幻の光 (Maborosi)

박용철200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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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루 미야모토의 동명 단편소설을 각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장편데뷔작.

아름다운 영상과 우아한 이야기 구조에 정적이지만 강렬한 감정을 담아 상실과, 사랑, 죽음과 만남의 테마를 심도깊게 그려낸 작품으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오셀리오니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하여 로테르담, 샌프란시스코, 밴쿠버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면서 90년대 일본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이유도 없이 죽은 남편과 홀로 남겨진 젊은 부인. 코레에다 히로카즈의 은 죽음이라는 소재를 즐겨 다루는 감독의 성향이 드러나는 데뷰작이다. 에서 시작하여 를 거쳐 에 이르기까지,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인간의 죽음을 다루면서 삶을 투영한다. 전형적인 매치인데도 뻔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연출 능력 덕분이겠다.

은 젊은 부인의 내면을 대사나 표정으로 보여주지 않고 그녀의 주변을 둘러싼 자연 경관이나 배경등으로 보여주는데, 이쿠오를 기억해내는 매개가 자전거에 달린 벨이라던가, 혹은 지나가는 기차, 파도치는 바다 등이 그렇다. 지극히 아름다운 자연과 끝없이 펼쳐진 바다 속에서 남편의 죽음을 내내 담고 있던 여자는 마침내 모든 걸 털어낼 수 있게 된다.

마치 눈으로 명상이라도 하는 듯한 화면은 가끔 지루함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예상치도 않게 튀어나오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보는이를 뭉클하게 한다. 죽음을 과장하지 않고 남아있는 자들을 통해 있는대로 표현한 점잖은 화면은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만의 스타일로 자리 잡기에 충분하다.

남편을 잃고 상실감에 빠진 젊은 부인 유미코는 스즈키 세이준의 에서 독특한 연기를 소화해 낸 에스미 마키코가 맡아 정반대의 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그녀의 신비스런 남편 이쿠오는 아사노 타다노부가 맡았다. 특히 아사노 타다노부는 초반에 잠깐 나왔다가 죽고는 나오지 않는데, 그나마도 클로즈업 된 부분은 딱 하나. 유미코가 이쿠오의 공장에 찾아갔을 때 외에는 항상 멀리서 두 사람을 멀찌감치 떨어져 보여준 것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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