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언제까지 ‘DJ 콤플렉스’에 시달릴 것인가?

최재천200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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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상배 의원의 ‘김대중 前 대통령, 이 나라를 통째로 북에 넘길 생각인가’에 대한 反論

- 한나라당, 언제까지 ‘DJ 콤플렉스’에 시달릴 것인가?

 

 

한나라당의 ‘DJ 콤플렉스’가 또다시 발동했다. 발동의 직접적 요인은 지난 16일 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분명히 할 것’이라는 사설이다. 조선일보는 북핵과 미사일 사태가 “근본적으로 자신(DJ)의 정책에서 출발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이상배 의원은 DJ에 대해 “햇볕정책이 잘못되었다고 용서를 빌지는 못할망정, 그 무슨 추태”냐는 망발을 에 남겼다. 보수신문과 한나라당의 뿌리 깊은 ‘DJ 콤플렉스’가 연속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한나라당의 ‘DJ 콤플렉스’는 자신들이 불러온 외환위기를 국민의 정부 탓으로 돌리는 ‘기억조작’, 냉전적 태도로 한반도에 핵위기를 불러온 과거를 지워버린 ‘선택적 망각’, 더 나은 외교안보 정책을 개발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하는 ‘살리에르의 적개심’이 되어 표출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아직도 모르고 있나? 공적자금이 왜 필요했나?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때문이다. 핵위기가 어떻게 시작됐나? 신한국당의 냉전적 태도 때문이다. IMF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고, 6.15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한 DJ에게 감사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들이 모인 곳이 한나라당이다. 어디에서 ‘추태’ 운운하는가?

 

이 의원은 의 논조에 따라 북한의 선군정치가 “핵과 미사일로 민족의 안보를 책임질 테니, 남쪽은 생필품과 자금을 대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최소한의 판단능력마저 상실한 것이다. ‘선군정치’가 뭔가? 경제적 위기를 군대 조직을 중심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비정상 정치논리’가 선군정치이다. 햇볕정책이 북한의 ‘선군정치’를 도운 것이 아니라, 신한국당의 냉전적 상호주의, 북한 고립정책이 ‘선군정치’를 낳았던 것이다.

 

그런데 왜 지금 DJ를 붙들고 늘어지는 것일까? 작통권 환수 문제를 두고 한미동맹의 위기라고 선전해 오던 한나라당이 “공동안보에 이상이 없고 이 문제가 정치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면목이 없어지면서, 이제 DJ 대 反 DJ라는 해묵은 버전의 편 가르기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친북좌파 3기 집권을 진두지휘해서라도 끝내 이 나라를 통째로 북에 넘길 생각”이냐는 어이없는 문구를 보면, 이미 은퇴한 옛 정객을 현실정치에 불러들여 케케묵은 색깔논쟁을 벌이고자 하는 속셈이 뻔히 보인다. DJ는 친북이고, 친북은 자주이고, 자주는 반미라는 이분법적이고 악순환적인 한나라당의 논리가 아직도 통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환란과 동란의 위기를 동시에 극복하는 데 앞장선 국가원로 DJ에게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내지는 못할망정, 자기 잘못을 모두 떠넘기는 비겁한 정치술수는 한나라당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다.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듯’, DJ의 功을 부정하면 할수록 한나라당의 입지는 수구적 극우주의로 좁아들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외교․안보 정책에 있어 대안을 내놓은 적이 있나? 한나라당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 용산미군기지 이전 문제, 전략적 유연성 문제, 한미 FTA 문제 등 모든 국가적 현안에 대해 대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 그리고선 고작 정계를 은퇴한 DJ를 깎아내리는 것을 자신들의 대안으로 삼은 듯하다. DJ를 고리로 낡은 색깔론을 부추겨 ‘남남갈등’을 일으키는 데 맹진한다. 한나라당, ‘인신공격’이 아닌 외교안보 정책의 대안을 내놓을 수 없나?

 


2006년 9월 19일

 

국회의원 최재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