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차면 완장의 힘으로

신용연200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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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차면 완장의 힘으로

 

동화 `몽실언니"에서 몽실이는 마을에 들어 온 인민군 여자에게 `국군하고 인민군하고 누가 더 나쁘고 누가 더 착하냐"고 묻습니다. 여자 인민군이 대답합니다.

 

"몽실아. 사람은 누구나 처음 본 사람도 사람으로 만났을 땐 다 착하게 사귈 수 있어. 그러나 너에겐 좀 어려운 말이지만, 신분이나 지위나 이득을 생각해서 만나면 나쁘게 된단다. 국군이나 인민군이 서로 만나면 적이기 때문에 서로 죽이려 하지만 사람으로 만나면 죽일 수 없단다."

 

의미심장합니다. 벼슬을 하면 그 벼슬의 위세로, 완장을 차면 완장에 묻어있은 힘으로, 제복을 입으면 그 옷에 스며있는 권위로 말하고 행동합니다. 예비군복을 입으면 마구 나뒹굴지만, 정장차림을 하면 조심하게 되지요.

인간은 본래 착하답니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것들, 이른바 이념, 사상, 제도 따위가 사람들을 편가르고, 종래는 서로를 미워하게 만들 뿐입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에 갇혀 있을까요?

〈김택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