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이순신 - 102회 감상

이정연200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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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이순신 - 102회 감상

不滅의 李舜臣

                                              - 102회 재방송

 

 

 

 

 

 

어디부터 어떻게 적어야 할지 막막해진다. 장군의 마음이...

무슨 사람이 그래. 이 나라가 장군한테 해 준 것이 뭐가 있다고.

기껏 싸워서 이겨 놓으면 의심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그런 나라에 충성하는 이유가 뭐에요, 장군. 대체......

왜 그렇게 단순하세요. 보는 제가 다 답답하게...... 왜 그렇게 혼자 끙끙 앓으세요. 그러면서 단순하게 충성. 또 충성.

장군 죽일 궁리만 하는 조정에게, 왕에게....... 왜 그들을 위해 싸우냐구요.

알아요, 장군께선 백성들 위해 싸우신다는 거. 알아요. 다 알아요.

하지만, 너무, 너무 단순하세요......

이제..... 그만, 장군 몸도 좀 생각하셔야죠. 장군 스스로를 아끼셔야죠.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단순하시면 제가 너무 죄송하잖아요.

 

 

그것이었나요. 선전관과 조정, 왕에 대한 장군의 결정은 그것이었나요.

노량을 마지막 바다로 삼는 것이었나요. 그래서 그리도 노량에 집착하셨나요.

그래요. 이젠 편히 가세요.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보단, 편히 가시는 게 나을 거에요. 저 세상에 가서는 부디 행복하게, 부디 장군 몸을 좀 생각하며 사세요. 그저 편히 가세요. 흔들리는 배 위에서, 조선의 바다를 바라보며....

저 세상에서는 단순하시면 안 되요. 약속해요, 네?

 

 

세상에... 장군 같은 사람이 또 어디 있나요.

장군께서는 진정, 성웅이십니다.

저희들 마음 속에 살아 계시는, 성웅이십니다.

장군을 존경합니다. 흠모합니다. 장군과 같은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장군, 부디... 몸 조심 하세요......

존경합니다. 정말 존경합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초긴장상태였다.

얼마 전부터 계속 그런다. 아무래도 내용이 내용인지라.

김명민의 연기는, 언젠가부터 연기가 아닌 것 같다.

진정 장군의 순결하고도 단순한 혼이 씌인 것 같다.

김명민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장군......' 두 글자가 입 안을 간지럽힌다. 김명민은 이순신장군님이 되어버린 건지.

그 연기 하나하나에 장군님의 아픔이 묻어나는 듯 했다.

 

얼마나 아프셨을까. 얼마나 힘드셨을까.

속으로 얼마나 끙끙 앓으셨을까.

전란이 계속된 7년 동안......

 

102회는 그야말로 '아픔', 그 자체였다.

장군님의 아픔은 물론이고 휘하 장수들의 아픔, 살아 돌아온 한수의 아픔, 조선 수군의 아픔, 멀리 한양에서 지켜보며 발 동동 구르는 서애 류성룡 대감과 광해군의 아픔, 권율의 아픔, 이순신 장군님에 대한 질투로 눈이 먼 선조의 아픔, 서인정권을 위해 몸부림치는 윤두수와 윤근수의 아픔, 귀국하지 못하는 고니시 유키나가와 요시라, 소오 요시도시의 아픔, 장군님에 대한 증오와 경외심으로 미쳐 버린 와키자카 야스하루의 아픔, 아픔, 아픔 아픔......

아픔의 연속이었다. 이번 편은 장군님의 아픔을 중심으로 하는 듯 하지만, 둘러보면 그렇다. 모두가 아파하고 있다.

시청하는 나도 아팠다. 모두의 아픔이 느껴져서, 내 마음 속에 고스란히 전해져서. 난 너무 아팠다. 정말 아팠다.

 

계속 '아픔'으로 일관하다가 마지막엔 '감동'으로 끝난다.

이영남의 언어 하나하나가 가슴 속에 와닿았다.

칠천량에서 군사들을 모조리 잃고 돌아온 우치적을 받아준 장군.

입부 이순신을 얻기 위해 장군이라는 지위까지 내던진 장군.

김완이 불행히도 포로로 잡혀 갔다가 탈출해 왔을 때 눈물로 맞아 주었던 장군.

장군은 단 한 명의 부하도 버리지 않았건만, 명량해전 이후로 부하들은 조금씩 장군에게서 멀어져 갔고......

이영남이 '뫼시러 왔습니다'헀을 때, 장군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 분의 마음도, 내 마음과 같이, 우리 모두의 마음과 같이 아릿했을까.

 

 

드라마가 끝났을 때, 내 마음은 저려 왔고, 눈물은 안에서 삭아들고 있었다.

예고편이 시작되었을 때, '천지신명이시여, 이기게 해 주소서......'라는 음성이 내 귀를 파고들었을 때, 그만 모든 것은 끝났다.

저리던 가슴은 바닥으로 툭 떨어졌고, 녹아들던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리고는 이제............

예고편을 보는 내내, 떨어졌던 심장은 제자리 찾을 생각을 하지 않았고 눈물도 멈추지 않았다. 그저 장군의 단순함에, 숭고함에 한없이 아릿해질 뿐이었다.

이순신장군님이 되어 버린 김명민의 표정.

"적의 피로 물든 바다..... 또한 나의 피도 원할 것일세."

장군께서는 사지를 스스로 선택하신 걸까.

오라, 아득한 적이여...... 내 마지막 바다 노량으로......

철릭만을 입고 북을 치는 장군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이제 다음 주면 불멸이 끝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꼭 1년 전에도 이랬었다. 불멸이 끝난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았다.

난 벌써 두려워진다. 장군을 두 번 잃을 슬픔이, 그 아픔이.

이제 불멸이 끝나면 난 무슨 낙으로 사나.

불멸이 끝나도 세상은 돌아갈까.

 

 

 

벌써부터 가슴이 저려온다.

마음 한 구석이 공허해진다.

 

 

 

 

하지만 난 또 기다릴 거다. 장군을 기다릴 거다. 내게 오실 장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