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여승무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김오달200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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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여승무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인터뷰] 누리꾼들의 의혹에 답한다, 민세원 KTX열차승무지부장 김유미 기자 KTX 여승무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KTX 여승무원들이 한국철도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싸워온 지 210일이 지났다. 210일. 싸움이 길어지면 세간의 관심에서 잊혀질 만도 한데 KTX 여승무원들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으며 잘 싸워오고 있다. KTX 여승무원들의 ‘투쟁’에 많은 언론이 집중하고 있는 덕분일 게다.

 

KTX 여승무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 민세원 지부장이 삭발하는 동안 승무원들의 울음이 그치지 않았다.
ⓒ 프로메테우스 김유미

 

26일 KTX 여승무원 50여명은 서울지방노동청에서 한국철도공사의 불법파견 여부를 공정히 조사해 줄 것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민세원 KTX열차승무지부장은 민주노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부가 로비나 외압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하게 조사해 줄 것을 요구한다”며 삭발을 했다. 그리고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뉴스를 접한 독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인터넷의 경우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체로 이렇다. ‘저럴 시간에 공부나 하지’, ‘저거 정규직되면 한국에 전부가 정규직되게’, ‘안 됐지만 바랄 걸 바라야지’, ‘이 기사는 비정규직 문제가 아닙니다’ 등. 기사와 사건에 대한 자신들의 소회를 덧글로 남기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 중엔 사실이 아닌 것을 주장하거나 사건 자체를 오해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포털사이트에 실린 KTX 여승무원 관련 기사의 덧글들을 모아 25일 민세원 KTX열차승무지부장을 찾아갔다. KTX 여승무원들이 끈질기게 싸우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사건에 대한 오해는 무엇이고 진실은 무엇인지 물어봤다. 누리꾼의 입장에서.

 

누리꾼 : 처음부터 비정규직인 것 알고 들어갔잖아요!

 

민세원 : 네, 알고 들어갔어요. 하지만 처음 들어갈 때 알았다고 해서 그들의 저의에 합의했느냐, 그렇지 않다는 거죠. 제가 대한항공에서 5년간 근무했던 항공사 승무원 출신인데, 제가 입사해서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할 때만 해도, 입사하면 당연히 정규직이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98년 퇴사할 때 쯤 인턴제가 생겼어요. 2년 동안 계약직으로 부려먹다가 어느 기간이 지나면 정규직전환이 보장되는 걸 아름답게 표현해서 인턴제라고 하죠. 2년 동안 잘 버텨서 네가 퇴사하지 않으면 그때 정규직 시켜줄께 하는 게 인턴제에요. 지금 항공사 승무원들도 2년간 계약직으로 일을 하고 있고 그 이후에나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죠. 2년을 설정한 이유가 입사 후 2년이나 3년 후에 그만두는 경우가 가장 많아서 그 기간을 그렇게 계산했다고 봐요. 제일 싸게 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KTX 여승무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 프로메테우스 김유미그래서 KTX 승무원 처음 모집할 때 계약직으로 돼 있었지만 그게 KTX 승무원으로 근무하는 이상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계약직일 수밖에 없다라고 생각한 사람은 사회경험이 있는 저를 비롯해 그 누구도 없었다는 거죠. 그리고 처음에 면접보고 입사시험에 통과해서 신입교육을 받을 때 저희를 교육시켜주는 철도청관리자들이나 모두가 한 목소리로 한 말이 있죠. ‘지금은 일단 계약직으로 뽑았으나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이다’, ‘지금은 철도청이라는 정부기관에서 뽑느라 여러 여건 상 제약이 있어서 계약직으로 뽑을 수밖에 없었지만 공사가 전환되는 2005년도에는 정규직으로 전환돼 있을 거다. 승무원이 없는데 당연한 것 아니냐’이렇게 얘기했었죠.

 

인턴제 개념으로 1년정도 일하고 나면 능력을 인정받고, 절차에 따라서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KTX의 안전과 서비스를 위해서 KTX 승무원들은 KTX가 존재하는 한 존재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자라는 이유로 1년에 한 번씩, 2-3년에 한번씩 갈아치움을 당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당연히 정규직 전환이 될 것이라고 다들 상식적으로 생각했어요. 계약직으로 들어갔고, 그게 인턴 개념이라고 생각했어요. 공사에서도, 홍익회에서도 그렇게 이야기를 했죠.

 

누리꾼 : 애초에 합의해 놓고 지금 와서 이러는 건 날로 공사 정규직이 되겠다는 것?

 

민세원 : 계약직이라는 것은 알고 들어갔는데, 위탁직인지는 모르고 들어갔어요. 솔직히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여론조사하면 위탁도급이 뭔지, 파견이 뭔지 설명해 보라고 하면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고용형태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몰랐어요. 처음에는 철도청에서 KTX를 운영하고 있고, KTX에서 승무원을 뽑는다고 했기 때문에 당연히 철도청 소속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입사를 했어요. 면접에서도 철도청 관계자와 홍익회 관리자가 섞여서 나와 있었고, 홍익회 회장이 나와서 설명을 하고 이럴 땐 공사와 홍익회가 같이 뭔가를 하나보다 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2004년 개통하고 업무가 시작했을 때 모든 철도청 직원이 업무지시를 하고 여승무원들 교육시키고, 또 철도청 팀장 교육체계로 근무했기 때문에 당연히 철도청 소속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법적인 관계에서는 철도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제 3자이고 홍익회 소속 직원일 뿐이었어요. 같이 일하는 남자 팀장은 철도청 정규직으로 근무하는데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다른 회사에 소속된 다른 회사 직원이었어요. 그렇게 한 해 동안 일을 하면서 부당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만약에 연착이 됐다고 하면 더 근무한 시간만큼 똑같이 일을 해도 팀장은 당연히 수당을 받지만 저희는 없었어요. 보건휴가나 월차휴가도 전혀 인정받지 못했고, 주지 않는다고 항의를 하면 근무평가 안 좋게 줄 거다 내년에 재계약 안 할 거다 이런 일상적인 해고위협을 받아야 했죠. 그리고 소위 말해서 관리자라고 하는 홍익회 사람이나 다른 직원들이 여승무원에게 행하는 성희롱적 발언 등에 대해서도 문제 삼을 수 없었죠.

 

누리꾼 : 위탁업체의 정규직이 될 수 있었는데, 정규직 요구하면서 그건 왜 거부했나?

 

노사관계가 성립돼 있는 곳은 홍익회였는데, 노사관계가 성립돼 있다면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하고 저희에게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하는데, 홍익회에 그런 권한이 없었어요. 홍익회는 실질적인 권한은 철도청이 지고 있어서 철도청에 허락을 맡아야 된다고 했어요. 인력이 부족해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서 직원을 더 뽑아달라고 하면 홍익회는 우리는 뽑고 싶다, 두당 돈 받아오니까 많이 뽑으면 우리도 이익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철도청이 허락을 안 해줘서 못 뽑는다, 권한은 공사에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 공사에 KTX 여승무원들은 법적으로 말을 걸 자격조차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 문제 때문에 우리가 위탁도급이라는 형태로 저들은 우리를 맡겼는데 실상은 불법파견이구나 하는 것을 알았어요. 우리가 처음 들어 왔을때 2005년이 되면 정규직화 시켜준다고 했던 약속도 산산이 부서지고 허구였고 거짓말이었다는 걸 알게 됐죠. 또 2004년 초임 월급보다 2005년 월급이 더 줄어들고 이게 왜 그런지를 알아봤더니 중간착취가 늘었기 때문이고, 중간착취가 있는 구조는 사업을 다른 업체에 내맡겨서 일어나는 일이고.

 

KTX 여승무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 프로메테우스 김유미

 

그런데 승무업무는 위탁도급이 가능하지 않고 파견만이 가능한데, 파견할 수 없는 직종이기 때문에 불법파견이라는 거예요. 직접 고용해야만 되는 업종인데도 다른 업체에 맡겼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거예요. 그래서 주장을 하게 된 거예요. 처음엔 교섭도 하고 요청도 하고 부탁도 하고 간담회도 하고 다했지만 귀 기울여 듣지 않고, 그런 주장을 하는 저나 간부들을 해고할 생각에만 혈안이 돼 있었어요. 그렇게 말로 하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됐고, 그래서 단체행동을 시작했고, 단체행동이 파업까지 오게 되서 지금에 이른 거예요. 

 

작년 9월 30일부터 준법 투쟁을 시작해서 지금 1년이 넘게 지났어요. 철도공사에서 직접 고용해야 한다 한가지입니다. 젊은 여성들이라고 해서 계약 위탁직으로 편하고 싸게 부려먹으려고 하지 말아라, 업무는 똑같이 한다. 그리고 안전과 관련해 핵심업무를 하고 있는데 이 업무는 외주에 줄 수 없는 업무고, 그러면 파견을 해야 하는 것인데, 파견은 불법이니까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1년 동안 요구해 온 것입니다.

 

누리꾼 : 솔직히 KTX 여승무원들은 처지가 좋은 편 아니냐. 철도공사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주길 바란다면 더 열악한 환경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부터 해야 하는 게 아닌가?

 

비정규직이라는 것 자체가 사용자가 싸고 편하게 부려먹기 위해 만든 직제에요. 그야말로 인권과 노동권을 유린하는 직제이고, 사용자가 노동자를 일 잘하는 소모품으로 만들기 위해 만든 것이죠. 그래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모든 노동자가 한마음 한뜻으로 사활을 걸어야 하는 문제에요. KTX 승무원은 나중이고 직접 고용돼 있는 다른 직종이 먼저다 하는 생각자체가 기준이 없는 얘기고 어리석은 생각이죠. 노동자가 스스로 노동자를 분리하는 그 순간 사용자한테 늘 노예처럼 당하면서 살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KTX 여승무원들이 왜 전면에 나서게 됐느냐, 왜 언론에 관심을 받고 노동계에서 KTX 문제가 끊이지 않고 얘기되느냐 하는 것은,  KTX 승무원들이 모든 걸 내던지고 오랫동안 투쟁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안타깝게도 철도공사 내에 3천여명이라는 비정규직이 있지만 아직 투쟁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직을 하고 교육을 받고 의식화가 되서 투쟁을 해야죠. 투쟁하지 않는 노동자들한테 입 벌리고 있다고 감이 입안으로 쏙하고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만큼 사용자의 힘은 막강합니다. 지금 우리가 오랫동안 싸우고 버텨왔기 때문에 우리 싸우는 노동자의 문제가 먼저 해결되는 것은 당연한 순서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로인해 다른 비정규직 투쟁도 일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아, KTX 여승무원들이 불법파견을 인정받았구나, 우리도 불법파견 인정받을 수 있겠다, 우리도 투쟁해서 부당한 현실을 바꿀 수 있다 그런 의지를 내야죠.

 

결국 누가 먼저고, 누가 나중이라는 이야기 자체가 맞지 않아요. 모든 노동자는 정규직화 돼야 합니다. 소위 말해 계절사업이라든가, 임신해서 출산휴가 낸 자리를 메우는 등 어쩔 수 없는 비정규직이 있어야 하는 직종을 빼고 전 노동자는 정규직화 돼야 해요. 비정규직이라는 것은 일상적인 해고 위협에 시달리는 것이고, 그 해고위협을 줄 수 있는 존재는 또 다른 인간인 관리자, 사용자라는 것이죠. 한 사람의 생존권을 자기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그 사람은 노동자의 인권을 마음껏 사용하게 되요. 실제로 노동자가 어떤 부당한 일을 겪을 때 ‘이건 부당하지 않습니까?’ 라고 문제제기 하면 사용자는 ‘너 내가 평가점수 나쁘게 줘서 자르겠다’고 하면 당연히 노동자는 노예처럼 자기 생존권 쥐고 있는 사람한테 충실할 수밖에 없고, 그러니까 노동권과 인권은 존중받을 수 없어요. 그렇게 노예처럼 살 수밖에 없다는 거죠. 노동자도 인간이고 노동권과 인권을 존중받아야 하는데 그것을 현대판 노예로 전환시켜 주는 게 비정규직이에요. 비정규직은 없애야 하는 겁니다. 누가 먼저고 누가 나중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죠.

 

KTX 여승무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 한국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상황실 외벽에 한국철도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 프로메테우스 김유미

 

누리꾼 : 그렇게 공사 정직원이 되고 싶으면, 남들처럼 공부해서 공무원 시험을 보는 게 낫지 않나?

 

새벽 여섯시에 도시락 싸가지고 나가서 하루 종일 공무원 시험 공부하시는 분들 입장에선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들은 계급의식이 없어요. 노동자가 뭔지 몰라요. 그냥 단지 공무원이 되면 좋을 것 같고, 돈을 안정적으로 벌고 미래가 보장될 것이라는 것만 생각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사회문제라던가, 사회투쟁이 뭔지 모르고 왜하는지, 어떤 것인지 모른다는 거죠. 자신이 아침부터 밤까지 앉아서 하는 공부는 세상에서 젤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냥 잠깐잠깐 뉴스에서 보여지는 투쟁, 데모는 몇 번 으싸으싸하면 다 들어주는 것 같고, 마냥 떼쓰는 것처럼 보이고 그래서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몰라서 그런다고 생각해요.

 

과연 일반대중이 과연 노동자 투쟁이라는 것이 뭔지 모르겠고, 저들이 부당한 것 같다고 하면 책 몇 권 읽어보고 그게 뭔가를 먼저 알아보고 판단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왜 싸우게 됐는지, 요구하는 게 뭔지 제대로 알아보고 난 다음에 생각과 판단과 비판을 할 수 있다고 하면 노동자 투쟁도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도권 교육 속에서 일단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았잖아요. 저도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근로기준법이 뭔지도 제대로 몰랐어요. KTX 승무원되기 전까지도 근로기준법이니 노동법 자체를 몰랐어요. 사실 직장생활을 하는 사회인이 된다면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몰랐어요. 그런 걸 알았다면 그 계약서에 싸인을 했겠어요? 안했지. 그 계약서 자체가 근로기준법을 어기고 있는 계약서고 노예 문서인데 그 내용을 알면 싸인을 안했겠죠. 그걸 몰랐기 때문에 당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사용자들은 그걸 모르게 하는 거죠. 사용자가 쉽게 부려먹기 위해서, 잔소리 안하고 군말 없이 하라는 대로 시키는 소모품을 만들기 위해서. 머리는 꽉 차더라도 아는 것은 없이 그렇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것들을 언론이 뒷받침하고 있고. 결국 질 좋은 노예들이, 소모품들이 생산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바뀌려면 제도권 교육이 바뀌고, 언론이 바뀌어야 하는데 사실은 그 모든 걸 자본이 쥐고 있잖아요. 아직 갈 길이 멀죠.

 

누리꾼 : KTX 적자가 너무 심하다. 여승무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KTX 요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고, 그러면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

 

인건비는 곧 사용자의 지출이 되고 부담이 된다는 건 참 단순한 생각인 것 같아요. 운영 적자와 시설 설비적자가 있는데 철도공사의 적자는 대부분 시설 적자에요. 공항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더러 건설하라고 하지 않잖아요. 하지만 정부가 철도 선로를 깔고, 역을 깔고 하는 일을 철도공사가 하라고 한 거예요. 그리고 거기 드는 모든 비용을 철도청(철도공사)이 대라고 하는 거죠. 철도공사의 적자는 그 부채인 거예요. 말이 안 되는 거죠.

 

KTX 여승무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삭발 전인 25일 민세원 지부장 모습.
ⓒ 프로메테우스 김유미이건 철도공사 길들이기에요. 철도공사도 철도의 설비를 자기네가 대는 것이 부당하다는 걸 알고 있고, 정부도 결국에 가서는 탕감해줄 거예요. 하지만 한 번에 탕감해주진 않겠죠. ‘일부를 탕감해줄 테니 나머진 너 네가 물어라, 그건 너네 빚이다’ 그렇게. 제가 생각하기에는 서로 그렇게 짜고 칠 수도 있다고 봐요. 그런 적자와 빚을 떠 안겨놔야, 그리고 떠안고 있어야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합당한 이유가 있죠. 빚에 인건비 때문에 빚 나지 않거든요. 확실합니다.

 

운영적자의 경우 엄청나게 부실운영을 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철도공사가 이티켓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실제 이티켓 서비스 같은 전자시스템을 구축하는데는 굉장히 많은 돈이 들어요. 그런데 그게 꼭 필요한 사업이었느냐 말이죠. 사업을 진행할 때는 플러스 마이너스 계산을 해보고 시물레이션을 해본다음에 이윤이 창출된다고 하면 그때 사업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철도공사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더라구요. 윗사람이 이거 해봐 좋다고 제안하면 그냥 해요. 그리고 이 사업이 수십억, 수백억이 들었다고 해도 안 되면 ‘어! 이산이 아닌가벼’ 하고 그냥 끝이에요. 거의 그런 식이었어요. 또 고속철 내에서 일어난 다른 사업들도 비용은 수십업 수백억이 들었지만 거둬들이는 건 없어서 사장되어 지거나 장식품처럼 있고 별 쓰임이 없는 것들이 많아요. 그걸로 인한 이윤창출이 없는 거예요. 누군가의 성과를 위해 벌여놓고 책임지지 못한데서 나온 운영적자는 내버려놓고 모든 걸 다 인건비로 돌리는 거죠.


그건 정부와 공사의 이해가 맞닥뜨려지는 거라고 봐요. 구조조정을 하고자 하는 거죠. 구조조정에 인건비를 줄여야 되는 가장 좋은 핑계거리는 적자거든요. 정부도 그 적자는 당연히 탕감해 줘야 하는 설비 적자임에도 그것을 공사에 남겨두는 이유는 공사도 그것을 원하고, 정부도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인건비로 적자가 발생하지 않아요. 

 

누리꾼 : 여승무원들이 없어도 KTX는 잘 굴러가고 있다. 여승무원이 정말 필요한 인력이라면 철도공사가 알아서 정규직으로 고용하지 않았을까?

 

정말 필요하다면 정규직으로 모실 거라고 하는데 그건 정말 사회현실을 모르는 말씀이에요. 현재 철도 공사에 직접 고용된 비정규직이 3천명 정도 되고, 외주화된 게 약 2만 정도된다고 해요. 정규직은 2만명이 넘구요. 저희가 얼마 전에 공사 공문을 폭로한 게 있는데 거기 보면 외주화 정책 계획이 다 수립돼 있어요. KTX 승무원을 직접 고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부방침과 공사방침이 ‘노동자의 외주화’ 때문이라고 이미 드러났어요. 지금 핵심적인 업무이고, 정규직으로 쓰고 있는 그 많은 인원도 이제는 외주화 시켜서 비정규직화하려고 하고 있단 말이죠. 그렇다면 지금까지 중요했던 업무가 갑자기 하루아침에 안 중요해져서 외주로 돌리고, 비정규직으로 돌릴까요?

 

아직도 어르신들 중에는 공부 좀 열심히 해서 정규직 하지 이런 말씀 하시는데요. 그거는 모르시는 말씀이라고 생각해요. 능력이 없어서 비정규직으로 뽑히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그렇게 사고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죠. 비정규직은 기한을 정해서 근무할 수 없는 직종, 아이스크림 사업처럼 여름에 잠깐 일하는 계절사업이라던가, 출산 때문에 잠깐 자리를 메우는 짧게 잠깐 일할 수밖에 없는 자리에 쓰는 것이 비정규직이지, 능력이 없기 때문에 저평가 되서 활용되는 직 자체가 아니라는 거죠. 우리나라에는 잘못 인식이 된 것 같아요. 물론 그렇게 인식을 시켰겠지만. 그래서 비정규직이라는 것 자체가 능력에 따라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으로 나눠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셔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은 취업난 때문에 대학생, 대학원생, 해외연수를 다녀와도, 실제 KTX 여승무원 중에 석사 학위자가 있고, 해외 유학도 다녀왔어요. 결국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는 거죠. 사회 현실이 문제인 거죠.

 

물론 지금은 여성이 일선에 배치돼 있어요. 비정규직의 과반수가 여성이고, 그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부려먹기 불편한 존재이기 때문이죠. 보건휴가, 출산휴가 줘야 되니까 성가신 거죠. 그리고 우리나라 CEO자리에 주로 남성이 앉아있고, 그들의 관점에서 봤을 때 나이 든 여성들은 보기 싫거든요. 젊고 쌩쌩한 애들 많은데 왜 이 늙은 애들 데리고 있느냐고 생각해요. 그래서 비정규직 일선에 현재 여성이 배치돼 있지만 능력에 상관없이 배치돼 있는 것이고 이 추세로 간다면 수년간에 남녀에 상관없이 비정규직이 될 거예요. 왜냐하면 남자도 싸고 편하게 부려먹는 게 사용자의 궁극적인 바람이거든요. 그래서 철저하게 자본에 의해서만 판단을 해요. 그래서 플러스 마이너스 만을 생각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능력에 따라서 정규직이 되고 비정규직이 되는 사회가 아니고 비정규직의 의미도 그게 아니에요. 잘못된 기준과 사고를 바꾸셔야 할 것 같아요.

 

이미 정규직인 사람도 하루아침에 비정규직, 외주위탁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 있고,  그들도 한때는 정규직이었지만 이제는 비정규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 막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죠. 사기업은 아웃소싱이 당연한 것으로 됐고, 하청도 하청에 하청으로 몇 단계가 있고, 그렇게 되면 인간의 삶을 살 수 없게 돼요. 이런 과정이 정부 공기업에서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거예요. 여기서 막지 않는다면 이 땅에 8~90%를 차지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삶은 비참할 수밖에 없죠. 결국에는 남녀노소 안 가리고 비정규직이 될 테니까.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포기하고 살아가는 삶이라는 것이 어떤 것일지 본인이, 본인 자식이, 가족이 느껴본 다음에 후회하고 하면 소용없다는 거죠. 지금 바꿔야 된다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비정규직이 뭔지부터 왜 발생하고 있는지부터 관심을 갖고 인식을 하셔야 될 것 같아요.

 

누리꾼 : 여승무원들이 열차 내에서 하는 일이 뭐냐? KTX 타봤는데 여승무원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더라.

 

글쎄요. KTX에 누가 폭탄테러를 한다거나 탈선사고가 일어난다면 그때는 승무원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될까요? 항공기에는 승무원이 타죠. 물론 남녀차별을 하진 않아요. 남성 승무원들도 일정정도 뽑으니까. 그렇다면 항공기에는 왜 여승무원들이 탈까요? 안 그래도 항공요금이 비싸고, 승무원들 임금도 비싼데, 그런 비싼 연봉의 승무원들을 왜 태우는 걸까요? 국제선 747의 경우 왜 승무원이 18명이나 탈까요? 그들을 싹 없애고 요금을 단 몇 만원이라도 낮추면 고객들은 좋을 텐데.

 

KTX가 땅 위에서 달린다고 해서 다를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에요. 저는 국민의 안전 불감증과 연관되는 문제라고도 생각해요. 항공기에는 여승무원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면서 KTX에는 여승무원이 필요 없다고 하는 기준은 대체 무엇인가. 항공기는 하루에 한번씩 사고가 나기 때문에 승무원이 필요한 건가 아니거든요. 한 번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리고 일상적인 안전 점검이 필요하기 때문에 승무원들이 필요한 거예요.

 

KTX 여승무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 KTX여승무원들이 합숙하고 있는 방에, 2년 가까이 매일 같이 입었던 제복이 걸려있었다.
ⓒ 프로메테우스 김유미승무원들은 안전 요원으로 타는 거예요. 그런데 위험이나 사건사고는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승무원이 첫째가 안전 업무지만, 일상적일 때는 노느니 서비스를 하자, 그래서 항공기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는 거죠. KTX 안전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항공기는 검색대에서 짐 검색, 사람 몸 검색하고 표가 없으면 들어갈 수도 없고, 신원에 대해서도 다 검사를 하잖아요. 하지만 KTX 같은 경우에 그 어떤 것도 없어요. 인건비 줄이려고 역에 직원을 줄여서 표가 없는 부랑자들, 정신병자, 만취객도 KTX를 타요. 내가 오늘 몇 만원을 주고 KTX를 탔는데 내 옆에 미친사람이 앉아서 나를 해코지 할 수 도 있다는 거죠.

 

그리고 짐도 검색하지 않아요. 몇 호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어요. 그런 모든 일들이 일어났을 때 승객이 알아서 처신할 것이냐? 말이 안 된다는 거죠. 저는 짧은 2년 동안 일했지만 승객들을 비상으로 갈아 태운 적도 정말 많아요. 선로에서 비상대기 시켜서 승객들을 다른 열차로 갈아 태우는 거죠. 열차에 문제가 생겨서. 그러면 18칸이 388미터이고 천명이 넘는 승객이고, 문이 18개예요. 안 열리는 문도 굉장히 많고요.

 

KTX가 기본적으로 잘못 시작해서 당시 정권이 생색내려고 열차부터 들여왔어요. 지금은 단종됐어요. 그리고 떼제베 자체도 굉장히 노후된 하드웨어죠. 92년에 들어와서 12년을 썪혔죠. 그리고 선로조차 정비 안 된 상태에서 개통했어요. 고속선을 달려야 하는데 동대구 밑으로는 일반선을 달려요. 구불구불한 일반선을 기차와 맞지 않는 선로를 계속 달리기 때문에 마모가 계속 일어나고 있고, 가면 갈수록 진동소음이 많아지고 있어요. 안 그래도 노후한 KTX의 설비가 매우 불안정하게 계속 운영되고 있는 거죠.

 

그리고 그 어떤 것도 안전장치가 돼 있지 않는 상태에요. 저는 KTX 안 타거든요. 저는 항공사 근무를 했기 때문에 처음에 KTX 개통해서 근무를 할 때마다 매일매일이 굉장히 불안했어요. 오늘도 무사히를 외면서 근무를 했어요. 다행히 우리나라라는 여건 때문인지 아직까지 테러 같은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어요. 다행히 탈선이나 대형사고도 없었죠. 하지만 사고는 비일비재해요. 2005년도에 1천 건이 넘었어요. 국민의 안전의식 수준을 반영하는 얘기라고 생각해요. 항공기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안전요원조차 없다면 승객이 알아서 본인 생명을 책임지셔야죠. KTX 이용하는 동안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 그런데 그건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철도 KTX나 다른 열차를 운영하고 있는 철도공사에 전면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싶습니다. 더 이상 이런 식으로 하지 말라고. 적어도 역에서 역 직원이 짐이나 사람이나 검색을 해줘야죠. 저는 짐 검색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구요. 그런 하드웨어적인 시스템을 고민하기커녕 오히려 인건비를 줄인다는 명목 하에 다 없애버리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아요. 그런데 어떻게 그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항공기를 그렇게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분들이 왜 KTX나 열차의 안전에 대해서는 무감각하고 생각이 없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KTX 승무원 운영을 보면 KTX 열차와 일반열차 운행에 대해 정부나 철도공사가 얼마나 안전에 대해 무감각하고 무관심한지를 알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여자가 하는 승무원 업무를 하찮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겁니다. 항공사에서는 그런 얘기를 할 수 없죠. 그런데 너무 서슴지 않고 ‘여승무원들이기 때문에 별 볼일 없다’, ‘중요한 일 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위탁직으로, 계약직으로 부려먹어도 뭐 어떨꺼냐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열차운영주체가 열차 운행에 대한 안전을 전혀 인지조차 못하는 거죠. 심각하다고 생각해요. KTX 승무원에 대한 업무를 여승무원의 업무 성격과 역할을 인정하는 것부터 열차운행 자체를 다 뜯어고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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