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강윤기200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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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약속할 수 있니?

- 무슨?

- 내 서른 살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 쿠폴라 위에서 만나기로, 어때?

- 피렌체의 두오모? 왜 그런 곳에서? 밀라노의 두오모는 안 되니?

- 밀라노 쪽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오모이고, \

  피렌체의 두오모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두오모라고, 페데리카가 말했어.

- 또 페데리카로구나.

- 땀을 흘리며 몇 백 계단을 필사적으로 오르면,

  거기에 기다리고 있을 피렌체의 아름다운 중세거리 풍경에는

  연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는 미덕이 있다고 했어.

- 그렇다고 딱히 거기서 만날 약속은 안 해도 되잖아.

  서른 살 네 생일 때, 우리 같이 가도록 해.

- 응, 우리가 헤어지지 않는다면.

- 그런 소리 하지도 마. 꼭 우리가 헤어질 것처럼 말하네.

  네가 무슨 예언자니?

- 모르잖니, 미래 일은. 그러니까, 오늘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약속해줘.

  오늘의 이 마음을 언제까지고 간직하고 싶으니까 약속하는 거야.

  내 서른 살 생일날, 쿠폴라에서 기다려 주는 거야.

- 네가 먼저 가 있을지도 모르잖아.

- 아니, 영원히 날 마음에 간직한다면 자기가 먼저 가서 기다려 줘야 해.

- 서른 살, 앞으로 10년 후의 일인데...

 

- 츠지히토나리 5.회색그림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