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명

엄현준2006.10.15
조회22

영화와 드라마 뿐만 아니라,

 

시와 소설, 수필, 저널이나 단순한 사진 한 컷에서도

 

인간은 깊은 감명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받은 감명은

 

느낌 자체로 끝나야 하는 것.

 

더이상 그것들에 집착한다면

 

어리석은 사람이다.

 

당신이 무엇을 빼앗기는 순간은

 

당신이 그런 낭만에 심취하는 순간.

 

여성잡지에서 읽은 남자에 대한 정의에 얽매여

 

당신 눈 앞의 사람을 있는 그대로 대하지 못할 때,

 

멋진 여성에 대한 책의 한 구절을 떠올리며

 

당신 자신이 아닌 책이 만들어낸 멋진 여성상처럼 행동하려 할 때,

 

연인과 다투고 이별한 후

 

어느 블로그에선가 퍼온 사랑에 대한 글을 보며

 

미련하게도 끝까지 자신을 합리화시키려 할 때,

 

당신은 많은 것을 잃는다.

 

이성을 잃고, 아까운 시간을 잃고, 때론 돈도 잃고,

 

나아가 당신 자신을 잃고,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이미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을 받아들이기에 익숙한 현대인이 된다.

 

표정은 행복한 듯 하지만 그 행복 역시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이며

 

감정을 조종당하는 허수아비가 되어

 

그저 누군가의 상품을 사주기 위해 돈을 버는 소비자로 살다가

 

어릴적 느꼈었던 갈매기 조나단의 교훈 따위는 잊은채로

 

유산을 적절히 분배한 후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