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나는 당

정창영200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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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나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오네

 

안개꽃 몇 송이 함께 묻고 돌아오네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 해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 벌 해 입혔네

 

당신 손수 베틀로 짠 옷가지 몇 벌 이웃께 나눠주고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돌아오네

 

은하 건너 구름 건너 한 해 한 번 만나게 하는 이 밤

 

은핫물 동쪽 서쪽 그 멀고 먼 거리가

 

하늘과 땅의 거리인 걸 알게 하네

 

당신 나중 흙이 되고 내가 훗날 바람 되어

 

다시 만나지는 길임을 알게 하네

 

내 남아 밭갈고 씨뿌리고 땀흘리며 살아야

 

한 해 한 번 당신 만나는 길임을 알게 하네.



 

 

 

 

견우직녀의 사랑도

겨우 일년에 한번

만나는

애절하고

절절한 그리움의

길이었는데

견우만큼의 마음도

품지 못한 내가

어찌

쉽게 직녀를 꿈꿀까

 

 

한해 한번 해 입힐

베옷조차

손수 짜지 못하는 내가

어떤 약속으로

사랑을 직조하고

어떤 미래로

행복을 말할수 있을까

 

 

그저 예쁘게만 보이던

은하수

서쪽 동쪽 그 길이

실은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멀고 먼

인연의 길임을

또한 나는 모르고 있었다

 

 

이 가을이 지나고

다시 겨울을 건너면

한해 한번

당신에게로 가는

은하수 뱃길이

열리기를

그저 소망하며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