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만나러 간 날, 하늘에 구멍이 뚫렸나 확인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억수같이 쏟아진다는 ‘억수’가 그렇게도 가슴에 와닿은 적이 없었다. 비는 마구마구 퍼붓듯 내리고,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신경옥 씨의 작업실은 비 쏟아 붓는 하늘과 꽤 가까운 곳에 있었다. 고급스러운 멋이 풍기고 오밀조밀한 예쁜 숍들로 들어찬 신사동 가로수길 근처에, 그러니까 그녀가 운영하는 와인바 ‘19번지’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신경옥 씨의 새 작업실이 있다. 건축법상으로는 어찌 정해져 있는지 모르지만, 작업실이 있다는 6층짜리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게다가 그녀의 작업실이 바로 6층인 것을…. 설마 7층부터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라는 잔인한 법규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면서 내가 정말 신경옥 씨를 만나러 온 게 맞구나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다.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꼭대기에 작업실을 얻는, 어찌보면 무모할 수 있는 용감한 결정이 그녀와 닮았구나 싶었다. 그녀든, 그 곳을 찾는 낯선 이든 불편하리라는 생각 안했을까, 정말 혼자만 꼭꼭 숨을 수 있는 놀이터가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6층 작업실 안이 궁금했다.
1* 마음에 드는 것은 곧장 산다는 그녀. 신문지 안에 곱게 쌓아 둔 유리를 꺼낸다. 알록달록 꽃이 칠해진 유리판은 또 어디서 구한 것일까? 가구 문에 끼우면 예쁠 거라는 얘기에 다시 보니 정말 그렇다. 유치하다 느껴졌던 유리판 그림이 화려하고 여성스럽다. 2* 소박한 것이 주는 아름다움은 질리지 않아 좋다. 초록 빛깔 유리병 안에 꽂힌 한 송이의 꽃. 저렇게 색깔 고운 병이라면 그냥 두어도 멋스럽고, 재미없게 생긴 평범한 꽃 한 송이도 갑자기 특별해질 것만 같다. 3* 두 달 전쯤 새로운 작업실을 찾아 이사 왔다. 여자 혼자 살았다는 이 집의 옛모습은 없고 신경옥 씨의 작업 공간으로 변해 있다. 혼자 놀려고 이사 왔다는 그녀는 하루새 작업실 인테리어를 끝마친 부지런쟁이다.
4* 수납을 위해 가구를 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무배를 세워 놓은 듯 재미난 모양새의 틀에 타월과 비누류를 정리해 넣었다. 욕실 입구의 벽 모서리에 세워 두니 잘 어울린다. 나지막한 책상 위에 놓인 아기자기한 거울도 눈길을 끈다. 5* 신경옥 씨의 개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는 자유로운 상상력에 있다. 주전자는 어느새 화분으로 변신했다. 찌그러진 대로, 희끗희끗 칠이 벗겨진 대로 놓여 있는 주전자는 정크 분위기 연출을 위한 소품으로 좋다. 6* 가느다란 잔가지라도 실내에 두면 푸릇푸릇한 기운이 전해지는 듯하다. 풍성한 꽃다발이 아니라도 좋다. 동글동글한 돌멩이 몇 개와 푸른 잎사귀만으로도 실내 안에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7* 예전에 싱크대가 놓여 있던 자리의 수전을 떼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주거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서 주방은 없애고 앤티크한 느낌의 세면볼로 그 자리를 대신한다.
화제의 인테리어 무크 ‘신경옥 스타일 Interior Best’
화제의 인테리어 무크 ‘신경옥 스타일 Interior Best’ 출간한
신·경·옥
“하루 만에 뚝딱 만든 나의 놀이터, 나의 작업실”그녀를 만나러 간 날, 하늘에 구멍이 뚫렸나 확인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억수같이 쏟아진다는 ‘억수’가 그렇게도 가슴에 와닿은 적이 없었다. 비는 마구마구 퍼붓듯 내리고,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신경옥 씨의 작업실은 비 쏟아 붓는 하늘과 꽤 가까운 곳에 있었다.
고급스러운 멋이 풍기고 오밀조밀한 예쁜 숍들로 들어찬 신사동 가로수길 근처에, 그러니까 그녀가 운영하는 와인바 ‘19번지’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신경옥 씨의 새 작업실이 있다. 건축법상으로는 어찌 정해져 있는지 모르지만, 작업실이 있다는 6층짜리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게다가 그녀의 작업실이 바로 6층인 것을…. 설마 7층부터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라는 잔인한 법규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면서 내가 정말 신경옥 씨를 만나러 온 게 맞구나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다.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꼭대기에 작업실을 얻는, 어찌보면 무모할 수 있는 용감한 결정이 그녀와 닮았구나 싶었다. 그녀든, 그 곳을 찾는 낯선 이든 불편하리라는 생각 안했을까, 정말 혼자만 꼭꼭 숨을 수 있는 놀이터가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6층 작업실 안이 궁금했다.
1* 마음에 드는 것은 곧장 산다는 그녀. 신문지 안에 곱게 쌓아 둔 유리를 꺼낸다. 알록달록 꽃이 칠해진 유리판은 또 어디서 구한 것일까? 가구 문에 끼우면 예쁠 거라는 얘기에 다시 보니 정말 그렇다. 유치하다 느껴졌던 유리판 그림이 화려하고 여성스럽다.
2* 소박한 것이 주는 아름다움은 질리지 않아 좋다. 초록 빛깔 유리병 안에 꽂힌 한 송이의 꽃. 저렇게 색깔 고운 병이라면 그냥 두어도 멋스럽고, 재미없게 생긴 평범한 꽃 한 송이도 갑자기 특별해질 것만 같다.
3* 두 달 전쯤 새로운 작업실을 찾아 이사 왔다. 여자 혼자 살았다는 이 집의 옛모습은 없고 신경옥 씨의 작업 공간으로 변해 있다. 혼자 놀려고 이사 왔다는 그녀는 하루새 작업실 인테리어를 끝마친 부지런쟁이다.
5* 신경옥 씨의 개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는 자유로운 상상력에 있다. 주전자는 어느새 화분으로 변신했다. 찌그러진 대로, 희끗희끗 칠이 벗겨진 대로 놓여 있는 주전자는 정크 분위기 연출을 위한 소품으로 좋다.
6* 가느다란 잔가지라도 실내에 두면 푸릇푸릇한 기운이 전해지는 듯하다. 풍성한 꽃다발이 아니라도 좋다. 동글동글한 돌멩이 몇 개와 푸른 잎사귀만으로도 실내 안에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7* 예전에 싱크대가 놓여 있던 자리의 수전을 떼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주거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서 주방은 없애고 앤티크한 느낌의 세면볼로 그 자리를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