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지도의 방법

권오섭200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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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지도의 방법
   

 꼼꼼히 쪼개어서 읽기

  독서란 하나의 긴 여정(旅程)과 같다. 출발 전에 준비를 얼마나 꼼꼼히 하느냐에 따라 그 여행의 성패가 결정되듯이 독서 또한 마찬가지이다. 글의 제목을 보고 배경 지식을 잘 떠올려 보는 일은 여행 내용을 미리 상상해 보는 일에 해당된다. 읽는 목적을 확인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파악할 것이지를 생각하는 것은, 여행 출발 직전에 여행 일정을 확인하고 준비물을 최종 점검하는 것과 같다.
글이란 그것을 구성하는 하위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글의 내용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글의 하위 구성 요소들을 하나하나 나누어서 독해해 나간다.


   쪼개어 나누어서 읽기를 하는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글 속에 나오는 단어의 의미를 파악한다.
· 신문, 잡지 등 다양한 자료를 읽고, 학습 어휘 목록집을 만든다.
·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을 연결하는 표지를 찾고 그 관계를 이해한다.
· 문단별 중심 내용과 이를 뒷받침하는 세부 내용을 확인한다.
· 문단 또는 소제목별 내용을 간추린다.
· 지식, 경험, 문맥, 단서 등을 활용하여 생략된 내용을 추론한다. 
 
  
 통합하며 읽기

  글의 구성 단위들을 꼼꼼하게 살펴서 독해하는 방식을 ‘쪼개고 나누어 읽기’라면, 이것과 상대적인 성격을 띠는 독해 방식이 ‘통합하여 읽기’이다. 이는 글의 전체적인 내용 흐름과 의미 방향을 먼저 포착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독해 방식이다.
따라서 단어나 구절의 세세한 의미 해석에 치중하기보다는 독자의 글에 대한 배경 지식에 의존해서 글의 중심 내용을 아는 것을 중시한다. 따라서 글 전체의 구조를 거시적으로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둔다.


   통합하며 읽기의 구체적 독해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긴 글 다 읽고, 글 전체 내용 요약하기
· 좋은 요약문의 요건에 대해서 토의해 보기
· 글의 전개 방식과 구조적 특성 이해하기
· 내용의 지도 그리기(mapping), 글의 구조 도표화하기(graphic organizer)
· 글의 주제를 파악하고 시대적 역사적 의의 논하기
· 글의 내용을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과 관련지어 이해하기
 
  
 감동하며 읽기
 
일반적으로 이야기나 시를 읽을 때 구체적인 정보를 얻는 데에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그러기보다는 작품 전체의 분위기나 의미가 우리의 마음에 인상 깊게 와 닿는 경험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이처럼 문학 독서를 할 때, 글의 분위기나 주제에 우리의 정서가 감염되는 듯한 경험을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 글을 다 읽을 무렵에는 어떤 특정의 느낌이나 인식이 우리의 마음에 크게 울리어 퍼지는 것을 경험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정서나 정신이 한결 정화되고 고양되는 경험을 한다. 우리는 이를 감동이라 한다. 따라서 글 읽는 사람의 마음이 글의 내용에 잘 공감하는 과정을 가짐으로써, 책읽기를 통해서 마음의 울림을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

독서에서 얻는 감동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문학 독서를 할 때, 문학 속에서 우리들 삶의 총체적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고 느끼는 감동이 있는가하면, 인간과 세계를 애정 가득한 눈으로 파악하려는 시인이나 작가의 감수성에 동감하는 감동이 있다. 그런가하면 독서를 통해 인간의 정신세계를 만남으로써 인간을 더 잘 이해하고 인간이 만들어 놓은 온갖 정신문화에 대한 새로운 앎과 깨달음을 얻는 데서 오는 감동도 있다. 또 책을 통해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또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자연 과학의 세계를 이해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우리는 어떤 지적 감동을 경험한다.

감동하며 읽기가 성공하려면 진지한 독서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진지한 독서 자세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독서하는 사람, 즉 독서 주체의 독서 의지가 분명하고 독서를 능동적으로 할 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분위기나 인물, 사건 등의 특성을 알고 그 묘미를 맛보려는 자세도 감동하며 읽기의 중요한 요건이다.


   독서에서 얻는 감동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 작품 속으로 독자의 체험 세계를 비추어 보는 데서 오는 공감과 감동
· 슬픔이나 기쁨의 정서를 순수하게 맛보는 데서 오는 감동
·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얻는 데서 오는 지적 감동
· 자아와 세계를 성찰하고 어떤 인식을 가지게 되는 데서 오는 감동
· 실용적 정보나 기술을 터득하는 데서 오는 생활적 감동
· 책 뒤에 놓인 작가의 인간과 사상을 이해하는 데서 오는 감동 

 


  
 평가하며 읽기
 
책을 읽는다고 해서 모든 책읽기가 다 같은 수준은 아니다. 글의 내용을 단순히 따라가기에 급급한 독서는 아직 미숙한 독서이다. 책의 내용에 깊이 몰두한다고 해서 다 성공적인 독서가 되는 것도 아니다. 책의 내용 속에 일방적으로 빠져들어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면, 그 책읽기는 그다지 발전적이지 못하다. 책 속에 독자가 함몰되어 독자의 주체가 살아나지 못하는 독서이기 때문이다.

성숙한 독자는 글을 읽는 과정 내내 스스로 판단하기와 평가하기를 함께 해 나간다. 즉 독자가 책 속에 들어가 있으면서 동시에 책 밖에 나와 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책을 읽고 있는 독자가 책 밖으로 나와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독자가 지금 자신이 읽고 있는 독서의 내용을, 자신의 한 단계 더 높은 정신의 수준에서, 판단하고 조정하고 평가하며 읽을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학교에서 독서의 원리와 기술을 배우는 것도 이러한 ‘평가하며 읽기’의 능력을 갖추고자 하는 데에 있다고 하겠다.

평가하며 읽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우선 글의 내용이 타당한가, 글 속의 주장은 공정한가, 동원된 자료는 정확하고 적절한가 등을 따져서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또 소재나 주제가 같은 글을 여러 편 읽을 때는 글쓴이의 관점이나 논조, 문체 등에서 어떤 차이가 잇는지를 살필 수 있어야 한다. 문학 작품 따위를 읽을 때는 인물의 성격, 행동, 의도 등을 파악하며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더욱 정교한 ‘평가하며 읽기’가 되기 위해서는 글을 읽고 글의 분위기나 구성과 표현 등의 특질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글의 의도와 목적 등에 대해서도 심층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글에 숨어 있는 의도까지도 판단하고, 글 속의 주장이 믿을 만한 것인가를 판단해 보도록 한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는 주어진 글을 어떤 상황에서 수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평가하며 읽기의 구체적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내용의 타당성과 공정성을 판단 평가하며 읽기
· 자료가 정확한지 판단 평가하며 읽기
· 내용 및 자료가 적절한지 판단 평가하며 읽기
· 글의 논조, 관점 문체 등의 차이를 판단 평가하며 읽기
· 인물의 성격, 행동, 의도를 파악하며 읽기
· 글의 분위기를 파악하며 읽기
· 글의 구성을 판단 평가하며 읽기
· 글의 의도나 목적을 판단 평가하며 읽기
· 글에 숨어 있는 필장의 의도 파악하며 읽기
· 주장의 신뢰성 판단하며 읽기
· 글의 수용 가능성 판단하며 읽기


 학습하며 읽기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무엇인가를 머리 속으로 기억하고 익힌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배우는 일과 같은 것이다. 배우는 일이란 무엇인가? 배우기 위해서는 우리들 머리 속에서 앎의 작용이 일어나야 한다. 현대 심리학이 독서의 과정을 앎의 작용이 일어나는 ‘인지적 과정’이라고 밝힌 것도 이를 입증한다.

그러나 배운다는 것, 학습한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나 지식을 기억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어떤 현상을 판단하여 인식하는 것도 학습에 들어가고, 가치를 판단하여 어떤 태도를 가지게 되는 것도 넓게는 학습에 해당한다. 그래서 배운다는 것을 넓게 보면 우리의 전인적 인격을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 된다. 그래서 배우는 일, 학습하는 일은 그 자체로 고상하고 가치 있는 일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우리 옛사람들은 책을 읽는 것 그 자체를 경건하고 진지하게 생각했다.
인간은 직접적 체험으로 배우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배우는 일은 책을 읽는 일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더구나 현대 사회에서는 폭주하는 지식과 기술을 학습하는 데는 독서에 의존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또 이렇듯 복잡한 인간의 삶의 본질과 정신들을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데는 독서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의 삶의 본질과 정신을 탐구하려는 노력이야말로 의미 있는 학습 노력이라 할 수 있다.

무엇인가 학습하기 위해서 독서를 할 때는 학습의 목적을 잘 살려서 독서를 해야 한다. 예컨대 정보 자체를 정확히 아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독서라면 꼼꼼히 읽는 독서를 해야 한다. 만약 자연 생태를 학습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동식물 분포, 기후, 토양, 먹이사슬, 주민 생태 등의 현상을 서로 잘 관련시키며 종합하는 독서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또 학습하기 위해서 읽어야 할 자료가 어떤 종류의 자료인지를 결정하고, 그것에 알맞은 독서 방법을 택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읽어야 할 자료가 기사인지, 논설문인지, 광고문인지, 보고서인지에 따라 읽기 전략이 달라진다. 기사는 사건의 내용과 개요를 파악하는 읽기 전략이 있어야 하고, 논설문은 논리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학습하며 읽기의 방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무엇을 배울 것인지(학습의 목적)를 분명히 하며 읽는다.

· 실용 정보 습득을 위한 독서
· 지식 학습을 위한 독서
· 가치 학습을 위한 독서
· 현실 인식을 위한 독서
· 학교에서의 교과 학습을 위한 독서


   읽을 자료의 성격에 따라 읽기 전략을 조정한다.

· 교과서 읽기 : 원리 이해하기에 중점을 두어서 읽는다.
· 신문 기사 읽기 : 사건의 개요와 성격을 파악하며 읽는다.
· 논설문 읽기 : 주장의 타당성과 논리성을 파악하며 읽는다.
· 광고 읽기 : 정보의 정확성과 적절성을 파악하며 읽는다.
· 보고서 읽기 : 보고 내용의 타당성과 유용성을 파악하며 읽는다.


   학습하며 읽기의 효과

· 학습이 독서 속에서 생활화된다.
· 각자의 학습 방법이 스스로 발전한다.
· 학습의 자료를 스스로 선정하고 활용할 수 있다.
· 탐구하는 정신이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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