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축제는 이성 교제 축제?

이영민200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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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축제는 이성 교제 축제?


 

요즘 고등학교마다 축제가 한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열리는 축제라고 보기에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데요.

네, 선정적인 게임을 비롯해 2차 술자리로 이어지는 뒷풀이까지...대체 고등학교 축제인지 가리기 힘들 정도라는데요.

최영철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하셨다고요?

 

네, 선정적인 게임이며 거리낌없이 술먹는 모습까지 교복을 벗은 학생들은 고등학생의 신분마저 벗어던진 듯 보였습니다.

특히나 고교 축제를 이성 교제를 하기 위한 좋은 기회쯤으로 여기는 학생들도 상당수였는데요.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축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시내 한 여자 고등학교, 말끔히 차려입은 또래 남학생들의 발걸음이 바쁩니다.

이들이 교내에 들어서자마자 초미니스커트 차림의 이른바 축제 안내도우미들이 남학생들의 팔을 거침없이 낚아채는데요.

 

"(남학생들이 많네요?)" "여고 축제잖아요. 남고에는 여자들이 많이 가잖아요. 저도 남자축제만 갔다왔어요. 여고축제가면 똑같은 여자잖아요."

본격적인 축제 현장!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한 동아리에서는 성인을 능가할 정도의 차림새를 한 여고생들이 게임을 진행합니다 이때 갑자기 탄성이 울려퍼졌는데요.

한 남학생이 1학년 여고생과 이른바 ‘빼빼로 게임’에 뽑혔습니다.

조금 뒤엔 풍선 터트리기 게임이 이어지는데요. 처음 보는 남녀 학생들이 거리낌없는 포옹도 서슴지 않습니다.

 

고교 2학년생 : "연속으로 (게임)했는데 빨리 먹기 이런 것 하다가요. 마지막에는 풍선 터트리기로 끝냈는데요. 좋았죠."

구경을 마치고 남기게 되어있는 방명록, 개인 휴대전화 연락처는 기본이고 미니홈피 주소에, 앞으로의 만남여부까지 적는 공간도 있습니다.

 

여고생 : "(동아리로) 제가 데리고 온 사람은 제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 데리고 오잖아요.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있으면 번호로 연락을 하는 거죠. 번호를 알면 계속 연락을 하잖아요. 그러다가 잘 되면 (만나는 거죠.)"

댄스제가 열리고 있는 또 다른 학교의 고교 축제 현장!

짙은 화장에 초미니 반바지를 입은 여고생들의 모습이 마치 성인무대를 방불케 하는데요.

찾아온 남학생들은 이성교제를 목적으로 이곳에 왔다고 말합니다.

 

"여자 보러 왔어요. 여자친구 사귀고 싶어서 왔습니다." "(휴대전화)번호 알려고 왔죠. 번호 알려고...인맥관리, 일단 여고니까.. " "꽃밭 아니에요. 꽃밭..."

학교 축제를 공공연하게 이성교제의 계기로 삼는 셈이었는데요.

 

고교 2학년생 : "마음에 들면 번호 주거나 받잖아요. 집에 가서 연락을 하다가 잘 되면 만나자... 만나서 영화보자 영화보고 놀다가 그러다 마음에 있으면 서로 한 잔하다가 사귀는 거죠."

일부라지만 여학생들 역시 이런 목적을 가지고 축제에 참여한다고 합니다.

 

고교 1학년생 : "요즘 애들이 그런 것 기대 많이 해요. 축제하면 남자친구 많이 생기고 그러니까"

여학생들이 오히려 여학교 축제를 선호하는 이유도 이런 차원에서였는데요.

 

"남자 없으면 축제를 안 가죠. 여고는 남자 애들이 여학생을 본다고 많이 오잖아요. 그것 때문에 여고를 가요. 남자들 있으니까.."

어느덧 축제도 끝나고..저마다 무리를 지어서 흩어지는 학생들..하지만 이것이 결코 오늘의 끝은 아닙니다.

삼삼오오 모여서 뒷풀이 현장으로 향했는데요.

 

여고생 "술집이요..우리가 다 사복으로 갈아입고 그러니까 몰라요 다..."

학생이 가도 되냐 라는 질문에 요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주민등록증 활용 방법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고교 2학년생 : "그냥 선배 형들 것으로 비슷한 거 있으면 87이나 이런 것 쓰고요. 안되는 것은 (주민등록번호 앞자리)88 긁어 가지고 86으로 만들고..애들 거의 다 그렇게 해요."

또, 질펀해진 술자리에서 더 나아가 상대방이 시키면 뭐든지 다하는 이른바 왕 게임 등을 뒷풀이 게임으로 즐긴다고들 하는데요.

 

고교 1년생 : "옷 벗기기 게임 아세요? 그런 것 좀 굉장히 많아요. 밖에 나가서 사람들 많은데 한 가운데서 뽀뽀하고 오기 이런 것...분위기는 거의 어른들이랑 똑같아요. 왕 게임 하다가 친해지면 언니들은 자기도 하고 그래요."

이미 수위를 한참 넘어선 고교 축제...그러나 대부분의 학교측에서는 제재가 쉽지 않다며 거의 손을 놓은 모습이었는데요.

 

고교 교사 : "학생들을 제재하려고 해도 학생들이 말을 쉽게 들으려하지 않고.. 이성들에게 잘 보이려고하고 동아리 학생들끼리 경쟁이 붙다 보니까 자꾸 자극적이고 그런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일부 학교는 축제현장마다 선생님을 배치하거나 아예 교내 학생들로 제한하는 '그들만의 축제'로 끝내는 학교도 늘고 있는데요.

이제 고교축제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금 되새겨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