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종려나무 숲

배꽃잎200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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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려나무는 '희망'이자 '기다림'이다.

 

'기다림'은

단지 영화를 영화답게 하는 소재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인간의 삶 여러 페이지를 장식하는 현실이다.  

 

<종려나무 숲>에서는

두 살 차이 모녀의 사랑과 우정이

젊은이들의 사랑보다 애절하다.

상처와 외로움은 그들을 결속시켰고,

서로에게서 자신을 발견했다.

 

상실의 고통만을 상기시키는 종려나무 숲을 옆에 두고

평생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지 않은 한 여인.

외로움과 배신감을 안겨주는 삶으로부터 도망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지나친 사랑도, 용기가 부족하다는 것도 대답이 되지 못한다.

그 누구의 사랑도 그러하리라.

기다리지 않아야 하지만, 기다리게 되는...

 

영화에서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평생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린 여인보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선장의 고통이 더 컸으리라.

그는 '죄책감'으로 죄값을 치른다.

그러므로 피해자는 없다.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외치던 딸은

종려나무 숲을 버리고 떠났지만,

'기다림'만은 두고 오지 못했다.

 

생각한다.

입술로만 잊었던 모든 일을.

 

문제는 '회상'하는 순간일 것이다.

아름답게 떠올릴 수 있다면,

그건, 진정한 의미에서

종려나무 숲을 버린 것이다.

 

잊지는 못하더라도 묻어두자.

그리움은 예쁜 꽃으로 피어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