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미술관 같은데는 모하러 가냐? 네모난 창틀 밖으로 보이는 풍경 같잖아. 아 전망 좋다. 창밖으로 이런데가 보이면 얼마나 좋을까?
쉽게 생각해. 성욕은 본능이야. 식욕과 같은 거라구. 어떻게 식욕이랑 성욕이 같을 수가 있어?
그냥 쓰던대로 쓸래. 당선이 될지 모르잖아. 그건 당선이 아니라 당첨이겠지.
넌 물컵도 없냐? 있었는데 다 깨졌어. 아까 내가 입대고 마셨는데. 나 오늘 이 안 닦았는데..
내가 더 절박해.
공모전은 또 있지만 다혜는 세상에서 단 하나야.
그 쪽은 내가 남자로 느껴지나보지? 난 아닌데?
너 이거 본인 얘기지? 계속 이럴거야? 말 한 마디 못하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아야지.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고.
유부남이면 어때. 뺏으면 되는거지. 그 사람은 독신이야. 그 말 한 번 할 때까지 열 장이나 넘어가냐? 그게 사랑인 것 같지? 완전 초짜구만. 그렇게 잘 아는 사람이 왜 채여?
보좌관이 절대로 너 안 좋아할걸?
한 번도 채인적 없다고 했지? 사랑받아본 적이 없으니 당연하지~ 시나리오만 보고 그런 줄 알았더니
정말 연애도 한 번 안 해봤구나~ 난 너처럼 여자같지 않은 여자 취미 없어. 니가 왜 채였는지 너무나 알겠다.
너, 내가 여자로 안 보인다고 했지? 지금 그거 따지자고? 누구라도 너같은 애한텐..
됐어. 그럼 올라가자. 춥다. 빨리~ 우리 이렇게 하자. 내가 숙박비 내는 걸로 쳐.
그리고 난 침대에서 잘거야. 베개는 내가 쓸래.
그리고 청소좀 해!
참, 아까 했던 말 취소해. 여자도 아니라고 했던 거? 아니, 그 전에. 나보고 사랑을 모른다고 했던 거. 이래봬도 난 신혼보단 권태기를 겨냥해서 만든다구!
그녀가 행복할 수 있다면 너에게도 기쁜 일 아니니? 만약 다혜씨를 보낼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자기 집착이야. 그건 사랑에 빠진 니 감정을 사랑했던 거지.
넌 사랑을 언제나 머릿속으로만 해. 언제나 그 모양인 거구. 또 떨어지고 싶어? 너 여러번 떨어졌지? 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랑하는지 생각해 본 적 있어? 요즘 사랑은 같은 음악을 듣더라도
각자 이어폰을 끼고 듣는 것 같아. 자기가 가진 걸 다 내 주지 않는.
언젠가 그 시가 아픔으로 다가온다면, 그 땐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거야.
동물원? 난 미술관.
안돼. 여기에다 하면 돼. 난 이게 더 편해. 이건 어때? 미술관 옆 동물원?
그녀는 기대한 건 많지만 원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성격이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무슨 일이 일어나주기를 기대하며.
그는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과거에 대한 그리움도, 미래에 대한 설레임도 없는 서인공은..
오늘도 그를 보았다. 그는 아직도 그녀의 존재를 모른다.
그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그는 이웃과 떨어져 산다. 마치 인디안처럼. 그가 하는 일이라곤 시간이 가는 걸 기다리는 일 뿐이다. 그냥.
별은 언제나 과거의 빛이다. 저 별의 현재는 이미 미래가 되어 버렸다.
보고싶다. 만나고 싶다. 그의 눈 속에 비치는 별이 되고 싶다,
내일 만날 생각 하니까.. 못 본지 오래됐거든. 너 그거 병이지? 뭐가? 널 안 좋아할 것 같은 놈들만 골라가면서 짝사랑 하는거. 아무리 약올려도 소용없어. 상태가 아주 심각하구만. 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 나랑 비슷할 것 같아서. 남의 결혼식만 쫓아다니는거? 그러지 말고 말을 붙여봐. 사귀자고.
하긴 뭐 그 사람이 너랑 사귀어도 문제다. 하는 짓 하며.. 아마 달아날 걸? 나이랑 성별을 종잡을 수가 있어야지. 나이를 헛 먹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막상 그 나이가 될 수 있을 때 담담할 수 있는 건 나이를 한 살씩 먹어서 그런가봐. 그럼 그 다음 나이가 그리 낯설지는 않거든. 지가 무슨 사춘기 소녀라고. 넌 철 좀 더 든 것 같아. 옛날같음 니 나이에.. 평균 수명이 길어졌으니까. 철도 그만큼 늦게 드는거야! 우리 여주인공도 너 닮아서 큰일이다!
너 그런다고 그 사람이 알아주겠냐? 자주 본다며. 너한테 마음 있었음 아직.. 아직 날 잘 몰라서 그럴거야. 명함도 줬다며? 넌 이미 그 사람에게 여자가 아냐.
한 표 행사하는 유권자일 뿐일걸? 그런 정치보좌관이랑 잘 되어 봐야 별 볼일 없어. 문 딱딱 맞춰 열어주고. 비 올 때 우산 씌워주고 그런 거야. 니가 좋아하는 비오는 날 만나면
그 진가를 발휘하겠구나, 그 사람.
아니 처음부터 꼭 맞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러면서 맞추면서 사는 거지. 아 한 평생 저 성질 맞추려고 노력해서 지금까지 왔는데.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새로운 고생을 한담?
그 사람ㅡ 나를 보지도 못했어.
그렇다고 내가 먼저 다가가지도 못했어. 우린 너무 멀리 있었어. 니 말이 맞을까봐. 내가 다가갔는데도 그 사람이 날 몰라볼까봐 그게 겁났어.
저 구두, 참 이쁘지 않니?
그럼 들어가서 한 번 신어볼래? 아냐. 됐어. 아냐 그러지 말고 한 번 신어봐. 나한텐 안 어울릴거야.
지금 신은 신발처럼 편하지두 않을거구. 신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야, 저기 니꺼랑 똑같은 거 있다. 그지. 첨봤을 땐 넘 맘에 들어서 샀는데,
지금 보니까 왠지 초라해 보이네. 그건 지금 그 신발을 신고 있기 때문에 그런거야.
다혜씨랑은 얘기 잘 했어? 야, 해 보고 나서 후회하는 게 시작도 안 하고 아쉬워하는 것보다는 나아. 그러다 그 보좌관 누가 채가면 어떻게 할래?
미련 없어 정말. 당분간은. 미련 없어? 정말? 없으려고 해. 끝까지 가보기 전엔 미련이 남을텐데. 같이 자봐야 미련이 없지. 헤어지든 말든. 같이 자봐야 결혼할 사인지 아닌지 알 수가 있지!
야. 별자리 중에 처녀자리라고 알지? 다른 별자리들이 이름이 여러개인데, 그 별자리만 처녀라고 불러. 전설은 가장 많이 달고 있거든. 왠줄 알아? 하늘에서 단 하나뿐인 처녀이기 때문이야.
무슨 그림이 이렇게 유치해. 안 깨지는 걸 달라고 했더니 유아용을 주더라?
다혜. 걔를 왜? 미술관 다혜~
정말 음악 싫어해? 응. 넌 좋아하나보지? 응. 근데 어째 라디오하나 없냐? 오디오하나 장만하려고 돈을 모았었는데, 전망좋은 방에 반해서 다 날렸어.
우리 영화 말야. 어떻게 인공이 사랑을 느낄까? 육체적 접촉. 뭐? 차를 같이 마신단 말이야. 다혜가 손을 갖다 대는거야. 우연처럼!
밤하늘이 왜 어두운지 알아요? 우주가 팽창하면서 별들이 더 멀어지기 때문이죠. 멀리 있는 별일 수록 더 빨리. 여기에서 보면 우주공간이 낭만적으로 보여 실은 영하 수백도의 끔찍한 진공지옥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는 건 태양과 아주 적당한 거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조금만 가까웠더라도 이렇게 살 수 없었을 것입니다.
멀리 있는 별들은 더 빨리 멀어져서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다지. 그는 그 별들처럼 더욱 더 멀어지고, 난 결코 그에게 다가갈 수 없겠지. 그와 나 사이엔 수 억년의 차이가 있다. 달은 언제나 우리에게 한 쪽 면만 보여준다지. 반대편은 우주선을 타고 가기 전까지는 볼 수가 없다지.
사랑은 처음부터 사랑으로 오는거야. 영원할 수는 없어. 사람 나름이지!
이름이 참 예뻐요, 다혜. 인공도 멋있어요. 인공위성.
밤하늘은 가을이 멋있죠. 별들이 인디언 집들처럼 띄엄띄엄 있거든요. 밤하늘 별 촘촘히 박혀있는 게 좋아요. 초코칩 아이스크림 같거든요.
그거 알아요? 다혜씨 처음 생각을 말했어요. 그거 아세요? 인공씨는 처음으로 웃었어요.
지금 맞게 쓰고 있는거야? 무슨 소리야? 해피엔딩이 억지스런 거 아니냐구, 갑자기 왜 그래? 둘이 너무 다르잖아. 근데 서로 사랑에 빠진다는게.. 그게 뭐 어때서?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영화니까. 넌 영화 따로, 현실 따로구나.
춘희야, 너 나한테 그랬지. 상대를 배려해가면서 해야 한다고.. 다신 사랑을 믿지 않기로 한 사람이 뭘 알아. 그만둬. 니가 상처받을까봐 두려워서 짝사랑을 즐기고 있어. 액자속의 그림을 보듯, 창 밖의 그림을 보듯.
넌 비겁해. 평생 사랑을 못 해 볼거야 넌.
사랑이란게 처음부터 풍덩 빠지는 것인지만 알았지, 이렇게 서서히 물들어 가는 건지는 몰랐어.
춘희야. 예쁜 양말, 새 구두, 새 옷.. 이런 것들보다 돋보이는 건 바로 너야. 넌 지금도 부시시한 머리에 맨발로 이걸 보고 있겠지? 세수는 했니? 낯선 남자에게 쉽게 방을 빼앗기고, 물은 병째로 마시고. 밥상 앞에선 괴상한 소리를 지르는 너. 너 이춘희를 알아주는 사람이 꼭 있을거야. 힘내.
나 지금 공모전에 내려가. 내 나름대로 마지막을 써 봤는데, 춘희 너 화낼거니? 아. 그리고 나 오늘 들어가. 아침에 말하려 했는데 하지 못했어. 열쇠는 우편함에 두고 갈게. 똑같은 실수는 하지 말아야겠어서. 안녕.
여긴 웬일이야? 미술관가게? 넌? 난? 동물원. 춘희야, 너 시나리오 궁금하지 않니? 당첨되면 읽어봐.
미술관 옆 동물원
녹지도 않는 걸 강에다 버리면 어떡해~
후회되면 니것두 던져. 그럼 같이 있게 되잖아.
야 미술관 같은데는 모하러 가냐?
네모난 창틀 밖으로 보이는 풍경 같잖아.
아 전망 좋다. 창밖으로 이런데가 보이면 얼마나 좋을까?
쉽게 생각해. 성욕은 본능이야. 식욕과 같은 거라구.
어떻게 식욕이랑 성욕이 같을 수가 있어?
그냥 쓰던대로 쓸래. 당선이 될지 모르잖아.
그건 당선이 아니라 당첨이겠지.
넌 물컵도 없냐?
있었는데 다 깨졌어.
아까 내가 입대고 마셨는데. 나 오늘 이 안 닦았는데..
내가 더 절박해.
공모전은 또 있지만 다혜는 세상에서 단 하나야.
그 쪽은 내가 남자로 느껴지나보지? 난 아닌데?
너 이거 본인 얘기지? 계속 이럴거야? 말 한 마디 못하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아야지.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고.
유부남이면 어때. 뺏으면 되는거지.
그 사람은 독신이야.
그 말 한 번 할 때까지 열 장이나 넘어가냐?
그게 사랑인 것 같지? 완전 초짜구만.
그렇게 잘 아는 사람이 왜 채여?
보좌관이 절대로 너 안 좋아할걸?
한 번도 채인적 없다고 했지?
사랑받아본 적이 없으니 당연하지~
시나리오만 보고 그런 줄 알았더니
정말 연애도 한 번 안 해봤구나~
난 너처럼 여자같지 않은 여자 취미 없어.
니가 왜 채였는지 너무나 알겠다.
너, 내가 여자로 안 보인다고 했지?
지금 그거 따지자고? 누구라도 너같은 애한텐..
됐어. 그럼 올라가자. 춥다. 빨리~
우리 이렇게 하자. 내가 숙박비 내는 걸로 쳐.
그리고 난 침대에서 잘거야.
베개는 내가 쓸래.
그리고 청소좀 해!
참, 아까 했던 말 취소해.
여자도 아니라고 했던 거?
아니, 그 전에. 나보고 사랑을 모른다고 했던 거.
이래봬도 난 신혼보단 권태기를 겨냥해서 만든다구!
그녀가 행복할 수 있다면 너에게도 기쁜 일 아니니?
만약 다혜씨를 보낼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자기 집착이야.
그건 사랑에 빠진 니 감정을 사랑했던 거지.
넌 사랑을 언제나 머릿속으로만 해. 언제나 그 모양인 거구.
또 떨어지고 싶어? 너 여러번 떨어졌지?
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랑하는지 생각해 본 적 있어?
요즘 사랑은 같은 음악을 듣더라도
각자 이어폰을 끼고 듣는 것 같아. 자기가 가진 걸 다 내 주지 않는.
언젠가 그 시가 아픔으로 다가온다면,
그 땐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거야.
동물원?
난 미술관.
안돼. 여기에다 하면 돼. 난 이게 더 편해.
이건 어때?
미술관 옆 동물원?
그녀는 기대한 건 많지만 원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성격이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무슨 일이 일어나주기를 기대하며.
그는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과거에 대한 그리움도, 미래에 대한 설레임도 없는 서인공은..
오늘도 그를 보았다.
그는 아직도 그녀의 존재를 모른다.
그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그는 이웃과 떨어져 산다. 마치 인디안처럼.
그가 하는 일이라곤 시간이 가는 걸 기다리는 일 뿐이다. 그냥.
별은 언제나 과거의 빛이다.
저 별의 현재는 이미 미래가 되어 버렸다.
보고싶다. 만나고 싶다. 그의 눈 속에 비치는 별이 되고 싶다,
내일 만날 생각 하니까.. 못 본지 오래됐거든.
너 그거 병이지?
뭐가?
널 안 좋아할 것 같은 놈들만 골라가면서 짝사랑 하는거.
아무리 약올려도 소용없어.
상태가 아주 심각하구만. 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
나랑 비슷할 것 같아서.
남의 결혼식만 쫓아다니는거?
그러지 말고 말을 붙여봐. 사귀자고.
하긴 뭐 그 사람이 너랑 사귀어도 문제다. 하는 짓 하며..
아마 달아날 걸? 나이랑 성별을 종잡을 수가 있어야지.
나이를 헛 먹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막상 그 나이가 될 수 있을 때 담담할 수 있는 건
나이를 한 살씩 먹어서 그런가봐.
그럼 그 다음 나이가 그리 낯설지는 않거든.
지가 무슨 사춘기 소녀라고. 넌 철 좀 더 든 것 같아.
옛날같음 니 나이에..
평균 수명이 길어졌으니까. 철도 그만큼 늦게 드는거야!
우리 여주인공도 너 닮아서 큰일이다!
너 그런다고 그 사람이 알아주겠냐?
자주 본다며. 너한테 마음 있었음 아직..
아직 날 잘 몰라서 그럴거야.
명함도 줬다며?
넌 이미 그 사람에게 여자가 아냐.
한 표 행사하는 유권자일 뿐일걸?
그런 정치보좌관이랑 잘 되어 봐야 별 볼일 없어.
문 딱딱 맞춰 열어주고. 비 올 때 우산 씌워주고 그런 거야.
니가 좋아하는 비오는 날 만나면
그 진가를 발휘하겠구나, 그 사람.
아니 처음부터 꼭 맞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러면서 맞추면서 사는 거지.
아 한 평생 저 성질 맞추려고 노력해서 지금까지 왔는데.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새로운 고생을 한담?
그 사람ㅡ 나를 보지도 못했어.
그렇다고 내가 먼저 다가가지도 못했어.
우린 너무 멀리 있었어.
니 말이 맞을까봐.
내가 다가갔는데도 그 사람이 날 몰라볼까봐 그게 겁났어.
저 구두, 참 이쁘지 않니?
그럼 들어가서 한 번 신어볼래?
아냐. 됐어.
아냐 그러지 말고 한 번 신어봐.
나한텐 안 어울릴거야.
지금 신은 신발처럼 편하지두 않을거구.
신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야, 저기 니꺼랑 똑같은 거 있다. 그지.
첨봤을 땐 넘 맘에 들어서 샀는데,
지금 보니까 왠지 초라해 보이네.
그건 지금 그 신발을 신고 있기 때문에 그런거야.
다혜씨랑은 얘기 잘 했어?
야, 해 보고 나서 후회하는 게 시작도 안 하고
아쉬워하는 것보다는 나아.
그러다 그 보좌관 누가 채가면 어떻게 할래?
미련 없어 정말. 당분간은.
미련 없어? 정말?
없으려고 해.
끝까지 가보기 전엔 미련이 남을텐데.
같이 자봐야 미련이 없지. 헤어지든 말든.
같이 자봐야 결혼할 사인지 아닌지 알 수가 있지!
야. 별자리 중에 처녀자리라고 알지?
다른 별자리들이 이름이 여러개인데,
그 별자리만 처녀라고 불러. 전설은 가장 많이 달고 있거든.
왠줄 알아? 하늘에서 단 하나뿐인 처녀이기 때문이야.
무슨 그림이 이렇게 유치해.
안 깨지는 걸 달라고 했더니 유아용을 주더라?
다혜.
걔를 왜?
미술관 다혜~
정말 음악 싫어해?
응. 넌 좋아하나보지?
응.
근데 어째 라디오하나 없냐?
오디오하나 장만하려고 돈을 모았었는데,
전망좋은 방에 반해서 다 날렸어.
우리 영화 말야.
어떻게 인공이 사랑을 느낄까?
육체적 접촉.
뭐?
차를 같이 마신단 말이야.
다혜가 손을 갖다 대는거야. 우연처럼!
밤하늘이 왜 어두운지 알아요?
우주가 팽창하면서
별들이 더 멀어지기 때문이죠. 멀리 있는 별일 수록 더 빨리.
여기에서 보면 우주공간이 낭만적으로 보여
실은 영하 수백도의 끔찍한 진공지옥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는 건
태양과 아주 적당한 거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조금만 가까웠더라도 이렇게 살 수 없었을 것입니다.
멀리 있는 별들은 더 빨리 멀어져서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다지.
그는 그 별들처럼 더욱 더 멀어지고,
난 결코 그에게 다가갈 수 없겠지.
그와 나 사이엔 수 억년의 차이가 있다.
달은 언제나 우리에게 한 쪽 면만 보여준다지.
반대편은 우주선을 타고 가기 전까지는 볼 수가 없다지.
사랑은 처음부터 사랑으로 오는거야.
영원할 수는 없어.
사람 나름이지!
이름이 참 예뻐요, 다혜.
인공도 멋있어요. 인공위성.
밤하늘은 가을이 멋있죠.
별들이 인디언 집들처럼 띄엄띄엄 있거든요.
밤하늘 별 촘촘히 박혀있는 게 좋아요.
초코칩 아이스크림 같거든요.
그거 알아요?
다혜씨 처음 생각을 말했어요.
그거 아세요? 인공씨는 처음으로 웃었어요.
지금 맞게 쓰고 있는거야?
무슨 소리야?
해피엔딩이 억지스런 거 아니냐구,
갑자기 왜 그래?
둘이 너무 다르잖아. 근데 서로 사랑에 빠진다는게..
그게 뭐 어때서?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영화니까.
넌 영화 따로, 현실 따로구나.
춘희야, 너 나한테 그랬지.
상대를 배려해가면서 해야 한다고..
다신 사랑을 믿지 않기로 한 사람이 뭘 알아. 그만둬.
니가 상처받을까봐 두려워서 짝사랑을 즐기고 있어.
액자속의 그림을 보듯, 창 밖의 그림을 보듯.
넌 비겁해. 평생 사랑을 못 해 볼거야 넌.
사랑이란게 처음부터 풍덩 빠지는 것인지만 알았지,
이렇게 서서히 물들어 가는 건지는 몰랐어.
춘희야.
예쁜 양말, 새 구두, 새 옷..
이런 것들보다 돋보이는 건 바로 너야.
넌 지금도 부시시한 머리에 맨발로 이걸 보고 있겠지?
세수는 했니?
낯선 남자에게 쉽게 방을 빼앗기고,
물은 병째로 마시고. 밥상 앞에선 괴상한 소리를 지르는 너.
너 이춘희를 알아주는 사람이 꼭 있을거야. 힘내.
나 지금 공모전에 내려가.
내 나름대로 마지막을 써 봤는데, 춘희 너 화낼거니?
아. 그리고 나 오늘 들어가.
아침에 말하려 했는데 하지 못했어.
열쇠는 우편함에 두고 갈게. 똑같은 실수는 하지 말아야겠어서.
안녕.
여긴 웬일이야?
미술관가게?
넌?
난? 동물원.
춘희야, 너 시나리오 궁금하지 않니?
당첨되면 읽어봐.
이게 내가 쓴 시나리오의 마지막이야.
마음에 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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