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은 오빠에게

박주희2006.09.08
조회15

오빠가 멀리 가 버린지도 벌써 네번째의 추석이 다가온다.

오빠는 지금 어디에 있어?

우리 사는 게 그곳에서 보이는지...

 

조금 있음 엄마 환갑이야.

그날 분명히 엄마는 또 오빠를 생각하며 많이 우실거야.

고생만 하다 보낸 큰 아들이라면서 말야.

 

한때 우리가 엄마를 많이 미워 했더랬는데

엄마도 사는게 쉽지는 않았을 거야.

그땐 정말 이해가 안되었는데

내가 결혼을 하고 보니

쉽지 않았다는 표현보다 정말 살기가 힘들었을 거 같더라고.

나는 지금 그래서 어린 시절의 엄마를 많이 용서했어.

그리고 안쓰러워서 같이 술도 마시고 그래.

엄마가 오빠를 먼저 멀리 보내고

술 없이는 단 하루도 제대로 잠을 못 주무셔.

알지?

오빠는 우리의 조상이 되었으니 알겠지...뭐든.

 

솔직히

나도 다섯 살이나 더 많은 오빠에게 함부로 해서 많이 미안하고

마지막 가던 그 때 생일을 잊고 있어서 너무 미안했어.

마지막 통화 내용이

오빠 생일 이야기 였는데...

추석 때 술 한잔 하며 서로 신경 못 써 준 거 달래 주자 했는데

먼저 훌쩍 떠나고...

 

지난번에 남편이랑 포항을 가면서 오빠가 마지막으로

누워 있던 자리를 지나갔어.

진정 그런 날이 있었는지

오빠가 나랑 29년의 세월을 함께 했었는지

솔직히 믿어지질 않더라고.

그래도 가끔씩 떠오르는 기억이 있는 걸 보면

오빠란 사람이 있었구나 싶어.

 

내겐 삼베에 싸인 오빠의 모습 밖엔 없네.

슬프게도...

온전한 마지막 모습도 못 보고...

 

오빤 다음 생에도 엄마의 아들로 태어난다고 그랬다며?

난 싫다

전생에 지은 죄가 많아 이렇게 만났는지 모르지만

이젠 되었다고 생각해...

난 지옥행을 예약했는데

혹시나 염라대왕이 용서하셔서 세상으로 다시 보내 주신다면

누군가의 이마에 땀방울 식혀 줄 수 있는 바람으로 태어나면

좋겠어.

 

오빠!

작은 오빠 사는 모습도 보여?

솔직히 어릴 때부터 약해서 엄마가 뭐든 우리보다

작은 오빠를 우선시 했는데...

그 오빠가 지금은 많이 힘들게 사네...

가족 모두가 아파서...

작은 오빠가 결혼하고 집에 관심이 없는 듯이 보일 땐 미웠는데

지금은 많이 안쓰러워.

오빠!

힘이 있다면 작은 오빠 좀 보살펴 주라.

 

오늘따라 오빠 생각에

가슴이 아프네.

오빠만 생각하면 늘 가슴이 아프고

소리내어 울게되더라구...

 

남편도 가끔

삼베로 싸이기 전의 그 마지막 모습이 꿈에 보여

많이 안쓰럽다고

살아 있으면 좋은 세상 보고 살았을 거라고 하네...

 

힘들어도 살아야 할 이유가 그거겠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있을 거라는 거.

 

오빠도 멀리 가지 말고

조금 힘들어도 엄마랑 함께 좀더 같이 이 세상을

바라보고 살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많이 아쉽고 또 슬프네.

 

오빠...

지금은 어때?

그나마 이승의 삶보다 편했음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