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기 34..광주여

강정모200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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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강을 건너지 않으면 내가 파멸할 것이고, 저 강을 건너면 인간세계가 파멸할 것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저 강을 건너가라. 카이사르가 루비콘 강을 건너며 했던 말이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온전함을 위해 로마 전체를 내전에 빠뜨린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는 1년 이상 끌었던 로마 내전 내내 적들의 목숨을 중하게 여겼고, 잡은 적장을 풀어주었으며, 포로들을 예로 대했다. 왜냐, 같은 국민, 자신의 동포들이었으므로. 영웅의 삶에는 민중의 피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그 피로 이루어낸 열매가 너무나 크고 달콤하기에, 영웅이 마신 피는 세상을 구원한다. 전두환은 20여년 전 광주 시민들을 상대로 발포했다. 자신의 야욕을 위해서, 일신의 권력을 위해서, 자신의 권력 찬탈 야욕에 레드 컴플렉스를 덧씌워 죽어가는 이에게 마져 국가에게 배신당했다는 울분을 던져주는 짓을 서슴치 않았다.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는 국민의 목숨따위 파리목숨으로 여겼고, 그 피로 얻어낸 결과로 이뤄낸 것이라고는 미국에 충성하고 사회를 상처와 부패로 방치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전두환 정권 유지를 전재로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요구했고, 전씨는 군인 정신을 잃고 OK했다.) 지역감정. 나는 지역감정 이야기가 나오면 말하곤 했다. 우리(부산)는 별로 신경안쓰는데 광주 놈들만 지랄한다고. 지금에 와서야, 무릎꿇고 사죄드린다. 정말 진심으로 내 죄를 빌고 싶다. 나는 몰랐다. 그것이 죄다. 한일감정. 우리(한국) 혼자 열볼나게 지껄여대면 매스컴에서 들려주는 일본 국민들의 태도는 한결같다. 잘 몰라요. 별로 관심 없어요. 어쩌면 그들은 내가 광주인들에게 가진 심정과 똑같은 감정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우리 윗세대가 뭔가를 한 것 같은데, 어쨌든 나하고는 관계없는 일이잖아. 뭘 그리 열을 내나. 좋은게 좋은거 아냐? 그렇게 우리의 외침은 메아리가 되어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 지언정, 그들에게 가닿지 못했다. 몰랐기에 용감했다면, 알아버린 지금은 주체못한 울분에 치가 떨린다. 어떻게 그런 짐승못한 못한 자식이 버젓히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나. 어떻게 그런 놈들에게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아직도 각하 칭호를 붙여가며 굽신거리나. 어떻게 그런 살인마가 아직도 살아 있을 수 있느냐 이말이다. 유영철이니 정치범 빨갱이니 잘도 목을 메달아 대면서 어떻게 그런 대머리 자식 하나 처벌 못하나 이말 이다. 이러고도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사법부가 제대로 기능하는 민주주의 국가냐 이말이다. 씨발. 죽어간 이들에게 너무나 송구스럽다. 한때나마 그들의 죽음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내가 부끄럽다. 그런 자식하나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증오한다. 머리싸메고 공부해서 사법부로 들어간 검사들은 죄다 허수아비 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