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늘부터 20일까지 부산 영화제가 열린다. 나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참석한다. 그래서 여행의 재미를 해치지 않는 한에서 페이퍼에 여행기를 올리기로 마음 먹는다.
10월 12일 목요일 오후 2시 40분
현재 나는 부산으로 내려가는 KTX 열차 안이다. 오늘은 개막식에 참석한다. 한 번도 개막식은 참석한 적이 없어서 기대가 된다. 그렇지만 친구들의 얘기로는 별 것 없다고 한다. 개막작은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이다. 나름 돈을 많이 들인 멜로물인 듯, 삼풍 백화점을 소재로 한 멜로물이니 그럴 법도 하다. 그저 멜로 영화에 돈을 많이 들일 수 있을 만큼의 감독 역량이 부러울 뿐.
KTX 의자가 불편하고 머리가 좀 아프다…
오후 4시 30분
부산역 도착.
부산 지하철은 환승시 많이 걷지 않아서 좋다.
오후 5시 30분
요트 경기장 도착.
벌써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앉아 있었다. 발권을 어디서 받느냐고 물었더니 출입구 옆 임시 매표소에서 받는단다. 제지선을 넘어서 임시 매표소를 찾아가 발권을 받았다. 원래대로라면 다시 제지선 바깥으로 나와서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하는데, 마침 입장이 시작되고 있어서 얼떨결에 슬쩍 껴서 입장해버렸다. 덕분에 선착순으로 주는 담요도 받아서 말이다.
오후 6시 정각
입장 완료. 어느 여자분 옆 자리에 앉아서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고 있다. 마음이 두근거린다. 이제야 실감이 난다. 부산에 온 것이다! 옆 여자분이 과자 먹고 있는데 조금 맛나보인다. 레드 카펫으로 속속들이 스타들이 입장…하고 있을텐데…나는 이미 입장해버려서 잘 모르겠다. 영화제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부푼다. 토요일에 내려올 기지배군이 문자로 나중에는 꼭 초대 받아서 오자는 얘기를 했다. 그래…나도 꼭 레드 카펫 밟고 입장 좀 해보자…하지만, 정작 개막작인 [가을로]에 대한 기대는 이상하게 없다. 화장실 가고 싶다…
오후 6시 30분
게스트들이 속속 들어온다. 데니스 오가 들어오니 식장이 아수라장이 된다. 잠시 후에 정우성과 김태희가 나란히 들어오자 좀 전의 아수라장보다 더 큰 난리가 펼쳐진다. 나는 무덤덤했지만 좋아하는 소이현이 들어올 때 만큼은 들뜬다. 요란한 불꽃놀이와 함께 드디어 개막식이 시작된다. 개막작을 소개하는 순서에서 엄지원이 소감 발표를 하다가 눈물을 참지 못한다. 엄지원 좋다. 잠시의 휴식시간을 갖고 본 영화 상영을 기다린다…
[가을로]
감독 : 김대승
출연 :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
아..정말 보기 전까지는 전혀 기대를 하지 않은 영화였는데…김대승이 왜 좋은 감독인지 새삼 또 느끼게 된다. 멜로라고 하기도 그렇고 한국 사회의 아픔을 얘기하는 영화라고 하기도 부족하다. 단지 진심으로 여행에 관한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여행을 하며 사람을 추억하고 황폐해진 사막의 자신의 모습을 울창한 숲으로 바꾸는 것. 크게 관념 짓자면 성장이고, 작게는 삶의 깨달음이라고 하자. 그 진지한 성찰이 담겨 있는 영화가 [가을로]이다. 삶의 원동력이 되게 하는 여행은 좋은 것이다. 주목할 점은 아픔을 간직한 타자와 만나면서 여행의 의미가 더해지고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는 것. 혼자의 여행도 좋지만 역시 사람과의 소통은 크나큰 숲을 이룰 수 있다는 좋은 성찰. 실로 훌륭한 영화이다. 주관적으로도 그렇다. 나도 이제 여행의 시작이다. 여행의 시작부터 이런 좋은 영화를 보고 내 여행의 의미를 다시 새기게 되니 더할 수 없이 좋다. 나에게도 주문을 걸어본다. 좋은 여행이 되길. 사막에서 시작하지만 여행의 끝에는 울창한 숲이 마음속에 자라나길…정말 간절히 빌어본다.
관람 후 개막식장을 빠져 나와 숙소로 걸어오면서 벅찬 마음에 아오즈양에게 전화를 걸었다. 벌써부터 난리다. 자랑하려고 귀중한 드라마 시청 시간을 빼았느냐며 투덜댄다. 하지만 좋다. 말하고 싶었다. 배가 고프고 영화도 고프다고…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많이 벅차다고…이해해주니 고맙다. 좋은 친구.
오후 11시 20분
터벅터벅 걸어서 숙소로 들어왔다. 조용하다. 마음이 여느 때보다 평안하다. 내일은 또 4편의 영화를 본다. 잠시의 외로움을 즐긴다. 정말 여행이란 좋은 것이다. 부산이기에 더 좋다.
[여행기] - 제 11회 부산 영화제를 가다 1
12일 오늘부터 20일까지 부산 영화제가 열린다. 나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참석한다. 그래서 여행의 재미를 해치지 않는 한에서 페이퍼에 여행기를 올리기로 마음 먹는다.
10월 12일 목요일 오후 2시 40분
현재 나는 부산으로 내려가는 KTX 열차 안이다. 오늘은 개막식에 참석한다. 한 번도 개막식은 참석한 적이 없어서 기대가 된다. 그렇지만 친구들의 얘기로는 별 것 없다고 한다. 개막작은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이다. 나름 돈을 많이 들인 멜로물인 듯, 삼풍 백화점을 소재로 한 멜로물이니 그럴 법도 하다. 그저 멜로 영화에 돈을 많이 들일 수 있을 만큼의 감독 역량이 부러울 뿐.
KTX 의자가 불편하고 머리가 좀 아프다…
오후 4시 30분
부산역 도착.
부산 지하철은 환승시 많이 걷지 않아서 좋다.
오후 5시 30분
요트 경기장 도착.
벌써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앉아 있었다. 발권을 어디서 받느냐고 물었더니 출입구 옆 임시 매표소에서 받는단다. 제지선을 넘어서 임시 매표소를 찾아가 발권을 받았다. 원래대로라면 다시 제지선 바깥으로 나와서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하는데, 마침 입장이 시작되고 있어서 얼떨결에 슬쩍 껴서 입장해버렸다. 덕분에 선착순으로 주는 담요도 받아서 말이다.
오후 6시 정각
입장 완료. 어느 여자분 옆 자리에 앉아서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고 있다. 마음이 두근거린다. 이제야 실감이 난다. 부산에 온 것이다! 옆 여자분이 과자 먹고 있는데 조금 맛나보인다. 레드 카펫으로 속속들이 스타들이 입장…하고 있을텐데…나는 이미 입장해버려서 잘 모르겠다. 영화제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부푼다. 토요일에 내려올 기지배군이 문자로 나중에는 꼭 초대 받아서 오자는 얘기를 했다. 그래…나도 꼭 레드 카펫 밟고 입장 좀 해보자…하지만, 정작 개막작인 [가을로]에 대한 기대는 이상하게 없다. 화장실 가고 싶다…
오후 6시 30분
게스트들이 속속 들어온다. 데니스 오가 들어오니 식장이 아수라장이 된다. 잠시 후에 정우성과 김태희가 나란히 들어오자 좀 전의 아수라장보다 더 큰 난리가 펼쳐진다. 나는 무덤덤했지만 좋아하는 소이현이 들어올 때 만큼은 들뜬다. 요란한 불꽃놀이와 함께 드디어 개막식이 시작된다. 개막작을 소개하는 순서에서 엄지원이 소감 발표를 하다가 눈물을 참지 못한다. 엄지원 좋다. 잠시의 휴식시간을 갖고 본 영화 상영을 기다린다…
[가을로]
감독 : 김대승
출연 :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
아..정말 보기 전까지는 전혀 기대를 하지 않은 영화였는데…김대승이 왜 좋은 감독인지 새삼 또 느끼게 된다. 멜로라고 하기도 그렇고 한국 사회의 아픔을 얘기하는 영화라고 하기도 부족하다. 단지 진심으로 여행에 관한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여행을 하며 사람을 추억하고 황폐해진 사막의 자신의 모습을 울창한 숲으로 바꾸는 것. 크게 관념 짓자면 성장이고, 작게는 삶의 깨달음이라고 하자. 그 진지한 성찰이 담겨 있는 영화가 [가을로]이다. 삶의 원동력이 되게 하는 여행은 좋은 것이다. 주목할 점은 아픔을 간직한 타자와 만나면서 여행의 의미가 더해지고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는 것. 혼자의 여행도 좋지만 역시 사람과의 소통은 크나큰 숲을 이룰 수 있다는 좋은 성찰. 실로 훌륭한 영화이다. 주관적으로도 그렇다. 나도 이제 여행의 시작이다. 여행의 시작부터 이런 좋은 영화를 보고 내 여행의 의미를 다시 새기게 되니 더할 수 없이 좋다. 나에게도 주문을 걸어본다. 좋은 여행이 되길. 사막에서 시작하지만 여행의 끝에는 울창한 숲이 마음속에 자라나길…정말 간절히 빌어본다.
관람 후 개막식장을 빠져 나와 숙소로 걸어오면서 벅찬 마음에 아오즈양에게 전화를 걸었다. 벌써부터 난리다. 자랑하려고 귀중한 드라마 시청 시간을 빼았느냐며 투덜댄다. 하지만 좋다. 말하고 싶었다. 배가 고프고 영화도 고프다고…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많이 벅차다고…이해해주니 고맙다. 좋은 친구.
오후 11시 20분
터벅터벅 걸어서 숙소로 들어왔다. 조용하다. 마음이 여느 때보다 평안하다. 내일은 또 4편의 영화를 본다. 잠시의 외로움을 즐긴다. 정말 여행이란 좋은 것이다. 부산이기에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