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 점프를 하다, 2000

강경아2006.10.06
조회86

사실 난 첫눈에 반하고 영원을 생각하고
그런 거 웃긴 얘기라고 생각했었거든.

나도 그랬어. 널 처음 봤을 때
우리 사랑하게 되겠구나..

 

라이터니?
사실 나 대학와서 미팅도 해 보고
프로포즈도 해 봤었는데
막상 주려고 하는데 아깝더라?
근데 지금은 조금도 아깝지 않아.
근데 걱정되는 건 하나 있어.
너 담배피는 거, 아직 한 번도 안 봤거든.

 

고마워. 안 가고 있어줘서.
이태희. 가지만 말아라. 제발.
나도 여기서서 생각했어.
서인호. 니가 다시 돌아오기만 하면

앞으로 니가 하자는대로 다한다.

 

이 우산, 너 처음 만났을 때 샀던 우산이다.
알아?
알면서 그렇게 못되게 굴었어?

 

이 지구상 어느 한 곳에
바늘 하나를 꽂고,
하늘 끝에서 밀씨를 하나 떨어뜨리는거다
그 밀씨가 바늘 위에 꽂힐 확률.
계산도 안 될 확률로 니들이 지금
지구상의 그 대한민국 중에서도 서울.
그 중에서도 세현고등학교.
그것 말고도 2학년. 5반에서 만난거다.
그걸 인연이라고 부르는 거다.

 

첫사랑 얘기 해 주세요!
첫 눈에 반했어. 어느 비오는 날.

 

그냥 여자 꼬실 때 하는 말 아니에요?


그거 생 뻥 맞지.
첫눈에 반한다는 건,
지금 니 얼굴이나 몸매가 맘에 든단 얘기거든.
근데 사랑은 그렇게 순간적으로 풍덩 빠지는 게 아냐.
그 사람을 알아보는 거지.

 

난 어릴 때부터 약하고 울보여서
참 억울한 일을 많이 당했는데,
그 때마다 선생님께서 내 편이 되어 주셨어.
난 무조건 너희들을 믿는다.

 

그 때 우산도 잘 썼어요. 왜 아는 척 안 했냐면요,
조심하고 싶었어요.
아는 척 하는 순간, 아무것도 아닌 게 될까봐요.
혹시 왈츠 출 줄 알아요?
저 요즘 교양체육시간에 배우거든요.

 

난 다시 태어나도 너만 쫓아다니면서 사랑할거야.
그 사람이 나라는 건 어떻게 알아?
알 수 있지.
내가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게 될 거 아냐.
그럼 그게 바로 너야.
너 아니면 누구하고도 다시 사랑할 수 없을 거니까.

태희야. 넌 왜 조금도 날 느끼지 못하니.
난 널 이렇게 알아보는데.

 

당신, 동성연애자였어?
아니.
그게 하필이면 열 일곱살 먹은 남자 제자야?
아니. 태희.
미안해. 그런데 나도 어쩔 수가 없어.

 

왔구나.
미안해. 너무 늦었지.
늦게라도 와 줘서 고마워.

 

여기서 뛰어 내리면 죽을까요?
아니. 뛰어내려도 끝이 아닐 것 같아.

 

이번엔 여자로 태어나야지.
나도 여자로 태어나면 어쩌지?
그럼 또 사랑해야지 뭐.

 

몇번을 죽고 다시 태어난대도
결국 진정한 사랑은 단 한 번뿐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는 심장을 지녔기 때문이라죠.

인생의 절벽 아래로 뛰어 내린다고 해도
그 아래는 끝이 아닐 거라고 당신이 말했습니다.
다시 만나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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