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방송인 (1) - 모 아나운서

이정란200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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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가까이 방송 일을 하면서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과의 만남속에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인간으로서, 직업인으로서의

그들을 들여다 본다.

 

 

1. 모 아나운서

  (에피소드가 아나운서로서 이미지에 좋지 않을 것 같아 공개하지 않는다)

 

 그녀의 첫 느낌은 이랬다.

 

 작은 얼굴에 차지하고 있는 큼직큼직한 눈망울,

 황소의 눈처럼 곧바로 눈물 홍수가 쏟아질 것 같은 그녀.    

 예쁜 얼굴만큼, 조금은 새침한 모습을 기대했는데 너무나 털털하고

 편해서 조금은 기운이 빠지기 까지 했다. 

 

 날 그렇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뉴스 진행하기 10분전, 그녀가 메이크업과 분장, 의상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스튜디오로 향하는데  갑자기 보도국은 웃음 바다가 됐다.

 머리부터 얼굴, 옷 까지 완벽한 그녀, 다들 왜 그러지?

 시선을 아래로 내리니 웃음의 이유를 알았다.

 무릎 위에 올라오는 치마 정장을 입고, 스타킹은 무릎 아래에 라인이

 버젓이 드러나는 판타롱을 신은 것이다.

 웃음의 대상자는 주로 남자 기자들이였다. 그게 뭐냐며 물으니,

 "어차피 뉴스 진행하면 상체만 나오잖아요? "

 늘 그랬다는 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총총이 지나가는 게 아닌가?

 그런 발칙하고 귀여운 행동에 나도 어이없는 웃음을 보냈다.

 

 그러면, 일할 때는 어떤가? 

 오랜 세월,뉴스데스크에서 보여줬듯이 깔끔한 진행은 물론, 큰 눈망울 

 만큼이나  따뜻한 눈과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줄 안다. 

 알력이니, 편 가르기니 하는 단어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녀.

 여우처럼 얄밉게 굴지 않고, 그렇다고 둔한 곰도 아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필요할 때 단 한 마디 날릴 줄 아는 내공있는

 여자.

 속상한 일이 있을때 그녀와 마주하고 있으면, 괜히 친한 친구같아 

 당장이라도 다 쏟아내버리게 만들 여자. 

  

 아...에피소드만 아니여도 그녀의 이름을 공개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