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을 벗으며...

정계찬200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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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말라야 시인' 김홍성님의 아내에게 바치는 時

 -간암으로 죽은 아내에게-

 

 사랑하는 사람이여....

이제 나는, 낡고 고단했던 나의 배낭을 벗으려 합니다.

 살아온 세월의 무게만큼, 언제나 내 어깨를 짓누르며

 육신을 옭아매었던 배낭을 말입니다.

 쉬지 않고 바쁘게 걸어 온 이곳이 내가 다다르고자 했던 곳인지

 알 수 없지마느 나는 더 갈 수 없다는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여,

 이제 나는 멀리 떠나,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는 아무도 나를 위해 우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오히려 비탄에 젖은 울음은 진실이 아니며,

 떠날 때를 알고 가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아닙니다.

 삶의 배낭을 훌훌 벗으므로써 나는 최초로 자유스러워졌고,

 처음으로 평온해 졌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왜 울고 있습니까?

 이제 진실을 알았다면 울음을 그쳐 주십시오.

 당신이 울면 나도 따라 함께 울 수 밖에 없었던 수많은 질곡솨 회한

, 그리고 애증과 안타까움은 더이상 눈물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는 이제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생전에 펑펑 솟았던 눈물샘과 함께, 그런 감정을 느낄 육신이

 이제 소멸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그대는 나의 누더기 같은 육신이 한줄기 연기로

바뀌는 것에 동의해 주셔야 합니다.

 욕심뿐인 집착, 잡스러운 노트와, 가슴 아픈기억과,

부끄러운 치기와, 허망했던 욕심과, 허울과, 탐욕과, 절망만

가득했던 손때 묻은 배낭.

 이 모든 것을 함께 태워 푸른 연기로 바꿔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았던 나를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또한 그것으로부터 소멸되는 눈앞의 현상을 축복해

 주시기 바랍니다.

 돌이켜 보면 짧지 않은 삶에, 기쁨과 긍겨움도 적지 않았습니다.

 산다는 것에 즐거운 세월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여,

그런 희망과 함께 절망도 늘 함께 따라 다닌 것을 나는 이제 압니다.

 육신이 상아 숨쉬는 동안 결코 벗어 날 수없는 미망이었다는 것을

 이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고통에서 비로소 해방되었는데 왜

 당신이 울어야 됩니까.

 

 눈물을 거두십시오.

 그리고 다시 한번 나의 부탁을 기억해 주십시오

이제 아무런 의미를 부여 할 수없는

 나의 몸뚱이는 소멸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배낭 한 가득 꽉 차 있던 삶의 무게에서 해방 되었듯

 육신도 자유로운 연기가 되어 하늘고 흘려 보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이제야 진시로 나는 세상의모든 인연과, 굴레로부터 자유로워

지는 느낌입니다.

그것에 이르는 오롯한 길을 우리는 죽음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피해 갈 수 없는 것이라면

 담담한 마음으로 내가 그것을 받아드렸다는 것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이제 눈물을멈춰고 내게 꿈이 없어,깊고 투명한 잠을

들게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나는 잠들고, 다시는 꿈을 꾸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흔적 지우기입니다.

 그리고 머지 않은 날

 맑은 영혼이 되어 푸른 하늘가에 오게 될 당신을 기다릴 것입니다.

 육신이 불살라지고 한줄기 연기가 되면 하늘거리며

 솟아오르는 나의 마지막 손짓이, 그 약속이 될 것입니다.

 하늘가에 번져 가다가 이윽고 그 흔적마져 지워져 버리는 사이,

태양은 즐 그렇듯 빛나고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이제 육신이라는 배낭을 벗을 때 입니다.

 이렇게 먼저 짐으 벗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허울뿐인 나의 배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