음을 연구한 알폰스 데켄은 호스피스 활동에 가장 필요한 특질이 유머라고 말한다. 시한부 환자와 호스피스 사이는 웃음과 유머로 충만해야 즐거운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환자가 죽어가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호스피스와 솔직하게 마음을 나눌 때 자연스럽게 유머와 웃음이 나온다고 한다. 유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는' 것이다.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방식을 바꾸어 현실을 극복함으로써 웃을 수 있는 내적 자유를 갖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항상 많은 것을 요구하며 긴장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자신이 잘못도 할 수 있고 부족하다는 점을 받아들여 웃고 용서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잊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실수했거나 긴장감이 심하다고 느끼면 무엇이 원인인지 따져본 다음에 스스로 웃어넘기면서 내 마음을 어루만진다. 누가 나보다 자신을 더 잘 위로할 수 있을까? 유쾌하게 웃을수록 더 자유로워진다. 자신에게 웃어주는 것이야말로 자기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행동이다.

이러한 자기 존중과 유머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귀한 성품은 한 번  행동한다고 변화되지 않으며 반복된 경험을 해야만 서서히 변한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그들의 실수에 대해 따뜻하게 웃어주고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존중감과 유머를 얻게 된다. 결국 다른 이와의 관계에서 훈련을 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재판할 때나 사적으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내 마음을 살핀다. 진실하고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도록,

실패할 때가 많지만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관대하게 대하는 마음이 곧바로 나 자신을 대하는 마음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느끼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