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돌고래

김희정200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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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돌고래

분홍돌고래 소개 강돌고래과의 돌고래 5종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어왔던 분홍돌고래는 덩치가 우람하고, 길이가 2.4m, 무게가 180kg에 이른다. 얕은 호수와 범람한 숲을 좋아하는 분홍돌고래는 등지느러미가 뚜렷이 돌출해 있지 않고 등마루가 살짝 솟아 있으며, 가슴지느러미는 날개처럼 큼직하다. 원뿔꼴의 이빨과 강한 턱이 있어 거북의 등딱지도 으스러뜨릴 수 있고, 거의 모든 물고기를 먹을 수 있으며, 수중음파탐지 기능으로 혼탁한 물속에서도 잘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분홍돌고래의 얼굴이다. 이마는 구근 같고, 눈은 작고, 주둥이는 한쪽으로 살짝 휘어진 대롱 모양이다. '구슬 같은 눈, 곱사등, 긴 주둥이, 느슨한 피부를 지닌 고대의 유물'인 분홍돌고래는 나이 지긋한 노인의 아름다움과 태아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브라질 사람들은 분홍돌고래를 보뚜(boto)라고 부른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동물인 분홍돌고래는 사람들의 눈에 잘 띠지 않고, 연구하기도 어려운 신비로운 동물이다. 이빨고래의 후예인 분홍돌고래는 1,500만 년 전쯤 처음 출현했는데, 아마존 사람들은 보뚜가 아름다운 여자나 멋진 남자로 둔갑해서 사람의 넋을 앗아가며, 황홀한 수중도시인 엥깡찌로 유괴해간다고 믿는다. 돌고래의 구애를 받은 소녀의 이야기, 보뚜와 사랑에 빠져 아이를 낳은 여성의 이야기, 카누에 알몸으로 올라앉아 남자들을 유혹했던 보뚜의 이야기까지 아마존의 다양한 전설 속에는 언제나 분홍돌고래가 있다. 분홍돌고래의 역사 분홍 돌고래는 숱한 민화와 전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아마존의 영물이다. 몸길이는 약 3m 정도이며 2분마다 한 번씩 숨을 쉬기 위해 물 위로 올라온다. 앞을 못 보는 분홍 돌고래는 대신 초음파를 이용해서 먹이와 장애물의 위치를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 이 돌고래는 왜 친척들과 헤어져 살게 되었을까? 정답은 지구의 역사에 있다. 분홍 돌고래는 아마존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답게 까마득한 옛날의 사건들을 몸소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분홍 돌고래를 간추려 본 지구의 역사다. 1. 아주 옛날에는 지구의 땅덩어리가 지금처럼 여러 조각으로 흩어지지 않고 서로 붙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거대한 지각변동에 의해 땅이 갈라지면서 대륙이 분리되어 5대양 6대주가 생겨났다. 2. 아프리카와 헤어진 남아메리카의 동쪽은 대서양이 되고 서쪽은 태평양이 되었다. 아프리카를 보낼 때 생긴 만으로 대서양 물이 흘러들었고, 그 물은 내륙을 관통하여 태평양으로 흘러 나갔다. 바다에 살던 돌고래들(분홍 돌고래의 조상들) 역시 대서양과 태평양을 마음대로 오가면서 행복하게 살았다. 3. 그런데 또 어느 날, 다시 지각변동이 일어나면서 대서양쪽 입구가 닫혀 버렸다. 그리고 태평양 쪽 출구에는 안데스 산맥이 불쑥 솟아올랐다. 그리하여 남아메리카에는 좌우가 모두 막힌 내륙 바다가 생겨났고, 돌고래들 역시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어 그 속에 갇혀 버렸다. 4. 산에서 흘러내린 민물이 내륙바다에 섞이기 시작했고, 그 짬뽕들은 차츰 동쪽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안데스가 솟으면서 대륙의 동쪽이 서쪽에 비해 높이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안데스에서 대서양으로 이어지는 긴 물줄기가 생겨났으니, 바로 그게 아마존 강의 기원이다. 5. 민물의 습격을 받은 돌고래들은 서서히 그 환경에 적응하여 마침내 짠물이 아닌 곳에서도 살아갈 수가 있게 되었다. 이상이 아마존 분홍 돌고래의 집안 내력이다. 분홍 돌고래는 일반 돌고래들에 비해 목부분의 척추뼈가 훨씬 유연하다. 장애물이 많고 굴곡이 심한 강에서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능력을 터득하게 된 것이다. 유전자 한 귀퉁이에 바다에 대한 향수가 아직 남아 있을지도 모르지만 따지고 보면 손해 본 건 없다. 민물로 이사온 덕분에 모든 인디오들의 우러름을 받게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