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방송위원회가 발간한 ‘2005년도 시청자 불만 처리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블TV 관련 불만은 2304건으로 전체 시청자 불만 중 33%를 차지한다. 이는 2004년보다 69%증가한 수치다. 시청자 불만이 접수되지 않은 업체는 전체 119개 사업자 중 11곳 뿐이다.
이처럼 케이블TV 사업자와 시청자의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이 최근 ‘케이블TV 방송 이용 실태조사’란 책자를 펴내며 확보한 케이블TV 시청자 피해사례는 황당하기까지 하다. 가입자 허락 없이 요금 납부 방식을 자동이체로 바꿔 인출해 가는가 하면, 채널을 임의로 변경한 뒤 요금을 올리기 일쑤고, 지상파 난시청 지역이란 이유로 비싼 요금제를 강요하기도 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 케이블 TV가입가구는 1407만 가구(2005년 12월 집계)를 넘는다.
박모씨(서울)는 지난해 초 골프 채널을 보기 위해 월 1만8600원인 지역 케이블 업체의 고급형 채널에 가입한 뒤 지로로 요금을 납부해 왔다. 고급형 채널 시청에 필요한 컨버터 보증금 3만원도 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골프채널이 나오지 않아 고급형 대신 월 6000원인 보급형에 재가입하고 컨버터 보증금 3만원을 돌려받으려 케이블 업체에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그러자 3만원이 입금되는 대신 오히려 4만5500원이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업체측은 “연체 요금을 인출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박씨는 “어떻게 가입자 동의도 없이 내 계좌에 자동이체를 설정해 마음대로 돈을 빼가냐”며 소시모에 하소연했다.
김모씨(경기)는 평소 월 2700원인 케이블TV ‘경제형’ 채널에 가입해 스포츠 방송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업체측은 경제형에 속해 있던 스포츠 채널을 월 1만5000원인 고급형으로 바꿔버렸다. 김씨 아파트는 전 가구가 경제형 채널에 단체로 가입돼 있었다. 저렴한 경제형 채널로 가입자를 한꺼번에 확보한 뒤 임의로 인기 채널 공급을 중단해 고가 상품에 가입토록 유도한 것이다.
이모씨(경기)는 올 초 값싼 의무형 채널을 신청했다가 업체로부터 거절당했다. 이씨가 사는 곳이 지상파 난시청 지역이라 의무형엔 가입할 수 없으며 고급형을 선택하면 설치해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씨가 “방송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얘기하자 이 업체는 의무형으로 케이블을 설치해주겠다고 말을 바꿨다.
자동이체를 강요하는 사례도 많았다. 소시모는 ‘케이블 TV방송 이용 실태조사’에서 서울 강남구 강서구 강북구 구로구 노원구 성동구 성북구 등의 케이블 업체가 자동이체를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이체로만 가입을 받거나, 자동이체를 하지 않으면 4만원대 설치비를 내도록 하는 식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올 상반기 접수된 케이블TV 관련 민원 558건 중에는 ‘갑작스런 인상’ ‘고급형 요금제 유도’ 등 요금에 관한 불만이 168건으로 가장 많았다. 영화 골프 바둑 등 특정 채널을 고급채널로 분류해 비싼 요금을 내도록 유도하거나 갑작스레 특정 채널을 삭제하는 등 채널변경에 따른 불만(106건)이 뒤를 이었다. 케이블TV와 인터넷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콤보상품이 일반화되면서 위약금이나 계약 해지 관련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
◇공정위 “독점폐해 심각” VS 방송위 “공정위는 케이블 시장 잘 몰라”
몇년 전만 해도 시청자가 거주지역의 여러 유선방송이나 케이블방송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었지만 출혈 경쟁을 거치며 자본력 있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만 독점적으로 살아남았다. SO들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란 이름으로 몸집을 불렸고 독점력을 키워 요금 기습 인상 등을 시도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케이블TV 시장에 대한 경제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독점의 폐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독점지역의 수신료가 경쟁지역보다 비싼 반면 오히려 제공 채널 수는 적다는 것이었다.
전국 77개 방송구역 119개 케이블TV 업체 중 44개 구역 53개 업체는 독점적인 케이블방송권을 갖고 있다. 나머지 33개 구역에만 2개 이상 SO가 경쟁 중이다. 독점지역의 평균 월 수신료는 6642원으로 경쟁구역(5789원)보다 15% 가량 비쌌다. 반면 평균 채널수는 53개로 경쟁지역보다 5개 적었다.
하지만 방송정책 주무부처인 방송위원회는 “케이블TV 요금은 지역별 특성,경제적 상황,경쟁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되는데도 공정위가 단정적인 결론을 내렸다”며 “이는 공정위가 유선방송 시장에서 발생한 자원낭비 및 사업자간 갈등,SO일원화 정책에 대한 경험 및 고찰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반박했다. 시청자 불편을 해결해야 할 두 정부 부처가 정반대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정자 실장은 “종합유선방송 약관에 6개월마다 채널을 바꿀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업체들은 이를 요금인상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MSO 독점화가 진행될수록 시청자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반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측은 “현재 유료 방송시장은 스카이라이프라는 대체제가 있어 결코 독점 시장이 아니다”라면서 “원가 상승 등에 따른 적자 해소 및 수신료 정상화를 위해 요금이 인상되고 있으며 현 요금은 해외 케이블과 비교하면 원가 이하의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 시청자는 봉?…요금 기습인상에 통장서 돈까지 빼가
[쿠키 사회] 방송위원회가 발간한 ‘2005년도 시청자 불만 처리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블TV 관련 불만은 2304건으로 전체 시청자 불만 중 33%를 차지한다. 이는 2004년보다 69%증가한 수치다. 시청자 불만이 접수되지 않은 업체는 전체 119개 사업자 중 11곳 뿐이다.
이처럼 케이블TV 사업자와 시청자의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이 최근 ‘케이블TV 방송 이용 실태조사’란 책자를 펴내며 확보한 케이블TV 시청자 피해사례는 황당하기까지 하다. 가입자 허락 없이 요금 납부 방식을 자동이체로 바꿔 인출해 가는가 하면, 채널을 임의로 변경한 뒤 요금을 올리기 일쑤고, 지상파 난시청 지역이란 이유로 비싼 요금제를 강요하기도 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 케이블 TV가입가구는 1407만 가구(2005년 12월 집계)를 넘는다.
박모씨(서울)는 지난해 초 골프 채널을 보기 위해 월 1만8600원인 지역 케이블 업체의 고급형 채널에 가입한 뒤 지로로 요금을 납부해 왔다. 고급형 채널 시청에 필요한 컨버터 보증금 3만원도 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골프채널이 나오지 않아 고급형 대신 월 6000원인 보급형에 재가입하고 컨버터 보증금 3만원을 돌려받으려 케이블 업체에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그러자 3만원이 입금되는 대신 오히려 4만5500원이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업체측은 “연체 요금을 인출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박씨는 “어떻게 가입자 동의도 없이 내 계좌에 자동이체를 설정해 마음대로 돈을 빼가냐”며 소시모에 하소연했다.
김모씨(경기)는 평소 월 2700원인 케이블TV ‘경제형’ 채널에 가입해 스포츠 방송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업체측은 경제형에 속해 있던 스포츠 채널을 월 1만5000원인 고급형으로 바꿔버렸다. 김씨 아파트는 전 가구가 경제형 채널에 단체로 가입돼 있었다. 저렴한 경제형 채널로 가입자를 한꺼번에 확보한 뒤 임의로 인기 채널 공급을 중단해 고가 상품에 가입토록 유도한 것이다.
이모씨(경기)는 올 초 값싼 의무형 채널을 신청했다가 업체로부터 거절당했다. 이씨가 사는 곳이 지상파 난시청 지역이라 의무형엔 가입할 수 없으며 고급형을 선택하면 설치해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씨가 “방송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얘기하자 이 업체는 의무형으로 케이블을 설치해주겠다고 말을 바꿨다.
자동이체를 강요하는 사례도 많았다. 소시모는 ‘케이블 TV방송 이용 실태조사’에서 서울 강남구 강서구 강북구 구로구 노원구 성동구 성북구 등의 케이블 업체가 자동이체를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이체로만 가입을 받거나, 자동이체를 하지 않으면 4만원대 설치비를 내도록 하는 식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올 상반기 접수된 케이블TV 관련 민원 558건 중에는 ‘갑작스런 인상’ ‘고급형 요금제 유도’ 등 요금에 관한 불만이 168건으로 가장 많았다. 영화 골프 바둑 등 특정 채널을 고급채널로 분류해 비싼 요금을 내도록 유도하거나 갑작스레 특정 채널을 삭제하는 등 채널변경에 따른 불만(106건)이 뒤를 이었다. 케이블TV와 인터넷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콤보상품이 일반화되면서 위약금이나 계약 해지 관련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
◇공정위 “독점폐해 심각” VS 방송위 “공정위는 케이블 시장 잘 몰라”
몇년 전만 해도 시청자가 거주지역의 여러 유선방송이나 케이블방송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었지만 출혈 경쟁을 거치며 자본력 있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만 독점적으로 살아남았다. SO들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란 이름으로 몸집을 불렸고 독점력을 키워 요금 기습 인상 등을 시도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케이블TV 시장에 대한 경제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독점의 폐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독점지역의 수신료가 경쟁지역보다 비싼 반면 오히려 제공 채널 수는 적다는 것이었다.
전국 77개 방송구역 119개 케이블TV 업체 중 44개 구역 53개 업체는 독점적인 케이블방송권을 갖고 있다. 나머지 33개 구역에만 2개 이상 SO가 경쟁 중이다. 독점지역의 평균 월 수신료는 6642원으로 경쟁구역(5789원)보다 15% 가량 비쌌다. 반면 평균 채널수는 53개로 경쟁지역보다 5개 적었다.
하지만 방송정책 주무부처인 방송위원회는 “케이블TV 요금은 지역별 특성,경제적 상황,경쟁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되는데도 공정위가 단정적인 결론을 내렸다”며 “이는 공정위가 유선방송 시장에서 발생한 자원낭비 및 사업자간 갈등,SO일원화 정책에 대한 경험 및 고찰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반박했다. 시청자 불편을 해결해야 할 두 정부 부처가 정반대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정자 실장은 “종합유선방송 약관에 6개월마다 채널을 바꿀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업체들은 이를 요금인상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MSO 독점화가 진행될수록 시청자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반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측은 “현재 유료 방송시장은 스카이라이프라는 대체제가 있어 결코 독점 시장이 아니다”라면서 “원가 상승 등에 따른 적자 해소 및 수신료 정상화를 위해 요금이 인상되고 있으며 현 요금은 해외 케이블과 비교하면 원가 이하의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