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게 전에 지금에나마 쓰자. 자라섬 국제

홍성혁2006.10.17
조회65

더 늦게 전에 지금에나마 쓰자.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7월 3일은 런던에서 마커스 밀러를 직접보고 귀국했다.

그러던중 현재로써 테크닉으로는 따를자가 없다는 외계인,

그야말로 최고수 빅터우튼이 한국에 온다는 소식은 정말

말 그대로 미칠것 같은 뉴스였다.

 

 더군다나 빅터우튼 밴드가 공연하는 23일 저녁은 훵크 마스터,

마세오 파커까지 가세하는 빅 나잇이다. 반드시 가야한다.

 

 자라섬 재즈 패스티벌은 아직까지 생소할 수 있는 축제다.

나도 솔직히 이번에 처음 들었으니. 올해로 제 3회를 맞는 이

축제는 가평의 쓸모없는 땅중 하나였던 자라섬을 가평의 명물로

거듭나게 한 성공적인 프로젝트 였다.

 

 도보로 한두시간이면 다 돌아 볼 수 있을만큼 작은 섬인 자라섬,

물이 범람하면 물속으로 가라 앉는다고 해서, 또 그 생김새 때문에

자라섬이란 이름이 붙는다고 한다. 덕분에 땅을 밟는 느낌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지저분하다고나 할까;

 

 하여튼간 이 재즈 페스티벌은 자라섬 전체에 사설무대 네개

정도를 만들어 놓고 몇일동안 계속 세계적인 뮤지션들을 초청해서

공연하는 그런 축제다. 뭐 재즈 페스티벌이라고는 하지만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재즈이고 상업성 대중 음악과 지나치게 고전적인

클래식을 제외한 모든 음악이 포함된다. 주류를 차지 하는것은

역시 락/블루스, 훵크 등등. 내년부턴 규모도 늘리고 축제일수도

일주일 가량으로 늘린다고 한다. 에딘버러 축제에 버금가는

행사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어쨌던 이, 만원으로 하루 죙일 볼 수 있는 굉장한 공연들에

혼자 갈 수 밖에 없다는건 꽤 안타까운 일이었다-_-;

 그래도 반드시 간다! 빅터우튼을 놓칠 수는 없다!

전날에는 중석이형이 좋아하는 스티브 겟도 왔다는데.. ㅎㅎ

 

 동서울 터미날에 직행 셔틀 버스가 있다고 한다.

테크노 마트 맞은편 이라고는 하는데.....

 

 도대체 어느쪽으로 맞은편이라는 거냐!!! -_-

일곱시부터 빅터의 공연이라고 하니, 다섯시쯤의 차를 타면

되리라고 생각하고 네시반쯤 도착했는데..... 

이놈의 버스 승차장을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_-;

터미널로 가봐도 뭐 이상한 버스들만 잔득 있고....

거의 한시간 헤매다가 겨우 테크노 마트 한쪽 구석에 있는

자라섬 직행 승차장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상당한 길이의 줄-_-; 30분 마다 한대만 돌리는 버스...

운영진의 농간..-_- 나름대로 국제 페스티벌인데 준비성 정말

개 같았다.

 

 줄 서 있는데 네이버 카페 '베이스 코리아'의 회원님을 한분

발견. 주최측에 대한 욕설을 잔뜩 서로 늘어놓으며 안타까움을

달랬다. 그래도 여섯시 차를 타면 겨우 도착 하겠구나 했는데,

여섯시 차만 딱! 건너뛴다-_- 결국 여섯시 반에 출발했다.

제기랄... 빅터 놓치면 다 죽여버린다-_-....

 

 가평까지 금방가길래 희망을 가졌는데,

가평에 딱 들어가니깐 또 막힌다... 아.. 답답했다....

여덟시가 다 되어가고... 어쨌던 겨우 도착했다.

 

 딱 내리니깐... 멀리서 들리는.... 귀에 제법 익은 음악,

'Bass tribute'... 순간 난 광분 모드. 줄서면서 만난 베코

회원님을 제치고 열라게 뛰었다-_-.

 

 오~ 저 앞 거대한 무대에 사랑스런 빅터우튼이 서있다!

Bitch처럼 소리 꽥꽥 지르면서 혼자 좋아라 했다-_-;

사람은 또 왜이렇게 많은거야!

 

 다행히도 앵콜을 꽤 길게 해서 아홉시 가까이 까지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여덟시 반 부터 마쎄오 였는데.

 어쨌던 좋았던건 혼자라서 무대 바로 앞까지 끼어드는데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_-V

 

 다들 커플끼리 왔는데 그사이에 혼자 끼어서 미친듯이

소리지르면서 난리쳤다-_- 아... 직접들은 빅터의

'amazing grace'는 정말... ㅠ_ㅠ 레지 우튼의 지랄맞은

기타 연주도 완전 넋이 다 빠졌다-- 중간에 막 서로 기타

던지고 받고, 돌리고, 완전 미친놈들 ㅋ

 처음부터 봤어야 했는데..... ㅠㅠ

 

 끝나고 싸인회가 있었는데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

줄을 서는 대신 자라섬의 여러 공연들을 둘러 보았다.

씨디도 좀 사고... 저녁되니깐 강바람도 불고, 슬슬 추워진다.

담요도 하나 샀다-_-; 그러고 나니깐 돈이 없다...

살짝 배도 고프고 여기저기서 음식 축제도 한답시고 먹을건

많은데, 먹을 돈은 없다-_-;  혼자 사먹기도 좀 뻘쭘하고;

쯥. 김은영씨는 자기도 남자친구랑 같이 온다면서 전화를

안받는다-_-; 젠장 ㅠㅠ

 

 그냥 여기저기 음악이나 들었다.

별은 또 어찌나 밝던지. ㅎㅎ 조명도 꽤 맘에 들고.

여러가지 궁상을 떨면서 다시 메인 스테이지로 돌아왔다.

 

 그러니 빅터 우튼 싸인회 줄이 얼마 안남았다.

나도 슬슬 낄라고 얼쩡거리는데 여기서 이지해씨를 만난거다!

ㅎㅎ 지해는 베이스 전공하면서도 빅터우튼은 내가 비디오를

빌려주면서 알게 되었는데, 하튼 한국와서도 연락 못하고 있다가

여기 오면 왠지 내가 있을것 같았단다. ㅋ 어쨌던 반가이

인사를 나누고, 지해가 서있던 줄이 진짜 얼마 안남았다.

얼른 고맙게 거기 가서 섰다. 거기다가 또 바로 앞에 역시

베이스 코리아의 회원이시고 밴드 고릴라의 베이시스트 셨던,

프로 베이시스트 강운희 선생님? 선배님? 형님?-_-이 하튼

바로 앞에 계셔서 또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가까이서 보니 빅터.. 상당히 키가 작았다;

나보다 오히려 작은것 같은; 덩치는 굉장히 큰줄 알았는데

말이다... 엄지대신 엄지발가락이 달려있길래-_-;

하여간 뒤에서는 마세오 파커의 엄청나게 펑키한 음악이

들려오고, 우튼 밴드 멤버들도 음악에 꽤 흥겨워 하면서

싸인을 해 주고 있었다. 빨리 싸인받고 마세오 파커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내 차례강 왔다....

 

 오오... 빅터우튼을 이렇게 내 앞에서 보게 되다니.

근데 딱, 내 싸인 해주려는데 옆에 관계자 개쉐리가 빅터한테

말거는 바람에 악수나 대화는 못 나눴다-_- 십쉐리..

 

 대신 빅터에게 베이스를 가르쳐준 레지와 정답게 인사를

나눴다. 'Hey Regi, the teacher. It's an honour'라고 하니깐

고맙다면서 고개까지 숙여가며 두손을 공손히 모아서 악수해

주더라.ㅎㅎ  굉장히 겸손한 듯한 인상이었다. 밴드 맴버들이

다 성격이 좋은듯 했다.

 

 하튼 그렇게 빅터와 그 밴드 일당의 싸인이 담긴 'Soul Circus'

CD를 사들고 지해랑 서둘로 마세오 파커 무대 앞으로 달려갔다.

오~ 이 친구들 이름만 들었지 직접 음악을 주의깊게 들어본적이

없었는데... 엄청났다 정말! 밴드 구성원 실력들이 하나하나 다

초일류 급이다.

 특히 베이시스트! 베이시스트!! 이 뚱땡이 베이시스트!!!

어쩐지 엄청난 실력이다 했더니! 나중에 알고보니깐

로드니 '스킷' 커티스 였다!!! 맙소사!! 완전 뻑갔다!

 

 젊은 트럼펫 주자의 흑인스러운 굵직하고 장난끼 넘치는 

저음의 보이스와 춤솜씨도 멋졌고,

코러스 넣던 총각의 역시 흑인스러운 랩솜씨도 좋았다.

 

 도중에 마세오 파커가 피아노 전주로 레이찰스 흉내를 냈는데;

ㅋ ㅑㅋ ㅑ 완전 똑같앴다! 선글라스 끼고 몸 뻣뻣이 흔들면서

노래부르는데, 완전 똑같앴다! 목소리까지! 생긴것 까지! ㅋㅋ

 노래끝나고 마세오가 "I can never stop loving him. Here's

to the genius, Ray Charles~!"하는데 막 여기저기서 레이

찬양하는 소리 들리고 ㅋ 완전 개감동.

 

 그리고 다시 펑크 무대. 지해는 도중에 친구들이랑

올라가야한다면 갔고 혼자남은 나는 여전히 screaming like a

bitch하며 공연을 즐겼다. 웃겼을거다.ㅋㅋ 커플들 사이에서

왠 젊은 총각하나가 혼자 소리 벅벅 지르고 폴짝폴짝 뛰면서

좋아하는 꼴이. ㅋㅋㅋ 근데 진짜 좋았다.

 

 마세오 파커가 끝나고 나니, 힘도 들고.. 다리도 아프고,

체력도 보충할겸 가평읍내로 내려 갈라는데.. 왜이렇게 힘드냐;

한참을 걷고서야(대략 한시간?) 편의점을 찾을 수 있었다.

거기서 돈을 뽑고 옆에 토스트 가계에 앉아서 간단히 요기.

그때 시간이 대략 새벽 한시? 자라섬에서 나온 젊은이들이

주위에 많았다.  배를 때우고 택시를 타고 다시 자라섬.

 

 메인 스테이지는 이제 더이상 공연이 없고 파티 스테이지에서

한국 뮤지션들 위주로 공연이 계속 되었다. '모이다'라는 밴드.

그다지 무계감은 없지만 괜찮더라. 관중들 끄는 힘도 있고.

공연사이사이에 DJ Soulscape이 나와서 음악틀고 스크래칭하고

그랬는데, 이 친구 카리스마 있더라. ㅋㅋ

 

 그리고 나름대로 기대하고 있던 윈디시티.

중석이형 추천으로 좋아하게 된 밴드인데, 처음들었을때는

와~ 한국에서도 이런 베이스라인이 있구나! 하며 굉장히

펑키하다고 좋아했었다. 그런데 왠지 빅터우튼하고 마세오 파커를

본 직후라서 그런지.... 베이스 별로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_-;

 

 하튼 세시쯤 되서, 차편도 구하기 힘들것 같고...

상당히! 추워지기도 시작해서 셔틀버스를 타러 내려왔다.

 

 그런데 이게 또 줄이 길다!

언제 기다리나... 하고 있는데 앞에서 반가운 한 기사 아저씨의

목소리.

 

'저기 혼자 오신분 안계세요?!'

반가워서 뛰쳐나가려는데 바로 앞에 한 커플의 키득거림.

'ㅋㅋ 여길 누가 혼자와' -_-;

순간 머리를 숙이고 소심하게 기어나왔다-_-;

'어라?; 혼자오는 사람도 있네;'

 

무슨 상관이랴! 난 즐겁게 놀았다!

 

다음날 오후에 빅터의 베이스 워크샵이 있었는데,

뭐 미리 신청해서 당첨되야 하는 거라기에 그냥 안갔다.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 빈자리 많았다고 한다-_-;

가볼걸... 무지 후회된다.

 

하여간 그렇게 혼자 화려한 여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힘들고 추웠지만, 그래도 내 인생 가장 낭만적인 하루였음에

틀림없다. ㅎㅎㅎ 내년이 기대되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