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하다] 나는 니 마음의 집배원이 아니야

강인주200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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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나는 니 마음의 집배원이 아니야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것이 겁이 납니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당신에게서 도망가고 싶습니다.

사랑을 말하다...

 

이렇게까지 해야되는 이유...

있지, 그런 이유...

 

너 그런 이야기 들어봤니?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됐는데 차마 고백할 용기가 없어서

매일매일 편지를 썼대

 

오늘 파란 원피스를 입은 그대는 정말 아름다워 보입니다.

 

오늘은 그대가 누군가와 이야기하며

코를 찡그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주름이 너무 귀여워서 나는 많이 웃었습니다.

 

오늘은 하늘이 믿기지 않을만큼 우울했습니다.

그대의 기분은 우울하지 않길 바랍니다.

 

오늘은 그대의 곁을 아주 가까이에서 지나쳤습니다.

아마도 내가 누군지 궁금하겠죠?

하지만 나는 아직까진 용기가 모자라는거 같습니다.

 

아마 그 남자는 혼자서 열심히 계획했겠지

백통의 편지가 전해지는 날

장미 꽃다발과 함께 그녀 앞에 나타나리라.

그녀 앞에 무릎을 꿇으며 그 모든 편지를 바로 내가 보냈었다고...

고백하리라.

근데 백통의 편지가 다 전해지기도 전에 남자는 결심을 접어야 했어

왜냐면 그 여자가 우체부와 사랑에 빠졌거든

매일매일 그녀에게 남자의 편지를 전해주던 바로 그 우체부와...

 

문제는 그녀와 그 우체부랑 계속 행복했을까? 하는건데...

내 생각엔 그러지 못했을거 같애

왜냐하면 그녀는 우체부가 전해주는 편지를 읽으면서

행복했을거니까...

누군가가 이렇게 날 그러워하고 있구나...

가슴이 두근거렸을테니까...

아마 그녀는 그 편지를 다른 사람이 썼다는걸 잘 알면서도

어쩔수 없이 착각하게 됐을거야.

마치 그 두근거림이 오직 우체부 때문인 것처럼...

 

그러니 곧 실망하게 되겠지

 

'이 사람은 내가 코를 찡그리는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구나

 이 사람은 편지속 그 사람처럼 섬세하진 않구나

 아~ 이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구나.'

 

이 이야기가 내 이유야

그럼 이제 니가 대답해봐

나... 너한테 그 우체부 아니니?

내가 그 사람 소식 전해주고, 나하고 있으면서

그 사람하고 연결되었는거 같아서 안심되는...

너, 나 보면 가슴 떨려?

아니지...

이민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른 동네로 이사가겠다는 거야

너랑 가까이 있으면 내가 너무 위헙하니까

 

이렇게 미리 보호막을 치고, 도망을 가고,

그런 내 자신이 좀 싫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가 그대를 너무 좋아하니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나중이 너무 겁이 납니다.

그러니 그렇게 정의롭고 안타까운 얼굴로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되냐는... 그런말은 하지 말라고...

 

사랑을 말하다...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사랑을 말하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