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 노통

곽서현200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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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

인간은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 할 권리가 없다.

하지만 난 예외다. 세상에서 가장 추함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래서 난 내 운명을 탓하지 않는다.

오아시스는 귀하기 때문에 한결 더 매혹적인 것이다.

내 삶은 한마디로 잔혹한 오아시스다.

 

너무나 식상하게 난 '추남은 미녀를 사랑하게 된다'라는

노틀담의 곱추식 고전을 따르게 된다.

분명히 밝히지만 결코 의도된 일이 아니다.

그녀를 처음 봤을 떄 나는 그녀가 내가 만들어낸 환상이라 생각했다.

나는 그녀에게 명령했다. 그녀는 나의 피조물이었으니까.

'보들레르의 시를 읊어봐.

나는 아름답다. 그리하여 명령하노니

나를 위해 오직 아름다움만을 사랑할지어다.

나는 수호천사이자 뮤즈이며 마돈나이니.'

나는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고 키스했다.

야릇했다.

낯선 혀가 네스호의 괴물처럼 내 입천장에서 꾸물거렸다.

 

네가 왜 온 정성과 노력을 바쳐 숫처녀로서 네 자신을 지켜왔겠어?

제대로 짓밟아 달라고 그런 것 아니겠어?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이 하나 있는데 말이지,

뭔고 하니 너무나 순수한건 더럽혀지고 너무나 신성한 건 모독당한다는 거야.

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난 세상에서 가장 못생겼지. 그게 바로 우리가 서로를 위해 태어났다는 증거야.

나는 네 아름다움에 의해서만 구원받을 수 있고,

넌 내 추함으로만 더럽혀질 수 있으니까.

 

문득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오르가즘은 섹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럽혀지기 위한 완전 무결한 처녀성이야 말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쾌락이다. 온 정성을 다해 끝까지 지켜낸 순결함이야 말로 극한에 달하는 욕망인 것이다. 섹스는 한순간이다. 평균 고작 11분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담긴 일시적인 쾌락일 뿐이다. 하지만 고결함을 지켜내는 일은 지키는 동안 끊임없이 지속적인 쾌락을 선사한다. 농축되고 억압된 욕망은 제대로 짓밟히고 잔혹하게 파괴당할 때 그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분출한다. 순결함을 고수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욕망의 순간, 절대적 오르가즘, 극한의 사디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