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연구해서 말하면 좀 들어라!
태권도 역사에 대해서 논쟁하면서 가장 답답한 부분은 사람들이 태권도 역사를 오해하고 있다는 점이 아니다. 사람들이 태권도를 가라데의 아류로 이해하고, 가라데는 다시 일본 무술로 못박힌 듯 이해한다는 것, 그것도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아니다.
태권도 역사의 논쟁에서 가장 답답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람들이 증거와 논리가 분명한 주장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장 답답한 점은, 자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하고 단편적인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더 많은 연구에 기초한 올바른 주장을 무시한다는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 틀린 것일 수도 있고, 그래서 서로 같이 확인하며 진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그냥, 자신들이 우연히 들은 내용, 때로는 한 때 태권도가 전통무예라고 믿었었는데 그게 아니더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믿는 것, 그런 내용들에 집착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여러 가지 근거들을 내세운다. 어떤 근거들을?
광복이 되었을 때 태권도 도장을 연 사람들은 모두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가라데를 배운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거짓이다. 한 반쯤은 중국무술을 수련한 사람들이다. ("태권도 현대사와 새로운 논쟁들", 혹은 "태권도 현대사" 등을 참조 바람.)
가라데가 오끼나와에서 시작되었지만 오끼나와는 지리적으로 중국 문화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는 생각. 이것 역시 틀린 생각이다. 오끼나와는 고려와 조선의 문화적 정치적 영향을 훨씬 더 강력하게 받았다.
태권도의 품새는 가라데의 품새와 매우 닮았다는 생각. 이것은 일부 사실이지만, 가라데와만 닮은 것은 아니다. 중국 소림권의 기본 품새들(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요함.)과도 많이 닮았다.
가라데의 "가라"는 당나라를 가리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라데는 중국에서 온 무술이라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가라"는 원래 한국을 가리키는 말이고, 그래서 "가라히토"는 한국인을 가리킨다. 중국을 가리키는 말은 따로 있고, 옛날부터 따로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권도의 기술은 품새에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태권도가 가라데에서 왔다고 말하며 품새를 가리킨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태권도 품새는 태권도에서 핵심이 아니다. 겨루기 중심의 발기술이다.
태권도의 동작은 직선적이고 끊어지는 동작이며, 그래서 택견과는 전혀 다르고 가라데와 같다고 말한다. 품새만 그렇게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태권도의 주된 움직임은 택견의 그것과 훨씬 더 비슷하다.
그러면서도 일본의 역사 전체가 한국의 역사의 지류임을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것을 들은 적은 있지만 아니라고 그냥 부정하더라.
문제는 사람들이 무엇을 믿는가가 아니다. 어떤 이유로 그것을 믿는가 하는 것이다.
나는 태권도와 택견, 가라데의 동작, 그것도 가장 중요한 겨루기 동작들을 모아서 비교할 수 있도록 동영상 자료도 수집하였고, 여러 논문들의 논거까지 확인하였다. 많은 사람들의 주장을 비교하였고, 실제로 가라데 유입론자들이 주장하는 것까지 대조하였다. 그 사람들조차도 그렇게 말한다. 광복 직후부터 태권도 도장에서는 발차기만 열심히 하였었다고.(다소 과장이겠지만, 발차기 수련이 주된 과정이었음은 분명하다.)
나도 한 때는 가라데 유입론을 믿었던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태권도가 아니라도 밥먹고 살 거리가 많은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권도 역사를 가지고 논의하는 것은 진실 때문이다. 아직도 사람들은 태권도 역사를 논하면서 가라데에서부터 중국무술까지 이어지는 각종 현란한 무협지적 지식을 자랑하면서 사람들을 설득하고 있다. 그런 것들 중 반 이상은 거짓이다. 거기에는 수벽치기는 비밀리에 전수된 전통무예이고, 기천무는 박대양 진인이 사람들의 불치병까지 고치면서 전수한 무술이라는 내용까지 들어있다.
택견의 역사 역시 그런 편견 아래에 있다. 택견의 역사를 가만히 보라. 특히 무형문화재 재정을 받지 못한 모 단체에서 주장하는 택견의 역사를 가만히 보면, 택견과 태권도와의 연관성을 부정하는 부분만 다를 뿐, 기존의 태권도 역사 서술 내용과 똑같다. 옛날 삼국시대부터 시작해서 수박을 거쳐 택견에 내려오는 것 말이다. 그런데, 사실 태권도 역사를 부정하면서 물음표를 단 부분들이 바로 그것 아니었던가? 즉 삼국시대의 무술, 고려시대의 수박의 무술이 모두 확인이 되지 않는데 태권도와 어떻게 연관된다고 할 수 있는가 하는 것. 택견과는 그 무술들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무술을 폄하하기 위함이 아니다. 태권도 역사를 보면서 공정한 시각으로 보고, 그것이 어려우면 그런 것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의 말을 들어라고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인터넷에서 자기 좋은 대로 아무렇게나 떠드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우리의 문화를 폄하하고 망가뜨리는 결과로 나타날 때에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비도덕적인 행위가 된다.
그러므로, 좀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으며 노력을 기울여서 많은 것을 알고 사태를 올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진정 제대로 알려면 한일관계의 역사부터 제대로 알아야 할지도 모른다. 아래에는 그런 노력을 위해서 필요한 일본의 역사에 대한 홍교수의 글들을 링크한 것이다. 이 역사적 진실을 이해하고 나면 왜 "가라데"의 "가라"가 당나라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가리키는 것인지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을 얻게 될 것이다.
제대로 연구해서 말하면 좀 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