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키 대표팀 "고작 항공료 없어서.."※

김영종200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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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키 대표팀 "고작 항공료 없어서.."※

[쿠키 스포츠] “비인기 종목은 이제 설 자리도 없습니다.”

최근 만난 대한하키협회의 한 임원은 한숨을 쉬며 기자에게 그동안 쌓인 불만을 이렇게 쏟아냈다. 설움이 극에 달했는 지 그의 분노는 현 정부의 체육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한국에는 축구,야구,농구 등 인기 종목만 있지 그 외 종목은 없습니다.”“하키같은 경우 유럽에서는 인기있는 종목이어서 여기저기서 체제비까지 대줄테니 우리와 평가전을 치르자고 난리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고작 항공료가 없어 못가는 형편이니 이게 말이 됩니까?”

이어 그는 지난 18일 독일에서 막을 내린 제11회 세계남자하키월드컵대회 예를 들었다. “본선 12개 참가국 중 한국은 대회 기간 내내 개최국 독일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실제로 대회 장소인 뮌헨글라트바흐 스타디움은 경기마다 1만석의 관중석이 꽉 찬 것은 물론이고 급히 마련된 3000여석의 간이 좌석도 매진됐다.

독일의 한 언론은 한국-독일의 4강전(0대0 무승부)에 대해 “380명이 45만명과 대등한 싸움을 했다. 한국팀은 총알같이 빨랐다”고 극찬했다. 380명은 한국의 성인(대학,실업) 하키 등록 선수,45만명은 독일의 등록 선수다.

한국은 비록 호주(세계 1위)와의 준결승전과 스페인(3위)과의 3,4위전에 패해 4위에 머물렀지만 경기후 독일,폴란드,프랑스 대표팀 등은 앞 다퉈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가겠다.우리와 연습 경기를 하자”고 잇따라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키 등 비인기 종목은 정작 국내에 들어오면 철저하게 홀대 받는다.

하키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기적을 일궈냈으나 전용운동장이라곤 성남에 단 1곳밖에 없다. 핸드볼은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올림픽 후에는 ‘한데볼’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팬들로 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이에 반해 최고의 인기 종목 축구와 야구는 어떤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 진출이 역대 최고 성적에 불과한 축구는 국가대표팀간 경기가 있을 때마다 국민적인 성원을 등에 업고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이 최고 성적인 야구도 최고급 시설에서 훈련하고 있고,대부분 프로선수들로 구성된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들은 명예보다는 병역 특혜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동·하계올림픽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딴 종목을 보면 쇼트트랙이 17개로 가장 많고 양궁이 14개로 2위,레슬링이 10개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도(6개) 태권도 배드민턴(이상 5개) 탁구 복싱(이상 3개) 핸드볼 사격(이상 2개) 역도 펜싱 육상(이상 1개)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모두 평소에는 국민들의 관심권 밖에서 벗어나 있는 비인기 종목들이다.

‘아시아인의 축제’ 2006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 개막(12월1일)이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축구 야구 농구에만 열광할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도 ‘메달의 산실’ 태릉선수촌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는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가질 때다. 한국스포츠를 당당히 세계 10위권으로 끌어올린 주역인 이들에게 아시안게임이 임박한 몇개월만이라도 전폭적인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면 어떨까.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