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협박

윤정임2006.09.01
조회37
사랑스러운 협박

너 지금부터 내가 하는이야기 잘 들어


나 치약은 중간부터 눌러서 안짜고 꼭 아래쪽부터 짤꺼야
같이 외출할때 니가 화장하고 옷입느라
두시간이 걸려도 현관에서 짜증부리지 않을거고
니가 주차하는데 십분씩 걸려도 바보라고 안놀릴거야
밥먹고 난 다음에 티셔츠 속으로 손을 집어 넣어서
배를 북북 긁는 것도 안할 거고
설거지 할 때는 부엌을 물바다로 만들지 않도록 조심할거야
A매치경기있을때 니가 청소기를 돌려도
지금 뭐하는짓이냐고 소리는 안지를께
대신 간장 사오라는 심부름 시키면
그건 경기가 끝나고 갈꺼야 말리지마
장마철 끈적거릴 땐 난 바닥이나 소파에서 혼자 얌전히 잘거고
일요일 날 니가 오전 내내 자느라고 밥 안주면
난 알아서 자장면 시켜먹고
그릇은 냄새 안나게 잘 싸서 내놓을거야
니가 백화점을 다섯번 돌고서 양말두켤레만 사더라도
사람 많은데서 싸우거나
나 혼자집에 먼저 오는 일은 없을거야
어느날 갑자기 니가 괜히 결혼했다고 짜증부리면
나는 도대체 불만이 뭐냐고 큰소리로 묻기보다
니가 하는 이야기를 끝까지 다 들을거야
어때? 무섭지?
 
그러니까
너 까불지 말고 나한테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