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랑방에서 웃음꽃이 되살아나길

김철희2006.09.17
조회51

동네사랑방에서 웃음꽃이 되살아나길 바란다.

 

인력파견회사에 속한 나는 오늘 그들이 파견되어 일하라는 곳으로 향하기 위하여 동인천에서 부평으로 가는 지하철 1호선에 몸을 맡겼다. 9월1일부터 근무를 하기 시작하여 오늘로 2주째 접어든다. 첫째 주에는 관련제품을 알아두라고 해서인지 주말과 휴일도 없이 그냥 뺑뺑이로 근무를 하였다.

 

그래도 이를 나는 감지덕지해야 하는 것인지 요즘 그런 것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할 여력이 없다. 예전에는 그래도 그런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졌지만, 이젠 그런 무관심도 그저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이곳에 오게 되는 과정에서부터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늦은 나이에 일자리를 구하려다보니 참 어정쩡한 연령층이다 보니 행동하기가 여간 불편하지가 않다. 어느 때인가 동네에 있는 37세 정도로 나보다 나이어린 가장이 인근의 가게에 들러 자조 섞인 말을 하는 것을 들으며 당신은 그래도 행복한 축에 속한다고 그냥 속으로 말을 읍조린 적이 있었다.

 

간혹 늦은 시간이면 동네 가게에서 만나는 사내 3명이 있다. 한 사람은 현재 이글과 관련된 사람이고, 다른 이는 37세로 딸만 둘을 거느린 가장으로 그가 하는 일은 오래전엔 금융관련회사에 근무를 하다가 개인사정상 그만두고, 그 시점부터 오늘날까지 그는 막노동과 같은 공사판 일을 전전하고 있다.

 

그가 현재 하는 일이 매우 고되면서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고 가끔은 임금을 떼이는 경우도 허다한 그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그로서는 즐겁기만 하다고 한다. 막노동 일이다 보니 매일같이 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는 여느날에는 오래전의 했던 일처럼 고정적인 업무인 출근과 퇴근이 그리워서 지인의 소개로 여느 회사에 입사를 한 적이 있다.

 

그 회사는 하청의 하청을 하는 회사로 주. 야간 풀가동을 하는 회사였다고 한다. 많은 시간을 자유로운 직업으로 있다가 고정적인 출퇴근과 또한 자신보다 아래의 연배의 상사에게 지시를 받는 것과 한주씩 돌아오는 주.야간의 업무를 얼마간 해보았다고 한다. 그가 회사에 취업을 했다고 가게에서 만나 담소를 나누면서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에 나는 그가 얼마 견디지 못하고 그만 둘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나의 예상은 그가 2주도 안되어 그만둔 것으로 적중하였다. 자유로운 일을 하던 이들은 규칙과 지시가 통용화되고 또한 요즘 인력을 구하는 회사들의 특성상 필히 주.야간을 한다는 조건으로 채용을 하지 그렇지 않으면 서류 제출 후 연락을 끊거나 면접 과정에서 퇴출 1호 대상이 된다.

 

그러한 조건으로 막상 회사에 입사하여 일을 해보니 단순 업무에다 일은 고되고 왜 그렇게 이러쿵 저러쿵 말들은 많은 것인지 또한 오랜만에 해보는 주.야간의 일이다보니 신체리듬이 쉽게 잘 적응이 안되어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을 느낀다. 그러한 악조건을 무릅쓰고 그가 한달동안 일을 하여 수중에 넣는 돈은 고작 130만원 전이다.

 

그로써는 그 돈 가지고는 두 딸의 학원비는 물론 살림에 보탬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돈과 육체적 정신적으로 손해만 본다는 생각에 돈이 전혀 안되는 고정적인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고 토로한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지금보다 젊은 시절엔 계산적인 일을했던 그로선 짧은 시간에 여러모로 계산을 했을 것이다.

 

결국은 이래선 안되겠다 싶다는 결론에 이르자 그만두었다고 한다. 하루 일당 7만원 벌이가 되는 막노동을 하면 일은 고되지만 그래도 한달 잘 하면 월 2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기에 그 일이 낮다는 생각하에 결정을 내렸다. 그랬던 그는 지금 여느 해운업체에 들어가 출입을 관리하는 업무를 찾아 다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그의 일이 잘되기를 기원해본다.

 

다른이는 부모의 직업을 이어받아 고등기술학교를 나온이후 지금까지 한우물을 고정적으로 파고 있는 사람이다. 그의 월 보수는 그가 하기 나름이지만, 그는 하면 할 수록 늘어서 떼이는 각종 세금을 두려워한 나머지(?) 월 300만원을 넘지 않게 일을 하려는 XX 제철의 비정규직 직원이다.

 

간혹 그의 얘기를 들으면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선적으로 그는 고정적인 높은 보수를 받고 있다. 그래도 그가 생각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월 150만원 이하의 사람들이 아니다. 그와 같은 일을 하면서 정규직에다 주 5일 근무에 쉬는 날 모두 쉬면서 월 500만원 이상을 챙겨가는 XX 제철의 귀족노동자들이다.

 

그가 근무하는 XX 제철은 주5일 근무이지만 그는 거의 쉬는 날이 없다. 그가 쉬면서 간혹 가게에서 만나 담소를 나눌 때는 자신이 몸이 피곤하다거나, 또는 개인사정이 있다거나 그도 저도 아닐 때에는 불어나는 세금을 우려해 더 이상의 일을 하지 않으려 하는 때이다. 그가 요즘 많이 행복한(?) 걱정을 하고 있다.

 

이른바 오랫동안 근무하던 직장에서 떠나 좀 더 나은 보수와 작업환경을 찾아 떠나려 한다. 그런데 그가 망설인다. 그의 태생적인 온순하고 미적지근한 성격상 냉정한 결론을 못 내리고 있는 것 같다. 보수와 작업환경은 좋아질지는 몰라도 지금과 같이 자전거로 쉽게 출퇴근 하였던 상황이 자동차로 출퇴근을 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그로인해 연세 많은 나이에도 고정적인 직장인 곳을 다닐 수 있었던 그의 부친 일 때문이다. 그는 그의 부친으로 인해 그 일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그 일을 해오며 함께 한 하청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고 있었다. 그가 그 회사를 떠나면 그의 부친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되어 지금보다 열악한 상황에서 일을 해야 한다.

 

막상 그의 장래를 생각해서 떠나려니 부친의 일이 눈에 밟혀 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에 그의 모습을 도통 볼 수가 없다. 아직은 그의 깊은 고통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늘 밤이면 가게에서 만나면 캔 맥주를 하나씩 시원하게 들이키며 집으로 향하던 그를 볼 수가 없다.

 

그의 결정과 함께 일이 잘 되기를 기원해본다.

 

또한 동네 사랑방과도 같은 가게에도 요즘에도 경제불황에 우환이 겹쳐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예전에는 매일 5천원 정도씩의 매출을 올려주면 칩을 받는 횟수가 점점더 길어진다. (참고: 칩 50개를 모으면 화장지를 준다) 그런 만큼 그분이 요즘 느끼는 경제불황의 체감도는 시베리아 벌판 이상인 것 같다.

 

추석은 가까워 오는데 추석물품을 가져다 놓지를 않는 다. 예전과 같이 추석물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예전에는 늦은 시간 퇴근후에 가게에 들르면 음식과 조촐한 술잔에 담소를 나누던 동네 지인들의 모습도 찾기 어려워 점점 더 차가워지는 가을 날씨만큼 서늘해지는 것을 느낀다.

 

실제적으로 여느 분은 군에 간 아들 문제로 인해, 다른 분은 남편이 하시는 어업일이, 또한 다른 분은 오랫동안 하던일을 그만두면서 경제적인 수입이 줄어들면서 가게에 들르는 횟수들과 얼굴의 미소들이 사라진지 오래다. 이와같이 여러가지의 문제들이 얽혀지는 상황에다. 근래에 가게에 뜻하지 않은 사고가 발생됐다.

 

시어머니가 거동을 하시다 넘어져 허리를 다치시는 바람에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하루를 부부가 2교대로 근무하는 일에다가 병원에 계시는 시어머니의 병환을 돌보는 일을 하려니 많이 힘들어 하시는 것 같다. 또한 병환도 병환이지만 경제적인 지출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어서 이래저래 많이 힘들어 하시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분에게 동네 지인의 한 사람으로서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마음으로나마 용기를 잃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힘든 요즘이지만, 가게에 들르며 정겨운 술잔과 음식 그리고 정겨운 담소를 나누었던 동네 지인들의 하늘 일들이 모두 순탄하게 풀려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한국 경제의 최 첨병으로 지역의 사랑방 구실을 충실히 하였던 동네 가게와 재래시장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고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들의 얼굴에서 천근과 같은 시름의 고통이 말끔히 가시면서 가벼운 환한 미소와 여유로움이 흘러넘쳤던 예전의 그 표정들을 다시 볼 수 있기를 신의 이름으로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