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드셔서 힘드신건 이해하지만,

이지숙200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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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지하철에서 20대 중후반쯤으로 보이는 여성분이 경로석에 앉았다가

70대쯤으로 보이는 할아버님께 맞는걸 보았습니다.

다짜고짜 흰 장갑을 낀 손바닥으로 머리를 딱 하고 내리치더라구요.

그 여성분 황당해하며 다음역에 얼른 내렸습니다.

 

그 할아버님은 그 후로도 자리가 텅텅 빈 경로석에 앉아서 아무도 못앉게 하더라구요.

어느 50대쯤으로 보이는 아저씨 한분이 그 할아버지보다 더 연세있어보이시는 아버님을 모시고 그 자리 앞까지 와서 앉게해드렸습니다.

당신이 앉으시고도 한자리가 비어있으니, 그 나이많으신 할아버님은 희끗한 머리의 당신 아들분도 앉히고 싶으셨을겁니다.

그래서 힘없는 손짓으로 여기 앉으라고 하는데 장갑낀 할아버님이 안된다고 손을 내밀어 막으시는겁니다.

 

50대 아저씨는 그냥 웃으며 "저 않앉아요~" 하고 마시더라구요...

 

그후로도 지하철안은 발디딜 틈이 없었지만 그 할아버지 옆 두자리는 항상 비어있었습니다.

어느 50대 아저씨분이 한번 앉으려고 했는데, 앉자마자 손으로 등을 밀어버리더라구요.

그 아저씨분은 황당해서 "자리 비어있으니 앉을께요. 어르신 타면 일어날께요" 하고 애써 웃으시며 말씀하시는데도 그 할아버님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면서 막무가내로 밀어내시더라구요.

자신보다 나이가 많아보이지 않으면 접근조차 못하게 하시면서 말이죠.

그러니 마치 교통경찰이 흰 장갑을 끼듯, 할아버님도 일부러 흰 장갑을 끼신 것 같더라구요.

 

할아버님이 내리시고나서 웅성웅성 사람들이 많이 욕하더라구요...

 

 

저도 자리양보 많이 해보기도 하고 너무 피곤할때는 모르는척 앉아서 간적도 있지만 너무 몸이 아파 앉아있는 절, 그것도 경로석도 아닌 일반석에 앉아있는절 다짜고짜 멱살잡아 끌어내리는 할아버지도 겪어봤습니다.

아예 타면서 친구분께 그러시더군요. (절 가르키며) "저기 앉으면 돼!"

황당했지만 어쩌겠습니까... 어르신이니 양보할 수 밖에요.

 

 

어르신들께 양보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양보를 하는 것이 양보하는 사람의 진심에서 우러나와야 진정한 "양보" 가 아닐까요...

 

요즘은 공부하는 학생들도, 직장다니는 직장인들도 많이 피곤한 세상입니다..

앉아있는 사람의 상태가 어떤지 모르시면서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혀를 차며 바라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