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내 옆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지만,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었다.
"궁금해." 그녀는 오랜 침묵을 깨고 입을 연 후 다시 조용해졌다.
그녀가 무엇을 궁금해하는 것은 대개 좋은 일이 아니었다. 나는 그녀가 말을 잇기를 기다렸다. 그렇지만 그녀는 말을 꺼내면 바로 입을 다물기 때문에 나는 내멋대로 추측을 해야 한다.
"뭐가?" 나는 얼떨떨해서 그녀에게 반문했다.
"계속 궁금했어......" 그녀는 꿈꾸는 것처럼 그 말을 반복했다.
그녀는 꿈속으로 쉽게 빠져들었다. 비오는 10월, 조수석에 앉아 있으면 꿈에 빠져들기 쉬운 법이다. 운전석에 앉아 있다면 앞을 봐야 하니, 아주 비싼 보험을 들어놓고 내일에 대한 미련이 없다면 모를까, 꿈을 쑬 수 없고, 궁금해 할 수도 없다.
"뭐가 궁금한데?" 나는 그녀가 입을 다물 때까지 비위를 맞춰주려고 건성으로 물었다. 그녀는 나를 힐끔 쳐다보았다. 내가 운전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신경에 거슬리는듯 했다. 내가 집중해야 그녀도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은 모르나 보지?
"나는 어떤 것이 미친 것인지 궁금해." 그녀가 불쑥 말했다.
나는 눈을 굴렸다. "미친 것이라, 아주 진부한 주제인걸."
"하지만 얼마나 재미있겠어! 누가 그러는데, '미치면 재미있을 것 같지않아?'라고."
"내 옛날 남자 친구가 편지에 그렇게 썼었어." 그녀가 그 기억을 되살리게 해서 나는 짜증났다. "네가 그 편지를 읽은 줄은 몰랐는데."
"아니야, 아니야, 그 남자친구 이야기가 아니야." 그녀는 내가 힐난하는 것을 무시한 채 이야기했다. "누구 유명한 사람이 말한 것 같은데?"
"그럴 수 있겠지." 나는 어깨를 한 번 으쓱했다. "그 애가 그 말을 처음 한 것은 아니겠지." 이렇게 빈정거리는 내가 마음에 들었다. 만약 옛 남자 친구가 내 말을 듣는다면 나를 독설적이라고 하겠지만.
"너 아직도 쓰라리니?" 그녀는 내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뭐가?"
"그 애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냐고."
대답대신 와이퍼를 더 빠른 속력으로 올렸다. 와이퍼는 양옆으로 삑삑거리면서 움직였고, 나는 시선이 따라가지 않도록, 최면에 걸리지않도록 애썼다.
"무슨 소리야, 너도 알다시피 얼마 지나지는 않았어도 아니야."
130킬로미터 정도 달리는 차 한 대가 왼쪽으로 빠르게 지나갔다. 목구멍으로 두려움이 치솟았다가 메스꺼움으로 가라앉았다.
"미친놈."
나는 그 스피드광에게 한마디 했다.
"나는 그 사람 그렇게 나쁜 것 같지 않아."그녀가 말했다.
"무슨소리야?"
"네 옛 남자친구 말이야. 그렇게 미친 놈은 아니었어."
"맞아, 아니야." 나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가 옳다고 생각 안 해."
"옳다니? 뭐가 옳아?"
"미치면 재미있다는 것 말이야."
나는 그녀가 나에게 던져준 생생하고 쓰라린 추억과 정신없이 움직이는 와이퍼를 보면서 빗속을 운전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사이에서 정신을 읽을 지경이었다. 나는 의 주차장으로 들어가서 머리를 운전대에 얹었다.
"왜 섰어?" 그녀가 물었다.
"할말 하고 나 좀 내버려둬." 나는 무례하게 보이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무뚝뚝하게 말을 이었다. 좋아. 빨리 끝내자. 너는 미친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 참 진부한 얘기지만, 그의 생각으로는 재미있고, 너의 생각으로도 재미있고, 나는 더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고, 또 뭐가 있지?"
"책과 영화, 연극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소재잖아."
"맞아 그래서 진부한 거야, 그리스 시대의 비극부터 시작해서 사람들은 오랫동안 미친 것에 대해 써왔어. 대부분의 그리스 비극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적어도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약간 미쳐있어. 요즘 자식이나 부모를 죽이는 사람을 미쳤다고 하는데,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들이 그랬어. 셰익스피어도 미친 사람에 대해 글을 썼지. 그리고 오늘날까지 베스트셀러 중에는 가끔 정신병원에서 보낸 사람의 전기나 자서전이 있어. 영화도 마찬가지야. 대부분 그래. 작가들은 그 소재에 집착하고 있어."
"너는 집착하지 않니? 너도 작가잖아."
나는 그녀를 향해 웃는다기보다 이빨을 드러냈다. "나는...다른...작가들과...달라."
"당연하지."
"고마워."
"맥도날드 안 갈래?"
"난 거기 싫어해."
"바닐라 셰이크 먹자."
"네가 사오면 같이 먹을게."
"너 좋아하잖아. 우리 하나씩 사자."
"싫어. 몸에 안좋고 너무 비싸."
"하지만 맛있잖아."
그녀는 내가 굽히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말을 그친 것에 고마워하며 나는 시동을 걸었다.
"오필리아는 어때?" 그녀가 느닷없이 말했다.
"오필리아가 뭐?"
"[햄릿]에 나오는 오필리아 말이야. 그녀도 미쳤어, 그렇지?"
나는 그녀가 그 주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에 신음을 토했다. "보통 그렇게 생각하지."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구나."
나는 시동을 껏다. 그녀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끈질겼다.
"응. 오필리아는 미친게 아니야. 그녀는 관심을 모으려는 것뿐이었어. 의미 없는 노래를 부르며 돌아다니고, 상상 속의 친구에게 말을 거는게 반드시 미쳤다는 의미는 아니야."
"왜 아니야? 그럼 어떤 것이 미친 건데?"
"나도 몰라." 몸서리가 쳐졌다. "그러니까, 그럴 수 있다는 거지. 하지만 만약 내가 그렇다면 미쳤다는 뜻이겠지."
"뭐가 잘못됐니?"
"맥도날드 가자."
20분 후 바닐라 셰이크 두개를 들고 그녀는 질문을 계속 했다. 그녀는 쉽게 입을 다물 사람이 아니었다.
"미친 것은 어떤 것일까?"
"내가 어떻게 아니?" 내가 말했다. "복잡해. 책에 나와 있을 테니 책을 읽어봐."
"책은 읽기 싫어." 그녀가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햄릿]은 아니?"
"네가 아니까, 나도 아는거지."
내가 그녀의 약점을 건드려 화나게 만들었다는 것을 조용히 인정했다. 나는 다른 손님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빨대를 세게 빨아댔다.
앞 머리파락이 눈을 가려서 머리를 흔들었다.
"정말 미친 것은 어떤 것일까?" 그녀는 끈질겼다.
"왜 자꾸 물어보는데?" 나는 딱딱거렸다.
"중요해. 아마 그것은 어두움일 거야. 모르는 것, 어두운 것, 차가운 것. 너는 어때?"
"모르겠다니까!" 나는 두손 들었다. "나는 미치지 않았어. 적어도 안미쳤다고 생각해. 아직은."
그녀는 길고 느리고 낯선 웃음을 지었다.
"네가 아니라고?"
나는 깜짝 놀랐다.
갑자기 내가 맥도날드에 혼자 앉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내 앞에 있는 바닐라 셰이크 하나는 반쯤 마신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빨대가 꽃힌 채 손대지 않은 것이다.
- 오필리아와 나 - (미친것은 어떤 것이지?)
쏟아지는 빗속으로 1번 국도를 운전하던 어느 10월의 오후였다.
그녀는 내 옆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지만,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었다.
"궁금해." 그녀는 오랜 침묵을 깨고 입을 연 후 다시 조용해졌다.
그녀가 무엇을 궁금해하는 것은 대개 좋은 일이 아니었다. 나는 그녀가 말을 잇기를 기다렸다. 그렇지만 그녀는 말을 꺼내면 바로 입을 다물기 때문에 나는 내멋대로 추측을 해야 한다.
"뭐가?" 나는 얼떨떨해서 그녀에게 반문했다.
"계속 궁금했어......" 그녀는 꿈꾸는 것처럼 그 말을 반복했다.
그녀는 꿈속으로 쉽게 빠져들었다. 비오는 10월, 조수석에 앉아 있으면 꿈에 빠져들기 쉬운 법이다. 운전석에 앉아 있다면 앞을 봐야 하니, 아주 비싼 보험을 들어놓고 내일에 대한 미련이 없다면 모를까, 꿈을 쑬 수 없고, 궁금해 할 수도 없다.
"뭐가 궁금한데?" 나는 그녀가 입을 다물 때까지 비위를 맞춰주려고 건성으로 물었다. 그녀는 나를 힐끔 쳐다보았다. 내가 운전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신경에 거슬리는듯 했다. 내가 집중해야 그녀도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은 모르나 보지?
"나는 어떤 것이 미친 것인지 궁금해." 그녀가 불쑥 말했다.
나는 눈을 굴렸다. "미친 것이라, 아주 진부한 주제인걸."
"하지만 얼마나 재미있겠어! 누가 그러는데, '미치면 재미있을 것 같지않아?'라고."
"내 옛날 남자 친구가 편지에 그렇게 썼었어." 그녀가 그 기억을 되살리게 해서 나는 짜증났다. "네가 그 편지를 읽은 줄은 몰랐는데."
"아니야, 아니야, 그 남자친구 이야기가 아니야." 그녀는 내가 힐난하는 것을 무시한 채 이야기했다. "누구 유명한 사람이 말한 것 같은데?"
"그럴 수 있겠지." 나는 어깨를 한 번 으쓱했다. "그 애가 그 말을 처음 한 것은 아니겠지." 이렇게 빈정거리는 내가 마음에 들었다. 만약 옛 남자 친구가 내 말을 듣는다면 나를 독설적이라고 하겠지만.
"너 아직도 쓰라리니?" 그녀는 내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뭐가?"
"그 애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냐고."
대답대신 와이퍼를 더 빠른 속력으로 올렸다. 와이퍼는 양옆으로 삑삑거리면서 움직였고, 나는 시선이 따라가지 않도록, 최면에 걸리지않도록 애썼다.
"무슨 소리야, 너도 알다시피 얼마 지나지는 않았어도 아니야."
130킬로미터 정도 달리는 차 한 대가 왼쪽으로 빠르게 지나갔다. 목구멍으로 두려움이 치솟았다가 메스꺼움으로 가라앉았다.
"미친놈."
나는 그 스피드광에게 한마디 했다.
"나는 그 사람 그렇게 나쁜 것 같지 않아."그녀가 말했다.
"무슨소리야?"
"네 옛 남자친구 말이야. 그렇게 미친 놈은 아니었어."
"맞아, 아니야." 나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가 옳다고 생각 안 해."
"옳다니? 뭐가 옳아?"
"미치면 재미있다는 것 말이야."
나는 그녀가 나에게 던져준 생생하고 쓰라린 추억과 정신없이 움직이는 와이퍼를 보면서 빗속을 운전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사이에서 정신을 읽을 지경이었다. 나는 의 주차장으로 들어가서 머리를 운전대에 얹었다.
"왜 섰어?" 그녀가 물었다.
"할말 하고 나 좀 내버려둬." 나는 무례하게 보이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무뚝뚝하게 말을 이었다. 좋아. 빨리 끝내자. 너는 미친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 참 진부한 얘기지만, 그의 생각으로는 재미있고, 너의 생각으로도 재미있고, 나는 더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고, 또 뭐가 있지?"
"책과 영화, 연극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소재잖아."
"맞아 그래서 진부한 거야, 그리스 시대의 비극부터 시작해서 사람들은 오랫동안 미친 것에 대해 써왔어. 대부분의 그리스 비극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적어도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약간 미쳐있어. 요즘 자식이나 부모를 죽이는 사람을 미쳤다고 하는데,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들이 그랬어. 셰익스피어도 미친 사람에 대해 글을 썼지. 그리고 오늘날까지 베스트셀러 중에는 가끔 정신병원에서 보낸 사람의 전기나 자서전이 있어. 영화도 마찬가지야. 대부분 그래. 작가들은 그 소재에 집착하고 있어."
"너는 집착하지 않니? 너도 작가잖아."
나는 그녀를 향해 웃는다기보다 이빨을 드러냈다. "나는...다른...작가들과...달라."
"당연하지."
"고마워."
"맥도날드 안 갈래?"
"난 거기 싫어해."
"바닐라 셰이크 먹자."
"네가 사오면 같이 먹을게."
"너 좋아하잖아. 우리 하나씩 사자."
"싫어. 몸에 안좋고 너무 비싸."
"하지만 맛있잖아."
그녀는 내가 굽히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말을 그친 것에 고마워하며 나는 시동을 걸었다.
"오필리아는 어때?" 그녀가 느닷없이 말했다.
"오필리아가 뭐?"
"[햄릿]에 나오는 오필리아 말이야. 그녀도 미쳤어, 그렇지?"
나는 그녀가 그 주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에 신음을 토했다. "보통 그렇게 생각하지."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구나."
나는 시동을 껏다. 그녀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끈질겼다.
"응. 오필리아는 미친게 아니야. 그녀는 관심을 모으려는 것뿐이었어. 의미 없는 노래를 부르며 돌아다니고, 상상 속의 친구에게 말을 거는게 반드시 미쳤다는 의미는 아니야."
"왜 아니야? 그럼 어떤 것이 미친 건데?"
"나도 몰라." 몸서리가 쳐졌다. "그러니까, 그럴 수 있다는 거지. 하지만 만약 내가 그렇다면 미쳤다는 뜻이겠지."
"뭐가 잘못됐니?"
"맥도날드 가자."
20분 후 바닐라 셰이크 두개를 들고 그녀는 질문을 계속 했다. 그녀는 쉽게 입을 다물 사람이 아니었다.
"미친 것은 어떤 것일까?"
"내가 어떻게 아니?" 내가 말했다. "복잡해. 책에 나와 있을 테니 책을 읽어봐."
"책은 읽기 싫어." 그녀가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햄릿]은 아니?"
"네가 아니까, 나도 아는거지."
내가 그녀의 약점을 건드려 화나게 만들었다는 것을 조용히 인정했다. 나는 다른 손님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빨대를 세게 빨아댔다.
앞 머리파락이 눈을 가려서 머리를 흔들었다.
"정말 미친 것은 어떤 것일까?" 그녀는 끈질겼다.
"왜 자꾸 물어보는데?" 나는 딱딱거렸다.
"중요해. 아마 그것은 어두움일 거야. 모르는 것, 어두운 것, 차가운 것. 너는 어때?"
"모르겠다니까!" 나는 두손 들었다. "나는 미치지 않았어. 적어도 안미쳤다고 생각해. 아직은."
그녀는 길고 느리고 낯선 웃음을 지었다.
"네가 아니라고?"
나는 깜짝 놀랐다.
갑자기 내가 맥도날드에 혼자 앉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내 앞에 있는 바닐라 셰이크 하나는 반쯤 마신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빨대가 꽃힌 채 손대지 않은 것이다.
나는 나 자신에게 큰 소리로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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