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고전 산책

임열200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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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 고전 산책 / 박서림/ 샘터


☆참는 것이 덕이다.

옛날 한 총각이 나이 서른이 되도록 장가를 못가고 있었는데 어떻게 해서 한 노처녀하고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이 노처녀가 시집이라고 와보니 집이라고 가난하기 짝이 없어 서발막대기 거칠 것도 없었습니다.
서방이라는 사람은 기운만 넘쳐나서 일은 곧잘 하지만 '이렇게 가난하게 살아서야 쓰겠나' 생각한 색시는 남편을 어떻게든 과거에 급제하게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집안 살림은 내가 맡을 테니 당신은 공부나 하시오" 하고는 서당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신랑이 서당 다니면서, '하늘 천, 따 지'를 배우는데, 한 자를 더 가르치면 앞에 배웠던 글자는 금세 잊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훈장은 할 수 없이 일평생 사는 데 꼭 필요한 글자만 가르쳐 주어야겠다 생각하고 '인지위덕(忍之爲德) - 참는 것이 덕이다' 라는 뜻의 네 글자만 가르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머리가 어찌나 둔한지 '인, 지, 위, 덕' 하고 한 자 한 자 가르치는데 한 글자에 석 달씩 걸려서 딱 1년이 걸렸습니다. 또 인지위덕으로 붙여서 가르치고 뜻을 알게 가르치는 데도 1년이 걸렸습니다. 결국 '인지위덕'이라는 네 글자와 그 뜻을 아는 데만 꼬만 2년이 걸린 것입니다.
서당에서 글을 다 배웠다고 돌아온 사내가 배웠다는 것이 겨우 '인지위덕' 넉 자였으니 아내는 그만 기가 막혔습니다. 이래가지고는 과거 급제는커녕 아무 것도 못하겠기에 아내는 더는 공부하라하지 않고 돈 몇 백냥을 내주면서 나가서 돈이나 벌어 오라고 했습니다. 그래, 남편은 돈 벌러 간다고 나가서 장사를 하는데 그 둔한 머리에 장사가 되겠습니까? 돈을 벌기는커녕 밑천까지 다 까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남편은 "여버, 나 돌아왔소" 하는데 반가이 맞을 줄 알았던 아내가 나오지를 않는 것입니다. 마침 때는 여름날이라 방문이 활짝 열려 있기에 방안을 들여다보니 아니, 세상에 이럴 수가 있습니까? 아내가 웬 사내를 끼고 누워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광경을 본 남편은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속으로 소리를 쳤습니다. '이것이 내게 돈을 주어 내보내더니, 딴 사내를 끌어 들여, 에라! 이 연놈들을 죽이고야 말겠다.'
그리고는 마루에 있는 큰 디딤돌을 번쩍 들어 방으로 들어가서 막 내리치려는 그 순간이었습니다. 그의 뇌리에 서당에서 배운 '인지위덕' 이라는 말이 반짝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인지위덕, 인지위덕… 그래, 참는 것이 덕이 된다고 했지!'
그는 들었던 디딤돌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참아야지, 참아야지 하고 화를 삭이고 있는데 아내가 인기척을 느끼고 낮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리고 이제 오셨소, 하고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옆에 자는 사람을 깨우며 말했습니다.
"얘야, 어서 일어나라. 형부 오셨다."
그러자 옆에 누워 있던 사람이 일어나는데 그는 남자가 아니라 처제가 아니겠습니까? 모처럼 언니 집에 찾아와서 하도 더우니까 머리를 감고 상투처럼 말아 올리고 잠깐 잤는데 얼른 보기에 그 모양이 마치 남자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그러니 인지위덕이라는 글을 몰랐더라면 두 목숨을 잃을 뻔 했던 것입니다.

* 글은 배우고 볼 일이라고나 할까요?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말도 있거니와 어떠한 경우에도 성급하게 일을 저지르고 볼 것이 아니라 우선 참고 일의 자초지종을 깊이 헤아린 후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 술집의 사나운 개

옛날에 안자(晏子)가 임금에게 말했습니다.
송나라의 어떤 술파는 사람이 술독을 대단히 깨끗이 하고 사람들 눈에 잘 띄도록 간판도 내걸었습니다. 그런데도 오래도록 술이 팔리지 않아 거의 시어져서 더 이상 팔 수가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는 기가 막혀 이웃에게 왜 술이 팔리지 않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웃이 이렇게 일러주는 것이었습니다.
"당신 집의 개가 너무나 사나워 우리가 그릇을 들고 술을 사러 들어서면 개가 먼저 우리를 맞이하면서 물어버립니다. 그러니 누가 당신 집에 술을 사러 가겠습니까?"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려준 안자는 이렇게 말을 맺었습니다.
"이처럼 나라에도 역시 사나운 개가 있습니다. 권력을 쥔 사람들이지요. 능력과 기술을 가진 어떤 이가 임금에게 명석하게 가르쳐주고 싶어도 권력을 쥔 자가 먼저 이들을 맞이해 물어 버립니다. 이것이 곧 나라의 사나운 개지요."

* 오늘의 통치자도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한다면 이러한 경우를 당하게 될 것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세상의 소리에 귀기울 수 있도록 매사에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 예쁜 첩과 못생긴 첩

옛날에 양주(楊朱)라는 사람이 송나라를 지나다가 어느 여관에 묵었습니다. 그런데 그 여관집 주인에게는 두 사람의 첩(妾)이 있었습니다. 두 첩 중에 한 사람은 빼어난 미인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아주 못생긴 얼굴이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못 생긴 여자는 귀여움을 받고 아름다운 여자는 천대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양주가 의아해서 그 까닭을 물으니 여관집에서 일하는 아이가 대답했습니다.
"아름다운 여자는 스스로 아름답다고 하지만 마음이 일그러져 있으니 저는 그 아름다움을 모르겠고, 못생긴 여자는 스스로 못생겼다고 하지만 말과 행동이 참으로 단정하고 고와서 저는 그 못생긴 것을 모르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양주가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제자들이여, 기억하라. 행실이 현명하여도 스스로 현명하다는 생각을 버리면 어디에 간들 사랑을 받지 않겠느냐."

* 인간이 자신을 너무 내세우면 멸시를 당하는 반면, 겸손하고 덕을 베풀면 주위로부터 사랑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즘 들어 얼짱이다 몸짱이다 외모 가꾸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물론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본능이라 할 수 있으나 외양과 아울러 내면을 알뜰히 다지는 일에도 소홀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 늙은 말의 지혜

옛날 중국 제나라의 관중과 습붕이 환공을 따라서 고죽국을 정벌했을 때의 일입니다. 환공의 군대가 봄에 출정해서 겨울이 되어 돌아오는데 도중에서 그만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이때 관중이 나서서 말했습니다.
"늙은 말은 원래 온 길을 알고 있기 마련입니다. 늙은 말의 지혜를 이용하십시오."
관중의 말대로 늙은 말을 풀어 놓아 그 말이 향하는 곳을 따라가니 과연 원래 길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산을 넘자 이번에는 도중에 물이 없어 곤란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때 이번에는 습붕이 말했습니다.
"개미는 겨울에는 산의 남쪽 양지에 있고, 여름에는 산의 음지에 있는 법입이다. 그래서 개미 무덤의 좁은 곳을 파면 여덟 자 정도에서 물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에 개미 무덤을 찾아서 그곳을 파보니 과연 물이 나왔습니다. 이처럼 관중이나 습붕과 같은 지혜로운 사람도 그들이 모르는 것을 늙은 말과 개미에게서 배웠던 것입니다.

*요즘은 생각의 깊이가 짧은 이들이 많아 고전을 통해 옛 성현의 밝은 지혜를 배웠으면 하는데 다들 책읽기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고 제 잘난 체만 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책 속에 수만 가지 길이 있는데 말입니다.


☆ 공자의 웰빙 시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음식을 먹는 것만틈 중요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어떤 음식을 먹는가도 건강에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그 예로서 공자의 식사 습관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공자는 30여 년 동안 여러 나라를 다니며 치국의 도(道)와 사람답게 사는 방법을 가르친 성현입니다. 몸과 두뇌를 많이 썼음에도 일흔이 넘도록 장수를 누렸습니다. 교통과 의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기원전 6세기였기 때문에 우선 몸이 건강하지 않고선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공자는 무엇보다 간소한 식단에다 야채국을 즐겼습니다. 흰 쌀밥도 싫어하지는 않았으나 밥이 쉬어 냄새가 난다든지, 맛이나 색깔이 변한 것은 결코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론 반찬도 알맞게 익히지 않은 것은 먹지 않았고 찬거리가 바르게 잘라지지 않았거나 간이 맞지 않은 것도 외면했습니다.
또 시장에서 사온 육포는 먹지 않았으나 잘게 썬 회는 싫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풍성한 산해진미를 좋아하지 않고, 간소하지만 정성껏 만든 음식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자가 상한 음식은 먹지 않는다거나 간소하지만 정성이 들어가 있는 음식을 좋아했다는 것은 지금 '웰빙' 붐을 타고 건강 식단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식사 습관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음부터 소개하는 내용은 조금 특이하기도 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하겠습니다.
공자는 우선 때가 아니면 결코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세상 만물엔 이른바 '밥 때'가 있는데 공자는 이를 철저하게 지킨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천계(天界)의 존재들에게는 새벽이 밥 때이며 귀신들에게는 한밤중이 밥 먹는 시간인 것입니다. 제사를 밤중에 지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이 밥 때에 먹으면 빨리 늙지도 않고 정신이 통일되고 맑아지며 풍기(風氣)가 없어집니다. 특히 잠자기 세 시간 전에 금식하는 것은 불가의 전통이기도 합니다. 내장이 쉬지 못하고 꿈이 산란하여 잠을 설치기 때문입니다.
노승들의 피부가 팽팽하고 젊은이 같은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끼니마다 조금씩 먹고 잠자기 세 시간 전부터는 금식하여 내장이 쉴 수 있는 시간을 길게 하는 데 있습니다. 주름은 잠자는 시간에 늘어난다는 분석과 일치되는 말입니다.
공자는 즐거운 마음으로 먹는 희식(喜食)과 소식(小食)도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마음속으로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 맛을 느낄 수 없고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상태라면 몸에도 좋을 리가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위에 부담을 줄 정도로 많은 식사는 즐거운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공자는 술도 즐겼으나 마시는 양이 일정하지 않았으며 취하도록 마시지 않았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말하는 것도 금기로 삼았다고 전해집니다. 또 공자는 식사 땜나다 '고수레'를 잊지 않았습니다 고수레란 주변에 사는 동물과 미물들에게 먹이를 나누어 주는 베풂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미신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국수를 조금 떼어서 주변에 던져 주는 의식을 지키며 살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의 만물과도 동화하여 함께 살아간다는 수행 정신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자는 이 같은 식사 습관을 다른 무엇보다 앞세워 엄격하게 지켰다고 합니다.


* 고조선의 건국이념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에 있음을 볼 때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더불어 함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웰빙민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네 사람의 아내

어떤 마을에 네 명의 아내를 거느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첫째 부인을 가장 사랑했습니다. 그녀는 자나깨나 곁에 두고 잠시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둘째 부인은 갖은 고생 끝에 힘들여 얻은 매혹적인 여자였습니다. 남편은 그녀를 몹시 아꼈지만 첫째 부인만큼 사랑하지는 않았습니다.
셋째 부인은 때때로 만나는 사이였습니다. 마음으로 사랑하여 기쁨과 사랑을 함께 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즐겁게 지냈습니다.
이에 비해 넷째 부인은 남편이 거의 하녀와 다름없이 생각하는 존재였습니다. 남편에게 가장 헌신적인 아내였지만 남편은 그녀의 지극 정성을 알아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왕의 명령을 받아 먼 외국으로 떠나야 했습니다. 가기 싫었지만 가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남편은 아내 중에 한 사람과 동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먼 길을 함께 가면 덜 외로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첫째 부인에게 함께 떠나자고 했습니다. 그녀를 가장 사랑했고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곁에 두고 지냈기 때문에 당연히 따라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첫째 부인은 고개를 저으며 냉정하게 거절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당신과 함께 떠날 수 없어요."
아무리 설득해도 첫째 부인의 마음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그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당신이 이렇게 나를 배신할 줄은 몰랐소."
남편은 이렇게 원망하며 둘째 부인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그녀 역시 냉정하게 남편의 청을 거절했습니다.
"나는 당신을 얻기 위해 갖은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소. 그리하여 가까스로 당신을 얻어 변함없는 사랑을 쏟았는데 어째서 나와 함께 가지 않겠다는 거요?"
그러자 둘째 부인은 말했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마음대로 나를 얻은 것이지, 내가 부탁한 것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첫째부인도 안 가겠다는 마당에 내가 미쳤다고 고생길을 따라가겠어요?"
남편은 할 수 없이 셋째 부인을 불러 물었습니다. 그러자 셋째 부인은 몹시 슬픈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당신의 은혜를 많이 입었습니다. 그러니 성밖까지만 배웅해 드리겠습니다."
"뭐라고? 고작 성밖까지라고?"
"그렇습니다. 먼 외국까지 동행하기는 싫습니다."
몹시 낙심한 남편은 마지막으로 넷째 부인을 불러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녀는 당장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는 당신을 섬기는 몸입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당신의 뜻에 따를 뿐입니다."
이리하여 남편은 마음에도 없던 넷째 부인과 먼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

* 이 우화에서 어떤 마을은 살아 있는 세계를, 먼 외국은 죽음의 세계를 뜻합니다. 그리고 남편은 영혼을 말하는 것이고, 첫째 부인은 육신을 의미합니다. 죽으면 육신을 썩고 말죠. 그리고 둘째 부인은 재산이고, 셋째 부인은 부모형제입니다. '공수레 공수거'라고 아무리 많은 재산이라도 저 세상으로 가지고 갈 수는 없습니다. 부모형제도 성문까지만 따라올 뿐 망자를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넷째 부인은 누구일까요? 넷째 부인은 바로 업(業)입니다. 사람은 살아 있는 동안에 지은 업을 고스란히 가지고 저승으로 갑니다. 탐욕을 버리고 선업을 쌓는 삶, 그것이 바로 이 세상에서도 행복하고 저 세상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삶입니다.



☆ 잘 되는 집안 비결

어린 색시가 시집을 갔는데, 하루는 시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빨래 앉힌 솥에다 불을 땠습니다 .그런데 조금 냄새가 이상하다 했더니, 밑에 깔린 빨래가 누렇게 타버리고 말았습니다. 꺼내 놓고는 어쩔 줄을 몰라 울고 있으려니 시어머니가 들어왔습니다. 며느리가 빨래 태운 얘기를 하고 자꾸 우니까,
"아니다. 괜찮다. 내가 늙은 게 정신이 없어 잘못 앉혀 그렇다. 울지 마라."
하고 달래는데 신랑이 들어왔습니다.
"왜들 그러셔요?"
하고 달래는데 신랑이 들어왔습니다.
"왜들 그러셔요?"
빨래를 태운 사연을 얘기하니까,
"제가 아침에 들에 나가기가 바빠 물을 조금 길어다 놓아서 그랬군요. 제 잘못이니 그만둘 두세요."
그러고 나갔는데, 이번엔 시아버지가 들어와서 물었습니다.
"거 뭣들 가지고 그러느냐?"
또 그 얘길 하니까,
"아가, 괜찮다. 그만 울음을 그쳐라. 내가 늙은 것이 근력이 부쳐 장작을 굵게 패 놓은 것이 잘못이지 네 허물은 아니다. 그만들 둬라." 라고 위로를 했습니다.

* 하나의 잘못을 두고 서로 남의 탓만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렇듯 서로의 허물을 덮어 사랑으로 감싸 안는 가족이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가정은 평안하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