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그런 상상. 타짜란, 말 그대로 도박을 전문으로 하는 '꾼'을 말한다. 그들이 패를 숨기고 섞는 일명, '구라'를 치든, 정정당한 패싸움인 '실화'를 치든, 그들 대부분은 도박에 목숨을 걸고 베팅을 한다. 영화의 겉이야기 부터 먼저해보자. 잘 알려져 있듯이 이 영화는 허영만 작가의 '타짜'가 원작이다. 총 4부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이루어져 있는 만화에서 영화는 1부 '지리산 작두'를 다루고 있다. 겨우 1부 밖에 안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누군가는 생각하겠지만, 원작의 내용은 2시간반에 담는것도 모자라는 양이다. 그래서 사실 상당부분 많은 이야기가 잘려나갔다. 도박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수있도록 많은 설명들은 사라졌고, 1950년대의 배경은 1990년대 후반으로 바뀌었고, 그와 함께 캐릭터들의 여러 이야기들이 같이 사라졌다. 눅눅한 장판이 깔린 허름한 뒷방은, 어느새 (비교적 훨씬) 세련된 하우스로 바뀌어있다. 현재 하우스에서는 섯다가 아니라 고스톱을 하거나, 아예 화투가 아닌 포커를 이용한 블랙잭, 세븐포커, 훌라 등을 많이 하지만, 영화는 1950년대 쓰던 섯다를 그대로 따왔다. 제목도 war of flower, 즉 화투를 따온 것이다. (뒤에서도 언급하겠지만, 이러한 변화는 모두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 때 관심을 모았던 캐스팅은, 김 곤, 즉 고니라 불리는 사나이는 조승우에게, 평경장은 백윤식, 정마담은 김혜수, 고광열은 유해진, 아귀는 김윤석에게 돌아갔다. 처음 듣고 개인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귀의 김윤석이었다. 사실 그 이름은 낯설었지만, 드라마 부활에서 하은(엄태웅)을 도운 사설탐정이라고 하면 다들 알까. 그 약간은 피곤하면서도 초췌한 얼굴과 그러면서도 힘을 잃지 않는 눈빛을 가진 배우가, 과연 아귀 역을 할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영화는 이러한 생각을 지워버렸다. 어느정도 손 본 스토리상으로 아귀 자체의 캐릭터가 좀 더 세련된 '조폭 보스'이미지로 변한 것과, 배우 자체의 포스 덕분에 잘 어울렸다. (캐릭터와 스토리가 낱낱이 엮였던 만화와는 달리 캐릭터를 전면적으로 내세운 영화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영화에서 외적인 면에서 단 한 가지 불만인 것은, 영화는 모태의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려는 듯 불필요한 액션장면을 많이 삽입했다는 것이다. 극의 긴장도나 볼거리 상으로는 하나하나 넘기기엔 좋을테지만, 이는 홍콩영화와 할리우드의 그것과 다름없다. 오히려 극의 흐름에 집중하는데 방해만 할 뿐이다. 적당한 액션은 고니의 캐릭터상 충분히 이해되지만, 분명한 것은, '과했다'. 특히나 도로상에서 펼쳐진 차량 액션의 경우가 그렇다. 굳이 그렇게 말 안해도 고니가 살아남을거 뻔히 알뿐더러, 고니란 사람이 차량을 부수고,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무지하게 죽여대며 살아남는 사람도 아닐 것이다. 고니에게는 평경장의 보디가드로서의 액션 정도가 딱 어울릴 것이다. 위에서도 여러번 언급했듯이 영화는 캐릭터 중심으로 돌아간다. 만화에서는 중간중간 대결구도가 이어지지만 이는 한 때뿐이다. 결말에서 이뤄지는 대결인 아귀와의 대결도 그 중에 하나로 다뤄질 뿐이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정마담 vs 고니를 너무나 명확히 두고 있다. 아귀와의 대결이 표면적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마지막에 아귀와 정마담의 유대를 그리는듯한 내용을 보여주며 고니와 정마담간의 대결을 극도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도 달라지게 된다. 아귀와의 대결에서 승리 후 스스로 도박을 끊고 화란과 가정을 꾸린 만화의 결론과는 달리, 고니는 외국에 나가 카지노를 즐기며 유유히 생활한다. 도박이란 욕망의 덧없음, 그리고 복수를 향한 집념의 끝은 결국엔 공허하다는 것을 만화는 보여주고 있지만, 영화는 이러한 주제를 정마담에게 '얼핏' 덮어 씌워주는 듯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정마담-. 정마담 그녀에게 많은 이야기를 짊어지는 것은, 고니와의 대결에서 많은 흥미를 얻게 하지만, 그녀는 고니와의 사랑에 매달리는 여자일 뿐이었다. 만화속 그녀보다 머리도 좋고, 훨씬 더 육감적으로 아름다운 그녀였지만, 항상 쿨한 모습으로 수완좋게 사업하던 그녀가 그립다. 고니에 대해 좀 더 얘기해보자. 영화에서는 액션맨 고니를 자랑하는 듯, 멋드러진 고니를 마지막에 내세우지만, 개인적으로는 도박을 끊은 만화속 고니가 더 멋있다. '전국에서 도박을 끊은 사람은 그놈과 나뿐이여. 대단하지?'라는 철물점주인의 말처럼. 그래서 결론도 만화의 결론이 훨씬 더 감명깊다. 물론 '볼거리 우선'이라는 영화도 멋있었지만, 만화를 먼저본 나에게는 그런점이 너무나 안타깝게 다가올 뿐이다. 내가 멋진 타짜가 된다면, 이란 판타지를 충족시키기엔 충분하지만, 그 교훈의 맛이 너무나 달콤해서 물린다. 참고로 만화 '타짜'에서는 이런말이 나온다. '도박이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나올 수 밖에 없는 산물이다. 어찌보면 말 그대로 돈이 중심이되어 돈을 버는 도박은, 노동과 자본이 새로운 노동과 자본을 불러오는 자본사회의 이념을 그대로 본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가 있는한, 도박을 하는 사람은 없어지지 않는다.' 만화 서문의 작가의 말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다. '어렸을 때 엄마와 짝맞추기 놀이를 하던 기억이 있다. 타짜들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결국 엄마 앞에서 짝맞추기 놀이를 하는 어린이에 불과하다' 자, 당신도 타짜의 세계가 그리운가?
타짜 - War of Flower
-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그런 상상.
타짜란, 말 그대로 도박을 전문으로 하는 '꾼'을 말한다.
그들이 패를 숨기고 섞는 일명, '구라'를 치든,
정정당한 패싸움인 '실화'를 치든,
그들 대부분은 도박에 목숨을 걸고 베팅을 한다.
영화의 겉이야기 부터 먼저해보자.
잘 알려져 있듯이 이 영화는 허영만 작가의 '타짜'가 원작이다.
총 4부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이루어져 있는 만화에서
영화는 1부 '지리산 작두'를 다루고 있다.
겨우 1부 밖에 안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누군가는 생각하겠지만,
원작의 내용은 2시간반에 담는것도 모자라는 양이다.
그래서 사실 상당부분 많은 이야기가 잘려나갔다.
도박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수있도록 많은 설명들은 사라졌고,
1950년대의 배경은 1990년대 후반으로 바뀌었고,
그와 함께 캐릭터들의 여러 이야기들이 같이 사라졌다.
눅눅한 장판이 깔린 허름한 뒷방은,
어느새 (비교적 훨씬) 세련된 하우스로 바뀌어있다.
현재 하우스에서는 섯다가 아니라 고스톱을 하거나,
아예 화투가 아닌 포커를 이용한 블랙잭, 세븐포커, 훌라 등을 많이 하지만,
영화는 1950년대 쓰던 섯다를 그대로 따왔다.
제목도 war of flower, 즉 화투를 따온 것이다.
(뒤에서도 언급하겠지만, 이러한 변화는 모두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 때 관심을 모았던 캐스팅은,
김 곤, 즉 고니라 불리는 사나이는 조승우에게, 평경장은 백윤식, 정마담은 김혜수, 고광열은 유해진, 아귀는 김윤석에게 돌아갔다.
처음 듣고 개인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귀의 김윤석이었다.
사실 그 이름은 낯설었지만, 드라마 부활에서 하은(엄태웅)을 도운 사설탐정이라고 하면 다들 알까.
그 약간은 피곤하면서도 초췌한 얼굴과 그러면서도 힘을 잃지 않는 눈빛을 가진 배우가, 과연 아귀 역을 할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영화는 이러한 생각을 지워버렸다.
어느정도 손 본 스토리상으로 아귀 자체의 캐릭터가 좀 더 세련된 '조폭 보스'이미지로 변한 것과, 배우 자체의 포스 덕분에 잘 어울렸다.
(캐릭터와 스토리가 낱낱이 엮였던 만화와는 달리 캐릭터를 전면적으로 내세운 영화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영화에서 외적인 면에서 단 한 가지 불만인 것은,
영화는 모태의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려는 듯 불필요한 액션장면을 많이 삽입했다는 것이다.
극의 긴장도나 볼거리 상으로는 하나하나 넘기기엔 좋을테지만,
이는 홍콩영화와 할리우드의 그것과 다름없다.
오히려 극의 흐름에 집중하는데 방해만 할 뿐이다.
적당한 액션은 고니의 캐릭터상 충분히 이해되지만,
분명한 것은, '과했다'.
특히나 도로상에서 펼쳐진 차량 액션의 경우가 그렇다.
굳이 그렇게 말 안해도 고니가 살아남을거 뻔히 알뿐더러,
고니란 사람이 차량을 부수고,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무지하게 죽여대며 살아남는 사람도 아닐 것이다.
고니에게는 평경장의 보디가드로서의 액션 정도가 딱 어울릴 것이다.
위에서도 여러번 언급했듯이 영화는 캐릭터 중심으로 돌아간다.
만화에서는 중간중간 대결구도가 이어지지만 이는 한 때뿐이다. 결말에서 이뤄지는 대결인 아귀와의 대결도 그 중에 하나로 다뤄질 뿐이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정마담 vs 고니를 너무나 명확히 두고 있다.
아귀와의 대결이 표면적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마지막에 아귀와 정마담의 유대를 그리는듯한 내용을 보여주며
고니와 정마담간의 대결을 극도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도 달라지게 된다.
아귀와의 대결에서 승리 후 스스로 도박을 끊고 화란과 가정을 꾸린 만화의 결론과는 달리,
고니는 외국에 나가 카지노를 즐기며 유유히 생활한다.
도박이란 욕망의 덧없음, 그리고 복수를 향한 집념의 끝은 결국엔 공허하다는 것을 만화는 보여주고 있지만,
영화는 이러한 주제를 정마담에게 '얼핏' 덮어 씌워주는 듯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정마담-.
정마담 그녀에게 많은 이야기를 짊어지는 것은,
고니와의 대결에서 많은 흥미를 얻게 하지만,
그녀는 고니와의 사랑에 매달리는 여자일 뿐이었다.
만화속 그녀보다 머리도 좋고, 훨씬 더 육감적으로 아름다운 그녀였지만,
항상 쿨한 모습으로 수완좋게 사업하던 그녀가 그립다.
고니에 대해 좀 더 얘기해보자.
영화에서는 액션맨 고니를 자랑하는 듯, 멋드러진 고니를 마지막에 내세우지만, 개인적으로는 도박을 끊은 만화속 고니가 더 멋있다.
'전국에서 도박을 끊은 사람은 그놈과 나뿐이여. 대단하지?'라는 철물점주인의 말처럼.
그래서 결론도 만화의 결론이 훨씬 더 감명깊다.
물론 '볼거리 우선'이라는 영화도 멋있었지만,
만화를 먼저본 나에게는 그런점이 너무나 안타깝게 다가올 뿐이다.
내가 멋진 타짜가 된다면, 이란 판타지를 충족시키기엔 충분하지만,
그 교훈의 맛이 너무나 달콤해서 물린다.
참고로
만화 '타짜'에서는 이런말이 나온다.
'도박이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나올 수 밖에 없는 산물이다.
어찌보면 말 그대로 돈이 중심이되어 돈을 버는 도박은, 노동과 자본이 새로운 노동과 자본을 불러오는 자본사회의 이념을 그대로 본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가 있는한, 도박을 하는 사람은 없어지지 않는다.'
만화 서문의 작가의 말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다.
'어렸을 때 엄마와 짝맞추기 놀이를 하던 기억이 있다.
타짜들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결국 엄마 앞에서 짝맞추기 놀이를 하는 어린이에 불과하다'
자, 당신도 타짜의 세계가 그리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