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근처 주택가에 자리한 모 연습실. 도저히 이런 곳에 연습실이 있을 것이라곤 믿어지지 않는 그런 곳에 거짓말처럼 그들이 나타났다. 바로 이스트 리버.
영화 의 영월 유일 밴드, ‘이스트 리버’ 역할을 통해 이준익 감독을 비롯한 배우들로부터 감초 같은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변방의 크레이지 펑크 스타일. 불대가리, 보보, 쟈니, 흉가의 기괴한 닉네임을 가진 밴드 ‘노브레인’을 만났다. 영화 속 이스트 리버. 뭔가 거창한데, 동강(東江)이다. 동강은 동쪽으로 흘러서 동강인가, 동쪽으로부터 흘러서 동강인가. 또 이스트 리버, 노브레인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나. 물만난 그들의 버전과 행보에 귀 담았다. 그들과의 수다(?)를 옮겨 적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다. 왁자지껄한 동네분위기,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도발발언, 맥락이 없는 수다, 동시다발성의 입담, 농담 반 진담 반의 정체성….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노브레인이 아니겠는가. 도저히 그들이 아니라면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이스트 리버, 그들의 영화계 데뷔(?) 후 단독 기자회견을 긴급 타전한다. 일단 그들과의 수다에서 부득이 하게 가장 크게 들리는 말들을 질문의 답변으로 추려 엮었음을 일러둔다. 안 그러면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연습실 내에서 조촐하게 이뤄진 수다, 좌로부터 Drum 황현성 / Vocal 이성우 / Bass 정재환 / Guitar 정민준의 순으로 둘러앉았다.
우주소년: 제작보고회에서 들려준 라이브 연주 덕분에 관심 있게 지켜봤다. (노브레인: 왔었나?) 그렇다. 두 번째 가까이서 보는 것. 영화도 늦게나마 챙겨서 재밌게 잘 봤다. (성우: 괜찮던가?) 덕분에. 워낙 감초 같은 역할을 해 줘서. 이제 배우로 데뷔한 것 아니냐. (웃음) (성우: 데뷔라면 데뷘데 워낙 얼렁뚱땅 하게 돼서…)
우주소년: 를 어제서야 뒤늦게 챙겨 본 터라 영화에 대한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노브레인 멤버들을 만나게 된 것에 대해 오히려 다행스런 일이라는 생각이 막 들었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노브레인: 다행이다. (웃음)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공연을 계속했고, 놀기도 하고, 영화가 개봉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27일 개봉했는데, 드럼 치는 친구는 직접 가서 봤단다. 예매율이나 사람들의 입소문율(?)을 올리기 위해. (우주소년: 한번 투입해서 가능할까?) 한번이 모이면 여러 명이 되니까. 너무 같이 다니면 속보이지 않나. 그래서 곳곳에 각계전투로 투입했다. (우주소년: 이제 얼굴이 알려질텐데, 게릴라로 갔다가 팬들이 알아보면 어떻게 하나.) (웃음) 안 그래도 영화 보러 가면 민망할 것 같다. 극장에 가서 보자는 친구들이 많은데, 도저히 가기가 껄끄럽더라. 그래도 한번 가보려고 생각중이고, 어느 극장에선가 나(성우)를 볼 수도 있겠지만, 제발 아는 척을 하지는 말았으면. (웃음) (우주소년: 멤버들이 신경 써서 변장술을 하고 가는 게 어떤가.) 야유 받을까봐 그렇게 못 하겠더라.
우주소년: 오늘 인터뷰는 두 파트로 나눠서 진행해야 할 것 같다. 먼저 10주년을 맞은 락 밴드 노브레인의 인터뷰와 로 데뷔하게 된 영화배우로서의 이스트 리버 버전. 먼저 전자의 이야기부터 진행을 하겠다. 멤버들의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노브레인: (우로부터) 기타 치고 있고, 막내인 보보 정민준이다. 밴드 내에서 제일 잘생겼다. (우주소년: 자타공인인가.) 자타공인도 하고, 다른 사람도 공인, 어렵다. (웃음) 공인중계사 하고 계신다. 노브레인에서 베이스를 치는 정재환. 노브레인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불머리 이성우다. (괴성) 나는 북을 치는 황현성 이라고 한다. 반갑다.
우주소년: 데뷔 10주년을 맞은 걸로 알고 있는데, 노브레인을 결성하게 된 계기가 진작부터 궁금했었다. 어떻게 뭉치게 됐나. 또 밴드 이름은 누가 어떻게 지었나. 노브레인: 올해로 대망의 10주년. 어쩌다 보니 오래된 밴드 같은 느낌도 없지 않아 있는데, 꿋꿋하게 계속 지켜오고, 즐겁게 음악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우리를 따라와 주지 않는 후배들이 우리 하는 것을 보고 귀감이 안 되도록, 따라하지 말도록. (웃음) 뭉치게 된 계기는 처음에 3명이 고등학교를 같은 동네에서 나와 밴드를 하다가 ‘드럭’이라는 클럽을 알게 됐고, 공연을 보러 갔다. 거기에 형(성우)이 크라잉넛 객원 보컬로 나오더라. 그래서 ‘저 형 되게 멋있다, 보컬 시키면 잘 하겠다’해서 밴드하자고 했는데, 처음에 튕기더라. 그러다 전화가 왔다. ‘생각해 보니 다시 하고싶어’해서. (성우: 그건 아니었어. 생각을 해보겠다,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하고 해보자 한 것.) 96년 무렵이다. 그때부터 원년멤버 그대로는 아니고 이 친구(민준)는 갑자기 들어온 이단자. 태권도 이단자. 유도 빵단. (웃음) (민준: 보컬 하는 분과 동거하던 사이. 노브레인에서 기타가 공석이 된 바람에 원래 호흡도 잘 맞추던 차에 백으로 들어온 것. 얼굴만 보고 뽑은 것. 낙하산 타고 들어왔다.) (웃음) 이 친구 얼굴의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이준익 감독도 인정. 미팅할 때 ‘안녕하세요’인사하는데, 다른 멤버는 보지도 않고, 이 친구 보면서 ‘와 얼굴 죽인다 너’한마디 바로 하더라. 최근에 어떤 기사를 보니, “노브레인 연기 정말 잘 했다. 그러나 얼굴은 변방이다”했는데, 감독님은 무슨 메이전가. 감독님 얼굴도 마이너다. (웃음) 감독님 얼굴이 중국집 주방장으로 나오는데, 안 어울리면 변방이 아니다. 하지만 어울리지 않나. 변방이잖아. (일동 흥분과 웃음의 도가니) 흥분하면 안 돼. (그제서야 추스르며) 그래 감독님 멋있어요. 당시 한글 밴드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는 왕쥐포, 꿀단지, 냉면개시 등을 떠올리다 갑자기 영어로 ‘노브레인’어떠냐 하다가 얼렁뚱땅 정해졌다. 한글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고 한글로 멋있는 밴드 명을 잘 지을 수 있으나 나오는 게, 꿀단지 고추장 냉면게시 그 따위니. “자, 다음 밴드는 바다사나이에 주인공 냉면개시” 이건 아니지 않나. 냉면 집은 참 좋아했을 것. 그러나 그 전에 안 유명해졌을 거다. 에 나오지도 못했고. (웃음)
우주소년: 멤버들마다 고유의 개성과 함께 닉네임이 있는 걸로 안다. 그것에 대한 소개와 그런 닉네임을 달게 된 이유를 듣고싶다. 노브레인: (우로부터) 나의 경우 보보거든. 이 형(성우)이 지어줬는데, 눈이 잘 붓는다. 그래서 부어부어 하다가 보보가 됐다. (성우: 잘 붓는 게 아니라 언제나 부어있는 상태.) 지금은 자고 일어난 지 한시간 정도 돼서 그나마 들어가고 있는, 가속도가 붙었다. (웃음) 이름이 재환이다 보니 쟈니가 됐는데, 크라잉넛 형들이 한때 쟈니쟈니 댄스를 추기도. 별 의미는 없다. 나는 머리를 빨간색으로 삐죽삐죽 세우고 다녔거든. 크라잉넛 친구들이 저놈은 뭔가 하다가 친해져 불머리라 부르더라. 더티 버전은 불대가리, 클린버전은 불머리. 다 불대가리 한다. 불오빠, 불형 등 이름을 모른다. (우주소년: 그러면 나중에 스타일을 바꾸기 어렵겠다.) 펑키한 헤어스타일을 추구하면 문제없다. 불머리의 계보가 있는데, 연도별로 버전을 볼 수 있다. 나는 흉가. 최악이다. 흉할 흉자 가는 왜 붙었는지 모르고, 그것도 형(성우)이 지어 줬다. 약점을 가지고 별명을 짓는 습성이 있다. (우주소년: 형이 몹쓸 짓을 많이 한 것 같다.) 그래도 즐겁고 돈독하다. 쫀득하다. (웃음)
우주소년: 이제, 진지하게 이야기해 볼까. 노브레인의 음악적인 지향성이랄까, 자신들의 방향이나 비전,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 노브레인: (옷매무새를 진지하게 고치며) 그간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앞으로 해야될 것들에 대해 정리가 됐고, 이제 시작인 것 같다. 그걸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 각자 개인이 생각하는 스타일이 있고, 그것들의 장점만 부각시켜서 자유분방하게, 재밌게, 판타스틱 모험의 세계로 가는 앨범이 되지 않을까. 서울랜드 같은 노래. (웃음) 노브레인이 과도기가 있었는데 지금 호흡으로나 뭐로 보다 최고의 안정적인 상태. (우주소년: 이 말 역시 자타공인인가.) 공인설계…, 미안하다.
우주소년: 영향을 받은 국내외의 밴드나 음악가가 있다면, 그들의 어떤 점이 노브레인을 이끌었나. 노브레인: 다 다르다. 네 사람의 공통분모는 락. 그린 데이, 랜시드, 비틀즈 등. 노브레인의 음악은 크레이지 퍼킹 락 아니, 크레이지 펑크 락이다. (우주소년: 개념은 와 닿는다 내가 생각하는 그거 맞지.) 그렇다. 음악에 미쳐 있고 즐길 수 있는 것을 사람들이 봤을 때 좋아하는 것 같다. 우리는 관객이 한 명만 있어도 놀 수 있다. 한번은 꽤 늦은 시간에 관객의 5분의 1정도만 남아서 ‘그래도 꼭 보고가야 되겠다’하는 사람만 남아 재밌었다. 그런 게 소수정예다. (웃음)
우주소년: 밴드 생활을 해오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일이나, 사건 사고가 있었다면? 노브레인: 일본 오사카에 나름대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펑크밴드라고 갔는데, 날라 차기를 하다가 신발이 벗겨지고, 베이스 줄이 끊어지고, 기타는 두 줄 남아있는 등 개판 오분전의 공연이 돼 버린 일이 있다. 사람이 적은 것도 아니고 넓은 홀에 1000명 가까이가 숙연하게 있더라. 얼굴이 멍하니 ‘열심히 한다’하는 식으로 보더라. 나름대로 크레이지 한 공연. 그때 당시엔 괴로웠던 사고 상황이었지.
우주소년: 멤버들의 실제 성격과 취미, 평소에 뭐하고 노는지가 궁금하다. 각자 이야기해달라. 노브레인: 공통적인 것은 음주가무. 또 여자가 지나가면 다 쳐다본다는 거. 우리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서식하는 모든 수컷들의 습성이 아닐까 싶다. 차안에서 주로 본다. (우주소년: 공인) 공인. 그것말고 노는 것은 다 달라. (우로부터) 현성은 게임 좋아하고, 성우는 커피 마시고, 운동하고, 독서하고, 재환은 술자리를 좋아해. 민준은 쇼핑 중독. 돈 쓰는 걸 좋아한다. 가지가지 쇼핑이 있다. (우주소년: 시쳇말로 지름 신이 강령 했다 하는데, 요즘은 어떤 품목에 필이 꽂히나.) 요즘은 정장에 필이 꽂혀. 이것도 엊그제 산 벨벳소재. 마음에 든다. (재환: 요즘 이 친구랑 같이 노는데, 영향을 받았다.) (웃음) 우주소년: 멤버들의 특기나 개인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노브레인: 정말 미안한데, 개인기가 전혀 없다. 대신 저마다 잘 하는 것들이 있다. (좌로부터) 민준은 탁월한 눈썰미와 디자인 감각. 재환은 탁월한 엔지니어링, 프로듀싱 능력의 소유자. 미래가 촉망받는 친구다. 어둡지 않고 밝게 살아갈 수 있는. 성우는 요리사. 머리가 좀 안 좋아 보이는데, 언어구사능력이 탁월하다. 일본어를 유창하게 잘 한다. 그러니까 일본에서 요리사 하면 된다. (웃음) 이 친구는 얼굴이 큰데, 그것이 능력. (웃음) 현성은 애니메이션을 하고 있다. 학교 졸업한 이후 이곳저곳에서 상도 받고 팀을 이뤄 동화책도 내고. 밴드 내에서 편곡하는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소스. 범 우주적인 친구다. 3집의 제목이 ‘우주와 나’가 될 뻔하기도 했다. (웃음)
우주소년: 여기에 가면 노브레인을 만날 수 있다고 할만한, 자주 찾는 곳이 있다면? 노브레인: 홍대에 오면 간혹 볼 수 있다. 술집이나 클럽, 커피 마시는 콩다방(?)에 가면…. 굳이 찾으려 하지말고, 공연장에서 보는 게 제일 좋다. 길거리에서 만약에 커피한잔 사주면 약 5분은 즐겁게 얘기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우주소년: 이스트 리버 버전으로 들어가자. 이준익 감독과 어떤 계기로 인연을 맺게 됐나.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이스트 리버: 처음 작품제의를 받았을 때 화났다. 몰래 카메라인줄 알고. 이번에는 버라이어티 하게 속이려고 덤비는구나 했다. 조감독님이 왔는데, 방송국사람인줄 알고, 누워있고 막 그랬다. 그런데 미팅을 가니 정말이더라. 를 너무 재밌게 봐서 좌우당간 영광이었다. (핸드폰 벨소리) 여기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그 몇 달 전에 분유CF를 찍자는 식의 몰래카메라에 당한 적이 있다. (민준: 사실 핸드폰을 안 끄고 와서 미안하다 배터리를 뽑아달라.) (일동 웃음)
우주소년: 영화 촬영장에서 이준익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이스트 리버: “있는 그대로 내 뿜어라. 프리스타일대로 해. 오케이. 슛. 간다. 액션.” 애드립을 치면, “그거 대본에 없잖아. 어, 이건 아닌데. 근데 대본에 있는 건 해야지.” 대본에 있는 거 반, 만든 것 반이었다. 다 하니까 오케이 하시더라. 우리 특유의 얼빵하고 엉뚱한 면을 부각시키고 싶어했다. 스탭 분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안성기, 박중훈 선배도 시선처리와 동선에 대해 이야기 해 주는 등 촬영장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촬영감독님도 기분 좋고 느긋하게. 함자가 나승룡 감독님인테, 부리부리하게 생겼다. 근데 천진 난만. 너무 잘해줬고,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서도 너무 즐겁게 항상 웃고 있었다. 천국이었다.
우주소년: 영화의 배경이 동강이 굽이치는 영월로 설정돼 있다. 특별히 그 지역과 인연이 있나. 그리고 이스트 리버라는 그룹 이름과 설정은 시나리오 상의 주문인가? 이스트 리버: 애초에 설정이 있었고 거기에 맞춰 간 것. 이스트 리버라는 이름을 보고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원래 촌스러운 캐릭터이므로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 지역엔 촬영 때문에 처음 가봤다.
우주소년: 라디오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라디오’라는 매체를 어떻게 생각하나. 라디오에 얽힌 일화를 들려달라. 이스트 리버: 라디오는 좋은 매체라고 생각한다. TV는 보여지는 이미지를 다 받아들이는데, 라디오는 음악이 흘러 나와 집중하게 된다. 또 소리로 소통하는데, 전화를 걸어 진행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기도 쉽다. TV는 쇼, 라디오는 왠지 나에게 속삭여주는 느낌. 일대일의 소통이 좋은 것 같다. 라디오에 얽힌 이야기. 예전에 윤도현 선배가 M모 방송에서 2시의 데이트라는 프로를 할 때다. 그 분이 우리를 불러서 이야기하던 중에 “서로 평상시에 말 막하고 그러죠?”했는데, 멤버 중에 한 명이 “X발 그러고 그러죠 머”한게 그대로 생방송에 나갔다. 멍멍이의 아이. 그렇게 난리가 났다. 예전에 또 M모 방송. (잠시 다른 주제로 옮아갔다 어렵사리 돌아옴) 크라잉넛 애들이 노브레인 보다 인기가 많은 비결 이따위 이야기를 하기에 나도 모르게 “알까”그랬다. 그 뒤로 동네방네 알까기 파문이 일었다.
우주소년: 영화의 어떤 부분이 가장 와 닿던가.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대사가 있다면? 이스트 리버: 제일 마지막 장면. 그 장면은 죽을 것 같아. 멋있는 대사는 천문대에서 “별은 혼자 빛나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것”이었다. 딱 정지되는 마지막 장면 작살(최고)이다. 멤버 모두가 영화를 즐겨보는 편인데, 진짜 태어나서 본 영화 중에 손에 꼽는 명 장면이다.
우주소년: 본인들이 의 부스에서 진행을 하는 설정이 있었다면, 어땠을 것 같나. 그 첫 방송에서 선곡은 어떤 곡들로 할 것 같은지. 멘트는? 이스트 리버: 그런 걸 하고 싶은데, 하면 박중훈 형님 앞으로 영화하기 힘들 것. (웃음) 농담이다. 이런 저런 즐거운 음악들도 있겠지만 락 음악을 틀어주는 전문 방송을 하면서 즐겁게 놀았을 것. 보통 라디오 방송이 착한 척 하면서 딱딱하게 가는데, 까불면서 했을 것 같다. 방송에 나가면 큰일난다. 예전에 인터넷 방송을 한 적이 있는데, 한시간 동안 1초도 안 쉬고 뒷 이야기를 많이 해서 무리를 빚은 적이 있다.
우주소년: 영화에서 보면, 하우스 구조의 연습실 이라고 해야 할지, 아지트라고 해야 할지 모를 장소에 물고기가 누워있는 비주얼이 있고, 공개방송에서도 마이크에 물고기가 걸리는 등 물고기에 대한 상징이 있다. 물론 이스트 리버, 즉 동강이기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그것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스트 리버: 동강이라 그런 게 맞다. 즐거우면서 그런 이미지를 찾다가 미술부 쪽에서 만들어 준 것. 이스트 리버의 작업실을 꾸미는데, 미술 팀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으나 너무 뻔한 설정이라. 그런데 왁자지껄하게 잘 꾸며진 것 같다. 미술 팀 감독도 밴드를 하셨던 분이라 그런 정서를 반영한 것 같다.
우주소년: 를 다시 봤을 텐데, 자신들의 연기를 보니 어떤 생각이 들던가? 이스트 리버: 민망했다. 반면 시끄럽게 하는 것, 서로 싸우고 공연하는 것은 잘 한 것 같다. 소음도(?)로는 최고였다.
우주소년: 특히 중간 중간에 흐르는 음악들이 경쾌하고 좋았다. 음악은 를 위해 직접 만든 것인가. 아님 기존 노브레인의 음악이 영화에 매칭 된 것인가. OST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 이스트 리버: ‘넌 내게 반했어’는 우리의 원 곡이다. 영화를 위해서 ‘비와 당신’이라는 쵝곤(박중훈)의 노래를 편곡했고, ‘아름다운 강산’도 신중현 씨가 불렀던 것을 이스트 리버 식으로 편곡했다. ‘넌 내게 반했어’의 경우는 영화를 위해서 특별히 재녹음 버전을 만들기도 했다. OST 작업이 끝나 지난 9월 29일 발매됐다. OST의 장점이 다시 영화를 생각게 한다는 것이다. 맨 마지막 장면에 조용필 선배의 노래가 흐르는데, 내가 듣기론 영화음악 의뢰를 받을 때마다 모두 거절하시다가 이번에 처음 수락된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복 받은 영화인 것 같다. 그래선지 영화가 군더더기나 가십이 없이 순수하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우주소년: 라는 영화가 노브레인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 영화에 대한 한마디를 각각 부탁한다. 또 씨네서울 유저와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인사말을 부탁한다. 노브레인: 또 다른 수입원. (웃음) 농담. 색다른 경험. 언제 우리가 그런 감독님, 대 선배들과 작업을 해 보겠나. 영화는 계속 남으니까 영광. 우리가 연기로서 기록을 남긴 것 자체가 가문의 영광이다. 앞으로도 하고싶고, 차기 작은 시나리오를 보고 검토하겠다. (웃음) 연기하는 영화면 또 안타까울 것이다. 가 우리가 나와서가 아니라 최고의 작품에 출연한 것이 영광인데다, 더 이상 다른 연기를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일 멋있는 영화에서 영광스럽게, 마지막이 되는 게 좋을 것 같다. 촬영하면서 하루 하루가 웃으면서 힘들었기에 너무 좋았고, 행복했다. (좌로부터) 라디오스타는 재미있는 영화. 온 가족이 함께 봐도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지고, 비단 매니저와 가수의 관계가 아니라 친구나 아버지 등 아는 사람이 될 수 있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영화. 집에 돌아갈 때 웃으면서 감동을 가져갈 수 있는 영화가 흔치 않은데, 뭔가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누군가를 안고 싶어지게 만드는 영화. 사람의 따뜻한 그것을 더 이상 추워지기 전에 느끼고 싶다면 지금 당장 극장으로 달려가길 바란다. (재환: 나는 왜 안 안아 줘?) (성우: 됐어. 남잔 싫어.) 다른 영화처럼 화려하고, 피 터지고, 지구를 구하는 영웅은 없지만 누나나 형처럼 따뜻하고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한 (재환: 옆집 누나가 푸근했구나.) (웃음) 다른 영화와는 다르게 예고편에서 받은 감동이 그대로 이어져. 아유 말이 안 나오네. (일동) “씨네서울 유저여러분 와 저희 공연 꼭 보러 오세요. 추석 잘 보내시고요, 감사합니다.”
<라디오 스타> 이스트 리버, “넌 내게 반했어”
홍대 근처 주택가에 자리한 모 연습실. 도저히 이런 곳에 연습실이 있을 것이라곤 믿어지지 않는 그런 곳에 거짓말처럼 그들이 나타났다. 바로 이스트 리버.

우주소년: 데뷔 10주년을 맞은 걸로 알고 있는데, 노브레인을 결성하게 된 계기가 진작부터 궁금했었다. 어떻게 뭉치게 됐나. 또 밴드 이름은 누가 어떻게 지었나.


영화 의 영월 유일 밴드, ‘이스트 리버’ 역할을 통해 이준익 감독을 비롯한 배우들로부터 감초 같은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변방의 크레이지 펑크 스타일. 불대가리, 보보, 쟈니, 흉가의 기괴한 닉네임을 가진 밴드 ‘노브레인’을 만났다. 영화 속 이스트 리버. 뭔가 거창한데, 동강(東江)이다. 동강은 동쪽으로 흘러서 동강인가, 동쪽으로부터 흘러서 동강인가. 또 이스트 리버, 노브레인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나. 물만난 그들의 버전과 행보에 귀 담았다.
그들과의 수다(?)를 옮겨 적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다. 왁자지껄한 동네분위기,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도발발언, 맥락이 없는 수다, 동시다발성의 입담, 농담 반 진담 반의 정체성….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노브레인이 아니겠는가. 도저히 그들이 아니라면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이스트 리버, 그들의 영화계 데뷔(?) 후 단독 기자회견을 긴급 타전한다.
일단 그들과의 수다에서 부득이 하게 가장 크게 들리는 말들을 질문의 답변으로 추려 엮었음을 일러둔다. 안 그러면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연습실 내에서 조촐하게 이뤄진 수다, 좌로부터 Drum 황현성 / Vocal 이성우 / Bass 정재환 / Guitar 정민준의 순으로 둘러앉았다.
우주소년: 제작보고회에서 들려준 라이브 연주 덕분에 관심 있게 지켜봤다. (노브레인: 왔었나?) 그렇다. 두 번째 가까이서 보는 것. 영화도 늦게나마 챙겨서 재밌게 잘 봤다. (성우: 괜찮던가?) 덕분에. 워낙 감초 같은 역할을 해 줘서. 이제 배우로 데뷔한 것 아니냐. (웃음) (성우: 데뷔라면 데뷘데 워낙 얼렁뚱땅 하게 돼서…)
우주소년: 를 어제서야 뒤늦게 챙겨 본 터라 영화에 대한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노브레인 멤버들을 만나게 된 것에 대해 오히려 다행스런 일이라는 생각이 막 들었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노브레인: 다행이다. (웃음)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공연을 계속했고, 놀기도 하고, 영화가 개봉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27일 개봉했는데, 드럼 치는 친구는 직접 가서 봤단다. 예매율이나 사람들의 입소문율(?)을 올리기 위해. (우주소년: 한번 투입해서 가능할까?) 한번이 모이면 여러 명이 되니까. 너무 같이 다니면 속보이지 않나. 그래서 곳곳에 각계전투로 투입했다. (우주소년: 이제 얼굴이 알려질텐데, 게릴라로 갔다가 팬들이 알아보면 어떻게 하나.) (웃음) 안 그래도 영화 보러 가면 민망할 것 같다. 극장에 가서 보자는 친구들이 많은데, 도저히 가기가 껄끄럽더라. 그래도 한번 가보려고 생각중이고, 어느 극장에선가 나(성우)를 볼 수도 있겠지만, 제발 아는 척을 하지는 말았으면. (웃음) (우주소년: 멤버들이 신경 써서 변장술을 하고 가는 게 어떤가.) 야유 받을까봐 그렇게 못 하겠더라.
우주소년: 오늘 인터뷰는 두 파트로 나눠서 진행해야 할 것 같다. 먼저 10주년을 맞은 락 밴드 노브레인의 인터뷰와 로 데뷔하게 된 영화배우로서의 이스트 리버 버전. 먼저 전자의 이야기부터 진행을 하겠다. 멤버들의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노브레인: (우로부터) 기타 치고 있고, 막내인 보보 정민준이다. 밴드 내에서 제일 잘생겼다. (우주소년: 자타공인인가.) 자타공인도 하고, 다른 사람도 공인, 어렵다. (웃음) 공인중계사 하고 계신다. 노브레인에서 베이스를 치는 정재환. 노브레인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불머리 이성우다. (괴성) 나는 북을 치는 황현성 이라고 한다. 반갑다.
노브레인: 올해로 대망의 10주년. 어쩌다 보니 오래된 밴드 같은 느낌도 없지 않아 있는데, 꿋꿋하게 계속 지켜오고, 즐겁게 음악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우리를 따라와 주지 않는 후배들이 우리 하는 것을 보고 귀감이 안 되도록, 따라하지 말도록. (웃음)
뭉치게 된 계기는 처음에 3명이 고등학교를 같은 동네에서 나와 밴드를 하다가 ‘드럭’이라는 클럽을 알게 됐고, 공연을 보러 갔다. 거기에 형(성우)이 크라잉넛 객원 보컬로 나오더라. 그래서 ‘저 형 되게 멋있다, 보컬 시키면 잘 하겠다’해서 밴드하자고 했는데, 처음에 튕기더라. 그러다 전화가 왔다. ‘생각해 보니 다시 하고싶어’해서. (성우: 그건 아니었어. 생각을 해보겠다,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하고 해보자 한 것.) 96년 무렵이다.
그때부터 원년멤버 그대로는 아니고 이 친구(민준)는 갑자기 들어온 이단자. 태권도 이단자. 유도 빵단. (웃음) (민준: 보컬 하는 분과 동거하던 사이. 노브레인에서 기타가 공석이 된 바람에 원래 호흡도 잘 맞추던 차에 백으로 들어온 것. 얼굴만 보고 뽑은 것. 낙하산 타고 들어왔다.) (웃음) 이 친구 얼굴의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이준익 감독도 인정. 미팅할 때 ‘안녕하세요’인사하는데, 다른 멤버는 보지도 않고, 이 친구 보면서 ‘와 얼굴 죽인다 너’한마디 바로 하더라. 최근에 어떤 기사를 보니, “노브레인 연기 정말 잘 했다. 그러나 얼굴은 변방이다”했는데, 감독님은 무슨 메이전가. 감독님 얼굴도 마이너다. (웃음) 감독님 얼굴이 중국집 주방장으로 나오는데, 안 어울리면 변방이 아니다. 하지만 어울리지 않나. 변방이잖아. (일동 흥분과 웃음의 도가니) 흥분하면 안 돼. (그제서야 추스르며) 그래 감독님 멋있어요.
당시 한글 밴드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는 왕쥐포, 꿀단지, 냉면개시 등을 떠올리다 갑자기 영어로 ‘노브레인’어떠냐 하다가 얼렁뚱땅 정해졌다. 한글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고 한글로 멋있는 밴드 명을 잘 지을 수 있으나 나오는 게, 꿀단지 고추장 냉면게시 그 따위니. “자, 다음 밴드는 바다사나이에 주인공 냉면개시” 이건 아니지 않나. 냉면 집은 참 좋아했을 것. 그러나 그 전에 안 유명해졌을 거다. 에 나오지도 못했고. (웃음)
우주소년: 멤버들마다 고유의 개성과 함께 닉네임이 있는 걸로 안다. 그것에 대한 소개와 그런 닉네임을 달게 된 이유를 듣고싶다.
노브레인: (우로부터) 나의 경우 보보거든. 이 형(성우)이 지어줬는데, 눈이 잘 붓는다. 그래서 부어부어 하다가 보보가 됐다. (성우: 잘 붓는 게 아니라 언제나 부어있는 상태.) 지금은 자고 일어난 지 한시간 정도 돼서 그나마 들어가고 있는, 가속도가 붙었다. (웃음) 이름이 재환이다 보니 쟈니가 됐는데, 크라잉넛 형들이 한때 쟈니쟈니 댄스를 추기도. 별 의미는 없다. 나는 머리를 빨간색으로 삐죽삐죽 세우고 다녔거든. 크라잉넛 친구들이 저놈은 뭔가 하다가 친해져 불머리라 부르더라. 더티 버전은 불대가리, 클린버전은 불머리. 다 불대가리 한다. 불오빠, 불형 등 이름을 모른다. (우주소년: 그러면 나중에 스타일을 바꾸기 어렵겠다.) 펑키한 헤어스타일을 추구하면 문제없다. 불머리의 계보가 있는데, 연도별로 버전을 볼 수 있다. 나는 흉가. 최악이다. 흉할 흉자 가는 왜 붙었는지 모르고, 그것도 형(성우)이 지어 줬다. 약점을 가지고 별명을 짓는 습성이 있다. (우주소년: 형이 몹쓸 짓을 많이 한 것 같다.) 그래도 즐겁고 돈독하다. 쫀득하다. (웃음)
우주소년: 이제, 진지하게 이야기해 볼까. 노브레인의 음악적인 지향성이랄까, 자신들의 방향이나 비전,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
노브레인: (옷매무새를 진지하게 고치며) 그간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앞으로 해야될 것들에 대해 정리가 됐고, 이제 시작인 것 같다. 그걸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 각자 개인이 생각하는 스타일이 있고, 그것들의 장점만 부각시켜서 자유분방하게, 재밌게, 판타스틱 모험의 세계로 가는 앨범이 되지 않을까. 서울랜드 같은 노래. (웃음) 노브레인이 과도기가 있었는데 지금 호흡으로나 뭐로 보다 최고의 안정적인 상태. (우주소년: 이 말 역시 자타공인인가.) 공인설계…, 미안하다.
우주소년: 영향을 받은 국내외의 밴드나 음악가가 있다면, 그들의 어떤 점이 노브레인을 이끌었나.
노브레인: 다 다르다. 네 사람의 공통분모는 락. 그린 데이, 랜시드, 비틀즈 등. 노브레인의 음악은 크레이지 퍼킹 락 아니, 크레이지 펑크 락이다. (우주소년: 개념은 와 닿는다 내가 생각하는 그거 맞지.) 그렇다. 음악에 미쳐 있고 즐길 수 있는 것을 사람들이 봤을 때 좋아하는 것 같다. 우리는 관객이 한 명만 있어도 놀 수 있다. 한번은 꽤 늦은 시간에 관객의 5분의 1정도만 남아서 ‘그래도 꼭 보고가야 되겠다’하는 사람만 남아 재밌었다. 그런 게 소수정예다. (웃음)
우주소년: 밴드 생활을 해오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일이나, 사건 사고가 있었다면?
노브레인: 일본 오사카에 나름대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펑크밴드라고 갔는데, 날라 차기를 하다가 신발이 벗겨지고, 베이스 줄이 끊어지고, 기타는 두 줄 남아있는 등 개판 오분전의 공연이 돼 버린 일이 있다. 사람이 적은 것도 아니고 넓은 홀에 1000명 가까이가 숙연하게 있더라. 얼굴이 멍하니 ‘열심히 한다’하는 식으로 보더라. 나름대로 크레이지 한 공연. 그때 당시엔 괴로웠던 사고 상황이었지.
우주소년: 멤버들의 실제 성격과 취미, 평소에 뭐하고 노는지가 궁금하다. 각자 이야기해달라.
노브레인: 공통적인 것은 음주가무. 또 여자가 지나가면 다 쳐다본다는 거. 우리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서식하는 모든 수컷들의 습성이 아닐까 싶다. 차안에서 주로 본다. (우주소년: 공인) 공인. 그것말고 노는 것은 다 달라. (우로부터) 현성은 게임 좋아하고, 성우는 커피 마시고, 운동하고, 독서하고, 재환은 술자리를 좋아해. 민준은 쇼핑 중독. 돈 쓰는 걸 좋아한다. 가지가지 쇼핑이 있다. (우주소년: 시쳇말로 지름 신이 강령 했다 하는데, 요즘은 어떤 품목에 필이 꽂히나.) 요즘은 정장에 필이 꽂혀. 이것도 엊그제 산 벨벳소재. 마음에 든다. (재환: 요즘 이 친구랑 같이 노는데, 영향을 받았다.) (웃음)
우주소년: 멤버들의 특기나 개인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노브레인: 정말 미안한데, 개인기가 전혀 없다. 대신 저마다 잘 하는 것들이 있다. (좌로부터) 민준은 탁월한 눈썰미와 디자인 감각. 재환은 탁월한 엔지니어링, 프로듀싱 능력의 소유자. 미래가 촉망받는 친구다. 어둡지 않고 밝게 살아갈 수 있는. 성우는 요리사. 머리가 좀 안 좋아 보이는데, 언어구사능력이 탁월하다. 일본어를 유창하게 잘 한다. 그러니까 일본에서 요리사 하면 된다. (웃음) 이 친구는 얼굴이 큰데, 그것이 능력. (웃음) 현성은 애니메이션을 하고 있다. 학교 졸업한 이후 이곳저곳에서 상도 받고 팀을 이뤄 동화책도 내고. 밴드 내에서 편곡하는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소스. 범 우주적인 친구다. 3집의 제목이 ‘우주와 나’가 될 뻔하기도 했다. (웃음)
우주소년: 여기에 가면 노브레인을 만날 수 있다고 할만한, 자주 찾는 곳이 있다면?
노브레인: 홍대에 오면 간혹 볼 수 있다. 술집이나 클럽, 커피 마시는 콩다방(?)에 가면…. 굳이 찾으려 하지말고, 공연장에서 보는 게 제일 좋다. 길거리에서 만약에 커피한잔 사주면 약 5분은 즐겁게 얘기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우주소년: 이스트 리버 버전으로 들어가자. 이준익 감독과 어떤 계기로 인연을 맺게 됐나.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이스트 리버: 처음 작품제의를 받았을 때 화났다. 몰래 카메라인줄 알고. 이번에는 버라이어티 하게 속이려고 덤비는구나 했다. 조감독님이 왔는데, 방송국사람인줄 알고, 누워있고 막 그랬다. 그런데 미팅을 가니 정말이더라. 를 너무 재밌게 봐서 좌우당간 영광이었다. (핸드폰 벨소리) 여기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그 몇 달 전에 분유CF를 찍자는 식의 몰래카메라에 당한 적이 있다. (민준: 사실 핸드폰을 안 끄고 와서 미안하다 배터리를 뽑아달라.) (일동 웃음)
우주소년: 영화 촬영장에서 이준익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이스트 리버: “있는 그대로 내 뿜어라. 프리스타일대로 해. 오케이. 슛. 간다. 액션.” 애드립을 치면, “그거 대본에 없잖아. 어, 이건 아닌데. 근데 대본에 있는 건 해야지.” 대본에 있는 거 반, 만든 것 반이었다. 다 하니까 오케이 하시더라. 우리 특유의 얼빵하고 엉뚱한 면을 부각시키고 싶어했다. 스탭 분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안성기, 박중훈 선배도 시선처리와 동선에 대해 이야기 해 주는 등 촬영장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촬영감독님도 기분 좋고 느긋하게. 함자가 나승룡 감독님인테, 부리부리하게 생겼다. 근데 천진 난만. 너무 잘해줬고,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서도 너무 즐겁게 항상 웃고 있었다. 천국이었다.
우주소년: 영화의 배경이 동강이 굽이치는 영월로 설정돼 있다. 특별히 그 지역과 인연이 있나. 그리고 이스트 리버라는 그룹 이름과 설정은 시나리오 상의 주문인가?
이스트 리버: 애초에 설정이 있었고 거기에 맞춰 간 것. 이스트 리버라는 이름을 보고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원래 촌스러운 캐릭터이므로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 지역엔 촬영 때문에 처음 가봤다.
우주소년: 라디오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라디오’라는 매체를 어떻게 생각하나. 라디오에 얽힌 일화를 들려달라.
이스트 리버: 라디오는 좋은 매체라고 생각한다. TV는 보여지는 이미지를 다 받아들이는데, 라디오는 음악이 흘러 나와 집중하게 된다. 또 소리로 소통하는데, 전화를 걸어 진행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기도 쉽다. TV는 쇼, 라디오는 왠지 나에게 속삭여주는 느낌. 일대일의 소통이 좋은 것 같다.
라디오에 얽힌 이야기. 예전에 윤도현 선배가 M모 방송에서 2시의 데이트라는 프로를 할 때다. 그 분이 우리를 불러서 이야기하던 중에 “서로 평상시에 말 막하고 그러죠?”했는데, 멤버 중에 한 명이 “X발 그러고 그러죠 머”한게 그대로 생방송에 나갔다. 멍멍이의 아이. 그렇게 난리가 났다. 예전에 또 M모 방송. (잠시 다른 주제로 옮아갔다 어렵사리 돌아옴) 크라잉넛 애들이 노브레인 보다 인기가 많은 비결 이따위 이야기를 하기에 나도 모르게 “알까”그랬다. 그 뒤로 동네방네 알까기 파문이 일었다.
우주소년: 영화의 어떤 부분이 가장 와 닿던가.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대사가 있다면?
이스트 리버: 제일 마지막 장면. 그 장면은 죽을 것 같아. 멋있는 대사는 천문대에서 “별은 혼자 빛나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것”이었다. 딱 정지되는 마지막 장면 작살(최고)이다. 멤버 모두가 영화를 즐겨보는 편인데, 진짜 태어나서 본 영화 중에 손에 꼽는 명 장면이다.
우주소년: 본인들이 의 부스에서 진행을 하는 설정이 있었다면, 어땠을 것 같나. 그 첫 방송에서 선곡은 어떤 곡들로 할 것 같은지. 멘트는?
이스트 리버: 그런 걸 하고 싶은데, 하면 박중훈 형님 앞으로 영화하기 힘들 것. (웃음) 농담이다. 이런 저런 즐거운 음악들도 있겠지만 락 음악을 틀어주는 전문 방송을 하면서 즐겁게 놀았을 것. 보통 라디오 방송이 착한 척 하면서 딱딱하게 가는데, 까불면서 했을 것 같다. 방송에 나가면 큰일난다. 예전에 인터넷 방송을 한 적이 있는데, 한시간 동안 1초도 안 쉬고 뒷 이야기를 많이 해서 무리를 빚은 적이 있다.
우주소년: 영화에서 보면, 하우스 구조의 연습실 이라고 해야 할지, 아지트라고 해야 할지 모를 장소에 물고기가 누워있는 비주얼이 있고, 공개방송에서도 마이크에 물고기가 걸리는 등 물고기에 대한 상징이 있다. 물론 이스트 리버, 즉 동강이기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그것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스트 리버: 동강이라 그런 게 맞다. 즐거우면서 그런 이미지를 찾다가 미술부 쪽에서 만들어 준 것. 이스트 리버의 작업실을 꾸미는데, 미술 팀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으나 너무 뻔한 설정이라. 그런데 왁자지껄하게 잘 꾸며진 것 같다. 미술 팀 감독도 밴드를 하셨던 분이라 그런 정서를 반영한 것 같다.
우주소년: 를 다시 봤을 텐데, 자신들의 연기를 보니 어떤 생각이 들던가?
이스트 리버: 민망했다. 반면 시끄럽게 하는 것, 서로 싸우고 공연하는 것은 잘 한 것 같다. 소음도(?)로는 최고였다.
우주소년: 특히 중간 중간에 흐르는 음악들이 경쾌하고 좋았다. 음악은 를 위해 직접 만든 것인가. 아님 기존 노브레인의 음악이 영화에 매칭 된 것인가. OST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
이스트 리버: ‘넌 내게 반했어’는 우리의 원 곡이다. 영화를 위해서 ‘비와 당신’이라는 쵝곤(박중훈)의 노래를 편곡했고, ‘아름다운 강산’도 신중현 씨가 불렀던 것을 이스트 리버 식으로 편곡했다. ‘넌 내게 반했어’의 경우는 영화를 위해서 특별히 재녹음 버전을 만들기도 했다. OST 작업이 끝나 지난 9월 29일 발매됐다. OST의 장점이 다시 영화를 생각게 한다는 것이다. 맨 마지막 장면에 조용필 선배의 노래가 흐르는데, 내가 듣기론 영화음악 의뢰를 받을 때마다 모두 거절하시다가 이번에 처음 수락된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복 받은 영화인 것 같다. 그래선지 영화가 군더더기나 가십이 없이 순수하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우주소년: 라는 영화가 노브레인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 영화에 대한 한마디를 각각 부탁한다. 또 씨네서울 유저와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인사말을 부탁한다.
노브레인: 또 다른 수입원. (웃음) 농담. 색다른 경험. 언제 우리가 그런 감독님, 대 선배들과 작업을 해 보겠나. 영화는 계속 남으니까 영광. 우리가 연기로서 기록을 남긴 것 자체가 가문의 영광이다. 앞으로도 하고싶고, 차기 작은 시나리오를 보고 검토하겠다. (웃음) 연기하는 영화면 또 안타까울 것이다. 가 우리가 나와서가 아니라 최고의 작품에 출연한 것이 영광인데다, 더 이상 다른 연기를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일 멋있는 영화에서 영광스럽게, 마지막이 되는 게 좋을 것 같다. 촬영하면서 하루 하루가 웃으면서 힘들었기에 너무 좋았고, 행복했다.
(좌로부터) 라디오스타는 재미있는 영화. 온 가족이 함께 봐도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지고, 비단 매니저와 가수의 관계가 아니라 친구나 아버지 등 아는 사람이 될 수 있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영화. 집에 돌아갈 때 웃으면서 감동을 가져갈 수 있는 영화가 흔치 않은데, 뭔가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누군가를 안고 싶어지게 만드는 영화. 사람의 따뜻한 그것을 더 이상 추워지기 전에 느끼고 싶다면 지금 당장 극장으로 달려가길 바란다. (재환: 나는 왜 안 안아 줘?) (성우: 됐어. 남잔 싫어.) 다른 영화처럼 화려하고, 피 터지고, 지구를 구하는 영웅은 없지만 누나나 형처럼 따뜻하고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한 (재환: 옆집 누나가 푸근했구나.) (웃음) 다른 영화와는 다르게 예고편에서 받은 감동이 그대로 이어져. 아유 말이 안 나오네. (일동) “씨네서울 유저여러분 와 저희 공연 꼭 보러 오세요. 추석 잘 보내시고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