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여유로워지는, 그리고 느려지는 아날로그 플레이스를 찾았다. 시간이 멈춰 있는 곳, 그래서 마음이 편해지는 곳, 똑똑한 디지털보다 느릿한 아날로그가 좋은 이유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흑백 사진 속 멈춰진 시간 그리고 표정 황진사진관 쌈지길 지하 1층을 내려가다 보면 계단 옆 아주 작은 공간에 사진관이 하나 있다. 수동카메라가 외면당하는 요즘 흑백 사진이 가득한 사진관은 운치가 있다. 시멘트 벽면 가득 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사진이 빼곡하게 붙어 있는 이곳은 사진가 ‘황진’이, 10년도 더 된 자신의 라이카 카메라로 흑백 사진을 찍어주는 곳이다. 그는 사진관 가까운 벽 앞에 사람을 세우고 이런저런 질문을 던져가며 셔터를 누른다. 무심코 누르는 것 같아 보이지만, 한 컷의 사진 속에는 ‘찍히는 사람’의 가장 편안하고도 가장 아름다운 표정이 담긴다. 수동으로 찍는 탓에 ‘포샵질’이 안 되는 거친 사진이지만,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문의 02-739-8930
절대 음감 CD보다는 거친 LP 음악을 듣다 별이 빛나는 밤에 홍대 근처에 있는 LP 바 ‘별이 빛나는 밤에’. 5천 장 정도의 LP가 벽 한쪽을 채우고 있고, 벽에는 또 오래된 LP 커버가 걸려 있다. 이곳에 오면 두 가지 재미를 누릴 수 있다. 하나는 빛바랜 LP 커버를 구경할 수 있다는 것. LP 커버는 지금의 CD 커버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다. 단순히 세월의 때가 묻어서가 아니라 디자인이 훨씬 훌륭한 것이 많다. 그리고 두 번째는 CD로는 도저히 들을 수 없는 LP 음악의 매력이다. 음이 압축된 CD보다는 LP 음이 훨씬 풍부하고 폭넓다는 것이 ‘별밤지기’의 설명. 그 매력은 직접 들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너무 쫙 빼입은 남자보다 조금 허술해 보이는 남자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꼭 한번 LP를 들어볼 것. 아이팟보다 LP 플레이어가 사고 싶어질 것이다. 문의 02-337-1086
오랜 세월이 담긴 클래식 신보 전문 매장 풍월당 정신과 의사였던 박종호는 오로지 ‘클래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풍월당을 열었다. ‘오랜 세월의 마모를 겪고 살아남은 음악이 클래식’이라고 말하는 그는 클래식 음악은 인간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풍월당은 국내 최초의 중고가 아닌 클래식 신보 전문 매장이다. 매장 유리창 쪽에 테이블과 의자를 두어 쉬어 갈 수 있게 했고, 진열대 사이에 의자를 두어 편히 앉아서 음반을 둘러볼 수 있게 한, 참 넉넉한 곳이다. 너도나도 매출을 위해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는 요즘에도 풍월당은 오프라인 판매만 한다. 직원과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고 난 뒤 음반을 구입해야 한다는 ‘고집’ 때문이다. 이곳은 클래식 음반이나 공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러 오는 사람들도 환영한다. 문의 02-512-2222
깊은 핸드 드립의 맛 클럽 에스프레소 사실 미각이 아주 예민한 경우가 아니라면 에스프레소 커피와 핸드 드립 커피 맛의 차이를 구분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클럽 에스프레소에서 핸드 드립 커피를 마셔본다면, 아무리 미각이 둔한 사람이라도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클럽 에스프레소는 커피 만드는 과정부터 남다르다. 원두를 분쇄기에 넣어 간 다음, 거름종이에 커피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물은 세 번에 나눠 붓고 그동안 커피 잔도 뜨거운 물을 넣어 데워둔다. 커피 잔을 데우는 세심함이 특별한 커피 맛의 비결일지도 모른다. 커피 특유의 시큼한 끝맛을 없애고 진정한 ‘커피 향’이 나게 하기 위해서라면, 커피 한 잔이 완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가격 오늘의 커피(핸드 드립) 5천원, 쿠키 3천원 문의 02-337-1086
카페와 오래된 라면집이 함께 있는 곳 가회동 삼청동 바로 옆이 가회동은 삼청동 만큼이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삼청동 이상으로 카페와 모던한 레스토랑이 많고 모던한 갤러리도 아주 많다. 그럼에도 이곳을 아날로그 플레이스로 선택한 건 ‘올드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옥보존재단인 ‘아름’에 슥 들어가서 한옥을 구경할 수 있고, 몇십 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라면집에서 라면 한 그릇 먹겠다고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곳이다. 가회동은 요즘 레스토랑이 들어선 곳 봐는 골목골목을 구경하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 가회동에서는 길을 잃는 재미를 느껴볼 필요가 있는 곳이다. 영민하게 길을 잘 찾는 사람보다는 ‘길을 잃어버리는 것’을 즐기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동네. 구석구석에는 디자이너의 옷가게, 옛날 인형과 그릇, 청나라에서 건너온 골동품 등, 이제는 너무 복잡해진 인사동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물건들도 구경할 수 있다. How to Go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하차
현재와 아날로그가 공존하는 곳 부암동 구불구불 골목길이 있고, 동네 입구에는 아직도 방앗간이 있으며, 요즘은 좀처럼 볼 수 없는 철제 문이 있다. 그리고 그 근처엔 ‘요즘’ 카페가 있고, 트렌디한 갤러리도 있다. 이렇듯 부암동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다. 미로처럼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골목길 안 집 대부분이 발뒤꿈치만 살짝 들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담장이 낮다는 사실을 알게될 것이다. How to Go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하차 후 764번 버스 이용
느리게 걷기, 아날로그 Road Tour 황학동 벼룩시장 곧 있으면 없어질 동네, 황학동. 청계8가, 옛날 삼일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황학동은 ‘골동품’ 거리다. 낡은 텔레비전, 할아버지가 고치고 있는 둔탁한 옛날 러시아제 카메라가 있는 곳이다. 이곳 사람들은 서로 자기네 가게로 오라고 손님을 애써 끌지도 않고, 무얼 찾느냐고 상냥하게 말을 건네지도 않는다. 돌아 다니다 지치면 근처 매점에서 튀김이나 호빵 같은 간식도 사 먹고 2천원짜리
가을에 데이트하기 좋은 곳& 좋은테마
삶이 여유로워지는, 그리고 느려지는 아날로그 플레이스를 찾았다. 시간이 멈춰 있는 곳, 그래서 마음이 편해지는 곳, 똑똑한 디지털보다 느릿한 아날로그가 좋은 이유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흑백 사진 속 멈춰진 시간 그리고 표정
황진사진관
쌈지길 지하 1층을 내려가다 보면 계단 옆 아주 작은 공간에 사진관이 하나 있다. 수동카메라가 외면당하는 요즘 흑백 사진이 가득한 사진관은 운치가 있다. 시멘트 벽면 가득 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사진이 빼곡하게 붙어 있는 이곳은 사진가 ‘황진’이, 10년도 더 된 자신의 라이카 카메라로 흑백 사진을 찍어주는 곳이다. 그는 사진관 가까운 벽 앞에 사람을 세우고 이런저런 질문을 던져가며 셔터를 누른다. 무심코 누르는 것 같아 보이지만, 한 컷의 사진 속에는 ‘찍히는 사람’의 가장 편안하고도 가장 아름다운 표정이 담긴다. 수동으로 찍는 탓에 ‘포샵질’이 안 되는 거친 사진이지만,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문의 02-739-8930
별이 빛나는 밤에
홍대 근처에 있는 LP 바 ‘별이 빛나는 밤에’. 5천 장 정도의 LP가 벽 한쪽을 채우고 있고, 벽에는 또 오래된 LP 커버가 걸려 있다. 이곳에 오면 두 가지 재미를 누릴 수 있다. 하나는 빛바랜 LP 커버를 구경할 수 있다는 것. LP 커버는 지금의 CD 커버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다. 단순히 세월의 때가 묻어서가 아니라 디자인이 훨씬 훌륭한 것이 많다. 그리고 두 번째는 CD로는 도저히 들을 수 없는 LP 음악의 매력이다. 음이 압축된 CD보다는 LP 음이 훨씬 풍부하고 폭넓다는 것이 ‘별밤지기’의 설명. 그 매력은 직접 들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너무 쫙 빼입은 남자보다 조금 허술해 보이는 남자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꼭 한번 LP를 들어볼 것. 아이팟보다 LP 플레이어가 사고 싶어질 것이다. 문의 02-337-1086
풍월당
정신과 의사였던 박종호는 오로지 ‘클래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풍월당을 열었다. ‘오랜 세월의 마모를 겪고 살아남은 음악이 클래식’이라고 말하는 그는 클래식 음악은 인간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풍월당은 국내 최초의 중고가 아닌 클래식 신보 전문 매장이다. 매장 유리창 쪽에 테이블과 의자를 두어 쉬어 갈 수 있게 했고, 진열대 사이에 의자를 두어 편히 앉아서 음반을 둘러볼 수 있게 한, 참 넉넉한 곳이다. 너도나도 매출을 위해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는 요즘에도 풍월당은 오프라인 판매만 한다. 직원과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고 난 뒤 음반을 구입해야 한다는 ‘고집’ 때문이다. 이곳은 클래식 음반이나 공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러 오는 사람들도 환영한다. 문의 02-512-2222
클럽 에스프레소
사실 미각이 아주 예민한 경우가 아니라면 에스프레소 커피와 핸드 드립 커피 맛의 차이를 구분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클럽 에스프레소에서 핸드 드립 커피를 마셔본다면, 아무리 미각이 둔한 사람이라도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클럽 에스프레소는 커피 만드는 과정부터 남다르다. 원두를 분쇄기에 넣어 간 다음, 거름종이에 커피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물은 세 번에 나눠 붓고 그동안 커피 잔도 뜨거운 물을 넣어 데워둔다. 커피 잔을 데우는 세심함이 특별한 커피 맛의 비결일지도 모른다. 커피 특유의 시큼한 끝맛을 없애고 진정한 ‘커피 향’이 나게 하기 위해서라면, 커피 한 잔이 완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가격 오늘의 커피(핸드 드립) 5천원, 쿠키 3천원 문의 02-337-1086
가회동
삼청동 바로 옆이 가회동은 삼청동 만큼이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삼청동 이상으로 카페와 모던한 레스토랑이 많고 모던한 갤러리도 아주 많다. 그럼에도 이곳을 아날로그 플레이스로 선택한 건 ‘올드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옥보존재단인 ‘아름’에 슥 들어가서 한옥을 구경할 수 있고, 몇십 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라면집에서 라면 한 그릇 먹겠다고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곳이다. 가회동은 요즘 레스토랑이 들어선 곳 봐는 골목골목을 구경하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 가회동에서는 길을 잃는 재미를 느껴볼 필요가 있는 곳이다. 영민하게 길을 잘 찾는 사람보다는 ‘길을 잃어버리는 것’을 즐기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동네. 구석구석에는 디자이너의 옷가게, 옛날 인형과 그릇, 청나라에서 건너온 골동품 등, 이제는 너무 복잡해진 인사동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물건들도 구경할 수 있다. How to Go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하차
현재와 아날로그가 공존하는 곳
부암동
구불구불 골목길이 있고, 동네 입구에는 아직도 방앗간이 있으며, 요즘은 좀처럼 볼 수 없는 철제 문이 있다. 그리고 그 근처엔 ‘요즘’ 카페가 있고, 트렌디한 갤러리도 있다. 이렇듯 부암동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다. 미로처럼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골목길 안 집 대부분이 발뒤꿈치만 살짝 들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담장이 낮다는 사실을 알게될 것이다. How to Go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하차 후 764번 버스 이용
황학동 벼룩시장
곧 있으면 없어질 동네, 황학동. 청계8가, 옛날 삼일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황학동은 ‘골동품’ 거리다. 낡은 텔레비전, 할아버지가 고치고 있는 둔탁한 옛날 러시아제 카메라가 있는 곳이다. 이곳 사람들은 서로 자기네 가게로 오라고 손님을 애써 끌지도 않고, 무얼 찾느냐고 상냥하게 말을 건네지도 않는다. 돌아 다니다 지치면 근처 매점에서 튀김이나 호빵 같은 간식도 사 먹고 2천원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