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그 영원했던 하얀 빛

이대균2006.09.10
조회26
마지막, 그 영원했던 하얀 빛


7월 30일 일요일 날씨 흐림 하지만 더움.

그녀를 만나러 갔다.
대원들에게 거짓말을 한 체.
내 가슴속에 품은 단 한 명의 사람.
또 한 사랑을 책임져야할 사람이 아프댄다.
내가 있어야 했다.
내가 멍들게 한 그 상처

내가 고쳐줘야 한다고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원하지 않았더라도 내가 원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아집이자 고집이었다.
그래도 난 갔다.

망가진 눈을 애써 감추려
저절던 발을 멀쩡한 척 애쓰려
아팠던 가슴을 쥐어가며..
그렇게 향했다.

우린 대장정 그 마지막 날을 되짚어 올라갔다.
버스 안에서 눈물이 절로 나왔다.
그녀는 모른 체했다.
아니 못 봤을 것이다.
왜 내가 흘렸을까?

망우리를 건너 구리시를 통과하고
남양주로 버스는 향했다.
내가 갔던 길을 차근차근히 설명해주었다.
구슬픈 이별노래를 함께 들으며..
그녀는 즐겁지 만은 않은 것 같다.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지만 난 잡고 싶었다.
그때는 그것이 최선인 줄 알았다.

양수리 도착..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그 곳.
서로 각기 먼 지역에서 태어나
경험도 달리 하고
흘러나온 환경도 달리 했지만
결국 만나는 그 곳.
그곳의 의미를 설명하려...

그렇게 하루도 지나고..
8월이 지나고...

 

2006년 8월의 어느 날
마지막 날에
하늘에서는 비가 내렸다.
그 날..
Kiss off The Rain..........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분명 의지가 있다.
그 마지막 날에도 나 대신 하늘이 울어 주었고

난 받아들였다

이제야 깨닫지만 물은 한강에서 만나

서해로 다시 흩어진다는 것.
그렇게 인생은 만났다가도 서로 헤어진다는 것.
이제 망망대해로 놓인 그녀와 내가
다시 만날 희망이 남아있는 건
바다에서 흩어진 물이 다시 만나기와 같은 것..

간절한 나의 바램은 나라도 가슴속에 묻고 살아..

어떻게든 살아서
행복만을 빌어주기...
저 바다를 보면서...
찾게 될 바다의 의미는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말기..
걷게 될 나의 대장정은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말기...
앞으로 슬퍼하지 말기..

 

7월29일 흐림 그리고 햇살.
그 마지막 날.

우리 모두 전원 행군참여를 위해 운전자로 도와주실

01학번 일환선배가 새벽에 오셨다.
마지막 체조를 하고 마지막 구호를 외치고 출발.

모두가 똑같은 옷을 입고 팔당에서 나왔다.
덕소로 가는 길.
우리가 들었던 자랑스런 깃발을 나부끼며.
한 없이 걷는다.
그 동안에 쌓였던 울분을 토해 내가며.
우리는 걷는다.
그리웠던 이들을 다시 찾기 위해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려 걷고 또 걷는다.
도로위에 굳세게 피어난 저 잡초도
우리를 뜨겁게 달구었던 그 아스팔트도
가슴 시원하게 적셔주던 그 바다에
원망을 많이 샀던 먹구름들..
하나하나씩 가슴속에 아로 세기며 소중히 옮기고 있다.

다른 대원들은 저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대들은 무엇을 보았는가?

남양주시 통과..
이제 그럴싸한 시내길만 눈에 들어온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우리를 신기한 듯 쳐다봤고
우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부끄러워 할 줄 알되 쑥쓰러워 하지말라.
세상 앞에서 당당해 지라는 이야기이다.
비겁하게 숨지 말고 뜻을 만천하에 펼치라 이야기이다.
우리는

단순 극기훈련을 위해서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걷는 것이 아니다.

가족의 의미를 되찾고
옛길을 다시 되찾으며
우리 국토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우리는 걷는 것이다.

우리의 시작은 미비했으나
최악의 조건 속에서
최고의 단합과
최고의 길을 걸은 우린
최고의 대원들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나는 그들의 리더도 선구자도 아니다.
단지 기억되는 한 사람이고 싶었을 뿐..

우리는 인정해주고 알아주는 사람들은 흔하지 않다.
소규모 자체행사로서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발로 뛰니.
거기에 지리학과 동문회 선배님들, 그리고 교수님들, 졸업하신 선배님.
학교다니는 선배, 후배, 그리고 동기 그리고 가족...
마지막으로 우리 자신들..
모두가 생각났고 눈앞을 가렸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 얘들아?

구리시 도착..
운영진 모두가 핸드폰의 전원이 없다.
간간히 연락되는 건 부단장의 핸드폰 배터리 한 칸..
우리를 도와주신 여러분들이 어렵사리 연락이 되었고
언제 올지 모를 우리를 위해
학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 입성..
대원들은 힘들어하는 표정이지만 미소가 가득했다.
망우리 고개에서 느끼는 감동은 앞으로 더하리라..

서울 주변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그 식사를 준비해주는 데 도와주신 종걸이형, 일환이형, 그리고 첫날 배웅왔던 5기 부단장 성지혜 국토대장정을 3번완주한 문영롱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입성소식을 듣고 급히 온 학군단 한세효군... 식사를 마쳤다.
학교에서 1기 재욱선배님과 승진선배님..그리고 응원와주신 모든 동기 선배님들.. 그리고 새내기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다.

 

 

 

 

 

 

서울 회기동.
대원들은 믿기지 않는다.
가까워 질수록.
우리는 말이 없어졌고.
일렬로 나란히 걸을 뿐.

 

‘도로점거합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매미소리 마저도
두눈을 크게 뜨고 걸었다.
.
그 뒤로 아무 생각 없었다.
.
.
.
.
저 하얀 빛이 내게 인도하고 있었다.

우리의 완주와 영광은 6기 국토대장정 옛길도보답사 대원들과 함께..

“해산“

 

 

 

 

 

 


 

마지막, 그 영원했던 하얀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