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있어줘

정다원20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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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있어줘


 

도저히 보지 않고서는

그 느낌을 알 수 없다.

 

일단 이 영화는 웬만한 동아시아 영화가

그렇듯이 대사가 거의 없다.

영화를 보는 내내 숨 조차 크게

쉬지 못하면서 보는 영화.

 

여러 서로 관계없는 주인공들이

한 사람으로 인해 연결되어 있는데

이 영화의 백미는 적막함 속에

여과없이 드러나는 인간의 고독이다.

 

어느 누구의 내면을 들춰내려고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처절할 정도로 드러나는

인간 존재의 고독함.

사랑을 갈망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린다.

 

대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감정을 뒤흔들고

눈물이 나는 이유는

우리들이 혼자이지만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슬픈 존재라는 것.

바꿔 말하면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야하는 운명이지만

영락없이 혼자라는 .

 

그래서 끝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것.

어쩌면 참 안쓰럽다.

 

'내 곁에 있어줘' 라는 외침이

세상 어느 누구의 가슴 속에도

자리잡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외롭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오늘도 가족을, 친구를

동료를, 애인을 보고 목소리를 듣고

만지고 싶어한다. 그들의 존재를 느끼면서

나 자신이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인

사랑과 소속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버둥 치며 살아가는 우리.

 

영화 중간에

어떤 여자를 짝사랑하는 수위가 나오는데

그 남자는 어렸을 때부터 사랑받지 못했다.

사람들과 관계 맺는 법도 모른다.

그래서 모든 분을 먹는 것으로 푼다.

그 남자는 여자에게 편지를 주려고

계속 쓰고 버리고 또 쓰는 일을 한다.

그래서 마침내 편지를 다 쓰고 그 여자에게

주려고 길을 나서는데 또 다른 주인공인

레즈비언 여자아이가 자살하려고

뛰어내리는 밑에 깔려 죽는다.

정말 눈물나고 환장 할 노릇이지만

사는 게 다 그렇다.

 

내가 원하는대로 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어떻게 될 지 알면서 하는 일이 있을까

우린 사실 한치 앞도 모르면서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거다.

너무 얽메여서 살 필요도 없고

너무 타락할 필요도 없이 잔잔하게 .

내 안의 아집같은 것도 다 내려놓고

하루하루 생명이 다 할 때 까지

신에게 감사하며 살 줄 알아야 한다.

이 생명도 온전히 내 것이 아님을 알고.