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살고 싶은 몸부림

이세원2006.09.30
조회21
자유롭게 살고 싶은 몸부림


 

 

 

앉아서 돈 번다는 심정으로 연수원에서 영화를 볼 수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수요일에 타짜를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가 재미없었던 이유는 탄탄한 시놉시스에 비해 기대 이하였던 배우들의 조합이었습니다.

 

그나마 김윤석(아귀 역), 유해진(고광렬 역) 정도가 괜찮았을 뿐이고

 

백윤식(평경장 역)은 죽지 말거나 좀더 오래 살아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고

 

고니(조승우 역)는 연기력이 탄탄해서 굳이 안 그래도 되는 배우임에도 비쥬얼에 지나치게 무게가 실린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김혜수(정마담 역)는 영화 외적으로나 영화 내적으로 나름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고 보여집니다.

 

 

무엇보다 깜짝 놀랐던 일은 졸라 재수없었던 아귀의 모습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조폭인 줄 알았는데요, 하는 짓이 완전 양아치의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화투로는 평경장이 말하는 전국 3위에 든다는 아귀는 예전에 짝귀에 했던 것과 같이

 

고광렬과 화투판을 벌였을 때에도 고광렬의 오른손을 햄머로 절단을 내더니만

 

고니와 화투판을 벌였을 때에도 눈속임을 발견했다며 고니의 팔을 자르려 듭니다.

 

이 때 고니가 아귀가 말하는 눈속임이 없었다면 아귀의 팔을 자르기로 하자고 딜을 하였고,, 극적으로 아귀의 팔이 아귀의 부하의 손에 잘리고 마는데요,

 

아귀가 속임수를 쓰는 타짜들의 손을 햄머로 절단하는 것은 딴에는 더러운 속임수를 응징하기 위함이요,

 

속임수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나름 페어플레이를 하기 위한 고귀한 뜻이 있다고 해야할까 라는 선해도 해봄직합니다만,

 

지저분한 화투장을 손에 쥐어 본질적으로 부자유스러워진 스스로의 인생에 불편함과 분노가 느껴진 나머지

 

마치 자신의 손을 잘라내는 심정으로 다른 타짜들의 손을 자르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앞섭니다.

 

화투란 게 어지간해선 끊을 수가 없는 거라고 보면

 

손을 잘라서라도 화투판에서 벗어나 자유롭고픈 욕구가

 

아귀의 사악한 눈 저 편에 자리잡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그러고보면 결국 자신의 팔을 스스로 자르게 되는 마지막 장면은 아귀가 원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보면 정마담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최고인 양 바지를 동원해서 화투판을 농락하는 정마담이 사람을 시켜 평경장을 죽게 만드는 이면에는

 

자신을 이렇게 옭아매는 화투판으로 끌여들인 장본인에 대한 분노가 고스란히 스며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평경장도 기차에서 떨어졌어도 죽었을텐데 팔도 함께 잘렸다는 거네요~ ^^;;)

 

그런 분위기에서 보면 어쩌면 정마담은 영화 타짜의 화자로 설정되지만 않았더라도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지나 않았을지...

 

 

그렇게,, 사람은 가끔 피아구분을 혼돈하면서 살아가는 듯도 합니다.

 

특히나 자유롭게 살고 싶은 몸부림이 격렬해지면 격렬해질 수록 그런 양상은 더욱 두드러지는 것 같은데요,,

 

 

자신의 손을 탓해서 손을 자르고, 남을 탓해서 그를 죽이는 식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을 겁니다.

 

광은 광이요, 피는 피이고, 똥은 똥이듯, 나는 나니까요.

 

자기자신이 스스로를 어떤 욕망에 단단히 얽어맸던 그 첫 날의 원죄가

 

자기자신이 스스로를 자유롭게 살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자 결과가 되었을 테니까요.

 

아귀에게 손이 잘렸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화투판을 전전하는 짝귀의 모습이 무덤덤한 것도 마음을 다스려서일 겁니다.

 

 

진정 자유롭게 살고 싶다면 나를 버리라는 말,, 그래서 소중한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