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길로 인도하기 위해"…자신의 아들 장기기증 "훈훈"

김도균200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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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인 아들이 폭력배를 검거하다 흉기에 찔려 병원 치료 도중 숨을 거두자 아들의 장기를 환자들에게 기증한 전라북도 익산시청 이종원 농산과장을 소개한다.

전라북도 익산시청 이종원 농산과장은 지난 7월22일 밤 12시쯤 평소와 같이 잠자리에 들려는 참에 청천병력 같은 전화를 받았다.

경찰관인 셋째 아들이 폭력배를 검거하다 흉기에 찔려서 병원에 있다는 전화였다.

이 과장은 서울대학교 분당병원으로 한걸음에 달려갔지만 그렇게 사랑하던 아들은 의식을 찾지 못하고 몇일동안 뇌사상태에 있다가 29살의 나이로 끝내 생을 마감했다. 아버지인 이종원 과장은 하늘이 무너지는 참담한 심경이었다고 말했다. 의로운 길로 인도하기 위해"…자신의 아들 장기기증 "훈훈"


숨진 이기홍 순경은 항상 검소하고 성실한 생활을 해온데다"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언제나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말을 가족들에게 해왔다고 한다.

이 과장은 이같은 아들의 깊은 뜻에 따라 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불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장은 "의로운 일로 죽음을 맞이한 아들을 의로운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이렇게 아들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한 이과장은 아들의 시신을 서울대학교 분당병원에서 국립경찰병원으로 옮겨 장기적출 수술을 받았다.

이같은 장기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20대 젊은 경찰관에게 이식해 새로운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과장을 비롯한 가족들의 이같은 소박한 꿈은 무너지고 말았다.

죽은 아들의 장기가 너무 훼손돼 장기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비록 장기기증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아들을 잃은 슬픔속에서도 불치병에 시달리는 아들과 같은 경찰관들을 살리겠다는 마음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사회에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종원 과장은 "아들의 죽음도 슬프지만 국가 공권력이 이렇게 경시되고 무너지고 있는게 더욱더 속이 상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과장은 "정부는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들의 사기진작과 근무여건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대의 젊은 청춘의 꿈을 펼쳐 보이지도 못하고 의로운 죽음을 맞이한 이기홍 순경과 아들의 뜻을 받아들여 장기를 기증한 이종원 익산시청 농산과장의 숭고함이 우리 사회에 영원히 남기를 기대해 본다.

전북CBS 손정태 기자 son66@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