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 좀 어떻게...

김순규2006.09.19
조회135

전에 근무하던 병원 근처에 예술고등학교가 하나 있었는데 그 곳 여학생들이 가끔 외래에 오는 경우가 있었다. 등교시간에 오거나 수업시간에 오는데 대부분 생리통이나 생리과다 등의 증상이다. 예전과 달리 초경연령이 낮아져서 ( 만 13세 전후가 많다고 한다.)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이 어머니의 손을 잡고 외래를 들어서는데 아직 어린 나이라 그 부끄러움이 대단해서 진찰하기가 참 난처했던 기억이 난다...

생리통 좀 어떻게...


 

생리를 표현한 말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생리란 임신을 하지 못한 자궁이 흘리는 눈물 이라는 귀절이다. 수정란의 착상에 대비해서 두꺼워졌던 자궁내막이 다음을 기약하며 떨어져 나오는 것이 생리니까 맞긴 맞는 말이다. 한 달에 한 번 걸리는 마법이라는 표현도 있던데 마법이라면 아프지 않아야 할터이니 마법보다는 눈물이 더 리얼하다.

 

남자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다는 생리의 고통은 크게 두가지인데 우선은 생리양이 많아서 계속 생리대를 갈아주어야 하니 사회생활이 불편해서이고 다음은 남들은 모르는 자신만의 고통, 생리통이다.단순히 피만 나오는 것이라면 이다지도 아프지는 않겠지만 생리란  자궁내막이라는 조직이 떨어져 나오면서 피가 같이 흐르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궁도 수축하게 되니 아프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예로부터 생리통에 대한 많은 민간처방이 있고 요즘에는 각종 진통제나 호르몬제가 처방이 되어서 여성만의 고통을 줄여보려고 하지만 어느것 하나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하지만 무작정 참을 수만은 없으니 비교적 효과가 있는 방법들을 소개해보자.

 

제일 쉽고 또 효과도 있는 방법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환절기나 겨울철에 생리통이 더 심하다고 느끼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여름에는 좀 편해진다고 하는 분도 많고. 몸이 긴장되어 있고 근육이 굳어있을 수록 생리통을 심하게 느끼기 때문에 핫백등으로 아랫배를 찜질해주고 좌욕이나 반신욕으로 골반근육을 풀어주면 좋다. 요즘에는 전자레인지에 넣어서 간편하게 덮힐 수 있는 젤타입의 핫백이 많아 나와있어서 사용이 편리하다. 생리기간중에는 좌욕이나 반신욕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생리기간이 다가오기 전에 집중적으로 해주고 생리가 시작되면 핫백을 사용한다.

 

생리통 좀 어떻게...


 

운동이 만병통치약이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었는데 생리통에도 도움이 된다. 평소에도 물론 꾸준히 유산소운동을 하고, 생리기간중에도 아프고 불편할 수록 운동화를 조여 신고 밖으로 나가보자. 몸도 가벼워지고 기분도 한결 안정될 것이다.

 

두통,치통,생리통에 XXX 하는 CF를 모르는 여성들은 없을 텐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두통과 생리통의 원인이 다른데 약은 한가지로 선전하는 것이다. 생리통의 근본원인은 자궁내막의 탈락에 따른 자궁근육의 수축, 그리고 혈관수축에 따른 허혈상태, 또 동반되는 통증원인물질(PG)의 분비 등등 매우 복잡하다. 그래서 생리통에 진통제(주로 ibuprofen 이나 naproxyn 계열)를 처방할 때는 환자를 진찰한 후 환자의 병리기전에 적합한 약을 고르는 것이 좋고 이것은 경험 많은 의사들도 어려워 하는 점이다. 따라서 무작정 선전에 나온 약을 사먹는 것 보다는 부끄럽더라도 자신의 건강을 위해 의사의 진찰과 처방을 받는 것이 좋겠다...  약을 먹으면 좋겠지만 중독된다고도 하고 몸에 않좋다고 해서요...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역시 근거없는 오해이니 생리가 시작되겠다 싶으면 하루 이틀전부터 미리 복용하는 것이 좋겠다. 생리통이 시작된 후 약을 먹으면 효과가 적다.

 

 생리통 좀 어떻게...


 

먹는 피임약이 몸에 해롭다는 건 오래되고 널리퍼진 (틀린)상식이다. 피임상담을 온 주부들에게 생리통이 있는 편이냐고 묻고 있다고 할 경우에 그럼 먹는 피임약을 드세요 라고 하면 대개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그거 먹으면 생리통이 더 심해진다던데요 혹은 유방암 걸린다던데요 하는 경우가 많다. 초창기 경구피임제에서 나타났던 부작용이 아직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셈인데 설득하기가 어려워서 상담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외국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에 피임제 복용율이 낮은 이유일 것이다. 경구피임제는 대단히 안전과 확실한 피임법중 하나이고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생리통이 심한 경우에는 치료제로 처방되기도 한다는 사실 !

 

음식을 가려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현미밥이나 연어, 참치, 과일이 좋고 유제품이나 동물성지방의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명상이나 요가, 스트레칭등의 건강관리법을 평소 꾸준히 실천하는 것은 상식이겠지요?

 

대부분의 생리통은 자궁 자체의 원인이지만 일부에서는 난소나 골반의 이상이 그 원인인 경우도 있다. 자궁내막증이나 난소의 혹, 골반의 염증등이 심하면 평소에도 골반통이 있고, 생리기간 근처에는 통증이 더 심해진다 .이럴 때는 산부인과의 도움을 받는게 부끄러워하다가 병을 키우는 것보다 훨씬 낫다. 성경험이 없으면 산부인과 진찰을 받을 수 없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으니 괜한 오해로 몸을 고생시켜서는 안되겠다. 심한 생리통은 분명히 병이다. 흔하니까, 참으면 되니까 하다가 뒤늦은 후회를 하는 분들을 보면서 늘 느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