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시지 001           민지뭐먹고싶

박민지2006.10.01
조회41

 

          문자메시지 001

 

          민지뭐먹고싶은

          거없삼?

           9/30 10:21 pm

          영미여사

          018-516-86xx

 

 

엄마다. 친구보다 더 자주오는 엄마문자다.

유치원때 목에 열쇠걸고 다니던 애들이

너무 부러워서 엄마한테 나도 목에 열쇠달고 다니고

싶다고 회사다녀라고 했다.

엄마는 10년 넘게 아직까지도 보험을 하고 계신다.

오래된 만큼 몇달전 승진을 해서 팀장이 되셨다.

사내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오시고

집에서는 고3이라고 나는 엄마를 달달 볶아댄다.

 

10시 넘어서 들어오시면서도 그저 고3 딸 먹을거만

생각하시나보다. 행여나 안사가면  틸틸거릴까봐

또 나에게 스트레스 받기 싫어서 그러신가보다.

내가 엄마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존재가 되었다는거에

그저 죄송할 따름이다.

 

언니가 대학진학을 서울로 하면서 난 그렇게

엄마아빠에겐 막둥이에 외동으로까지 여겨졌다.

거기다 고3. 집에선 거의.. 흠..

 

고3? 사실 그거 견딜만하다. 못견딜만하지 않다.

탁 까놓고 보면 엄마보단 난 힘들지 않은것같다.

밖에서 엄마가 힘들었던 일을 난 조금도  생각해 주지않는다.

참 이기적인것같다. 적어도 엄마에게는..

그냥.. 그저.. 별뜻없는 말에도 기분팍 상하는

사춘기니깐.. 그냥 그렇게 이해해 주시려는가보다.

 

엄마는 A형이다. 너무나도 전형적인 A형이다.

아픈거 알아주길 바라고 힘든거 알아주길 바란다.

알아주지 않으면 혼자 섭섭해하고 소심해한다.

오늘 엄마가 힘든티를 냈다. 내가 알아주길 바라며..

위로받기를 바라며.. 난.. 모르는척했다. 알면서도 그렇게..

몰라 정말 왜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냥 그저 나도 힘든데

엄마마저 나한테 의지하는게 힘들었다....

외면했다. 내방으로 휙 들어와버렸다.

엄마는 그렇게 홀로 남겨졌다...

 

8월달인가...

엄마와 심하게 싸우고 이틀정도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독서실와보니 너무 속상하고 엄마한테도 미안해서

문자를 보냈다.

내맘은 그게아닌데.. 미안해 엄마...

지금은 엄마가 내 상황좀 이해해줘..

뭐 대충 이런식..

그리고나서 온 답장 " 엄마가 항상 미안하다..사랑해 딸^^"

 

그러다 몇일전 우연히 엄마 폰에 문자함을 보았다.

엄마는 나의 그런 사소한 문자들을 보관해두었다.

그렇다. 엄마에겐 딸과의 그런 사소한 부분도

소중하게 보관하고 계셨다.

 

 

지금 이글을 쓰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내자신이 그저 청승맞고 바보같지만

아름다운 모습.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