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보노가 권하는 뷰티풀 마인드

신재구200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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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보노가 권하는 뷰티풀 마인드

 

정중함

 

“멍청하긴.”

“참 모처럼 만에 듣는 멍청한 말씀일세.”

“그건 틀렸어.”

“그건 형편 없는 논리야.”

“네가 한 모든 말에 대해서 나는 동의하지 않아.”

“어떻게 그렇게 멍청할 수가 있냐?”

 

 

이 모든 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거칠고 예의 없게 표현하는 방법들이다. 상대방의 맘을 상하지 않으면서도 동의하지 않음을 표현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내가 따라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문제를 바라보는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건 단 한 가지 관점일 뿐입니다.”

“이와 같은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신이 내린 결론에 대해 몇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어떤 설명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부드럽게 동의하지 않는 것도 공격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것 못지않게 유효하다. 전반적으로 볼 때, 공격적인 것보다는 부드러운 것이 더 아름답다.

 

 

이 책은 예화를 곁들인 잠언처럼 (illustrated proverbs) 읽힌다. IBM, Microsoft, Nokia, Siemens 등 세계적인 기업에서 직원들의 사고훈련 프로그램으로 채택한 에드워드 드 보노(Edward de Bono)의 How to have a beautiful mind란 책이다. 인용은 상대방의 얘기에 동의하지 못할 때 적용해야 할 화법에 대한 코칭의 한 대목이다.

 

 

강단에서 목회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말씀의 가르침이, 소모임으로 일반 교우들에 의한 나눔과 가르침으로 자리를 넓혀가면서 더 많은 역동성과 적절성을 갖게 된 것은 진정한 의미의 초기 교회의 모습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그러나 서로 격려하는 목적으로 시작한 가정 소모임들이나 구역모임들이 때로 뒷맛이 개운치 않은 입씨름으로 끝나는 경험은 누구나 한 두 번씩 겪어본 바가 아닐까. 괜히 무시당해 가면서 다시 그 모임을 찾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때에 “기도가 부족했다”느니, “성령을 덜 의지했다”느니 하는 식으로 생각하고 다른 데서 문제의 해결을 구하지만, 정작 문제의 열쇠는 아주 기본적인 데 있는 경우가 많다. 의사소통의 방식, 또는 상대의 말을 듣고, 답하는 언어 표현의 방식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였을 수 있는 것이다.

 

 

몰타의 의사출신으로 노벨상 수상자들로부터 다운신드롬을 갖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이르기까지 사고훈련을 해온 진정한 의미의 생활철학자가 내놓은 이 책은 자녀와의 대화, 부부관계나 직장 동료들과의 대화 등은 물론, 토론을 전문으로 하는 학자, 방송인, 설교가, 정치가 등등 말로써 길을 뚫어야 하는 모든 사람들이 머리맡에 두고 자주 참고해야 할 사고-언어 매뉴얼이다.  동의하기, 동의하지 않기, 의견 달리하기, 흥미롭게 말하기, 반응하는 방법, 듣기, 질문하기, 평행적 사고, 개념… 등 총 18개 장으로 아주 쉽고 구체적인 대안들을 예화로 제시하고 있다.

 

 

드 보노가 쓴 책으로 우리말로 번역된 것이 여럿 (그의 대표작인 를 포함하여 총 6권)이 있지만, 이 책은 아직 번역이 되지 않아서 아쉽다.

 

 

© 신재구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